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상보행교에서 바라본 갓바위. |
먼저 도착한 곳은 목포시 남농로에 위치한 갓바위와 해상보행교. 바다 위에 설치된 보행교를 따라 조금 걷자 천연기념물 제 500호로 지정된 갓바위가 그 모습을 드러냈다.
해수와 담수가 만나는 영산강 하구에 위치해 바람과 바닷물에 의해 깎이는 풍화·해식작용의 결과로 형성된 갓바위는 그 형상이 마치 삿갓을 쓴 사람같다고 해 붙여진 이름이다. 특이한 겉모습 때문인지 갓바위에 얽힌 전설도 다양하다. 그 중 가장 유명한 전설은 궁핍한 살림살이에 병든 아버지를 모시고 소금을 팔던 젊은이 이야기다. 젊은이는 아버지의 병환을 치료하기 위해 부잣집에 머슴으로 들어가 일했으나, 주인이 품삯을 주지 않아 한 달 만에 집에 돌아와보니 아버지는 이미 돌아가신 후였다. 그는 어리석음을 한탄하며 아버지의 시체를 양지바른 곳에 묻으려다 실수로 관을 바다 속으로 빠트리고 말았고, 자신의 불표를 통회하며 갓을 쓰고 그 자리를 지키다 죽었다. 훗날 이곳에 두 개의 바위가 솟아올랐는데, 사람들이 이것을 보고 큰 바위를 ‘아버지 바위’, 작은 바위를 ‘아들 바위’라고 불렀다는 것이다.
실제 바위는 어느 곳에서도 보지 못한 특이한 모양새를 하고 있었다. 인위적으로 만들어낸 모습이 아닌 자연이 만들어낸 자연스러운 돌의 모습이라는 것이 놀라우면서도 실제 바람과 바닷물에 의해 지금의 모습을 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세월 동안 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을까에 대한 궁금증도 생겼다. 보행교를 걷던 사람들도 한 번씩 걸음을 멈추고 갓바위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안내문을 읽으며 자세히 바위를 관찰하기도 했다.
![]() 밤에 가면 볼 수 있는 조명이 켜진 갓바위와 해상보행교. /목포시 제공 |
![]() 관광객들이 해상 케이블카에 탑승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
![]() 관광객들이 해상 케이블카에 탑승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
북항스테이션에서 유달산으로 가는 길. 산으로 향하는 코스인만큼 발 밑 아래로 펼쳐지는 숲과 등산길이 눈길을 끌었다. 산 곳곳에 위치한 절이 장난감처럼 자그마하게 보여 신기하기도 했다. 케이블카 안으로 들어오는 시원한 바람에 따로 에어컨이 필요 없을 정도였다. 높이 올라가자 고도 때문인지 귀가 먹먹해지며 머리가 약간 어지럽기도 했다. 그러나 유달산 정상을 지나 반달섬 고하도로 향하자, 시원하게 펼쳐진 바다와 목포 시내의 모습에 두통은 금방 가라앉았다.
![]() 주차장에서 바라본 유달산 정상으로 향하는 케이블카. |
![]() 저녁노을이 질 쯤 케이블카에서 감상할 수 있는 목포 바다와 시내. /목포시 제공 |
코로나19 때문에 마스크를 벗지 못하는 답답한 일상을 보내고 있는 여름. 모든 것을 벗어 던지고 바다에 들어가 더위를 식히는 것 보다는 빠른 평범한 일상의 회복을 위해 멀리서 바다를 바라보며 그 답답함을 해소해보는 것은 어떨까. 코로나19가 종식된 이후 뛰어들 수 있는 시원한 바다를 기다리게 되는 하루였다.
/오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