시골 시인 7인, 시적 사유에 대해 질문하다 - 전남매일
시골 시인 7인, 시적 사유에 대해 질문하다
문학출판

시골 시인 7인, 시적 사유에 대해 질문하다

순천·창원·진주 등 시골거주 시인
전라·경상·제주 잇는 릴레이 시집

“‘시골은 촌스럽고 올드하다’라는 편견을 깨고 싶었어요. 오히려 세련되고 젊을 수 있다는 걸 보여 주고 싶었습니다.”

전라도와 경상도 시골에 사는 시인들이 의기투합해 책을 출간했다. 남길순(순천)·김한규·서연우(창원), 문저온·박영기·조행래·심선자(진주) 7인의 시인의 글을 엮은 ‘시골시인 Q’(걷는사람)이다. 책은 2021년 경상도(시골시인K)에서 시작해 제주도(시골시인J)로 이어진 릴레이 시집이다.

이번 책에 글을 쓴 7인의 시인들은 각자의 색깔을 내며 나로부터 확장해 가는 질문을 담았다. 시집의 제목에 붙은 Q는 질문(Question)을 의미한다. 7명의 시인들은 한 달에 한번 진주에 모여 글을 써왔다. 같은 장소에서 서로의 다른 시적 사유에 대해 질문하며 글을 쓰고 공유했다. 책에 담긴 글은 신작 시와 산문이다.

이전의 시골시인K가 문단의 경계를 허물었고 J가 지역 연대를 강조했다면, Q는 개인의 끊임없는 발전 의지와 시인들의 역동성을 표현했다. 이들의 시는 ‘시골’이라는 지역적 특성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는다. ‘시골’은 삶의 기반으로서 역할일 뿐, 그 공간에서 발생한 사건들이 시의 소재가 된다. 남길순 시인의 시 ‘짱뚱어’, ‘런닝맨’, ‘이모’처럼 순천에서 발생한 사건들을 담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남 시인은 “글을 쓰며 시인은 자신이 속한 사회와 장소로부터 결코 멀어질 수 없는 존재라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는다”며 “이번 시집에 쓴 ‘이모’가 그렇듯 여순사건에 관한 시는 오랜 시차를 두고 다시 튀어나온다. 나뿐만 아니라 이 고장에 터전을 두고 사는 이들이 직·간접적으로 연루돼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작가들의 질문의 사유에서 공통적인 부분은 ‘불안’이다. 김한규 시인은 정형화된 세계의 규칙에 고통받고 불안해하는 화자들을 등장시켜 끊임없이 부정하고 되묻게 한다. 불안에 대해 박영기 시인은 근본 원인으로부터 도피하는 것보다 마주하는 자세로 다가가야 함을 문학적으로 사유한다면 서연우 시인은 삶의 고통스러운 현실을 고발한다.

시집의 해설을 맡은 이병국 문학평론가는 “시집은 시골에 거주하는 시인의 다채로움을 알리는데 의미가 있다”며 “각 시인은 서로 다른 경험과 사유를 바탕으로 개인적 창조 경험을 넘어, 다른 이들과의 능동적 관계를 통해 시적 차이를 만들어냈다”고 밝혔다.

/이나라 기자

(왼쪽 앞부터 시계방향)남길순·문저온·김한규·박영기·조행래·서연우·심선자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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