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일 오후 남구 정율성 기념거리를 지나는 시민들이 고장난 기계들을 보며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
특히 남구청은 도로 위 애물단지가 된 정율성 홍보시설물들을 수리조차 하지 않고 관광코스로 홍보하고 있어 시민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5일 오후 1시 남구 양림동 양림2단지 휴먼시아 옆에 조성된 정율성 기념거리.
이곳은 광주시가 지난 2009년 실시한 양림동역사문화마을조성사업 중 하나로 지난 2012년 광주 출신 중국혁명음악가 정율성 선생의 일대기를 전시한 정율성 기념거리로 조성됐다.
기념거리는 정율성 선생의 생가 주변에 조성됐으며, 걸어서 1~2분이면 정율성 선생의 노래·생애·업적 등을 전부 훑어볼 수 있다.
하지만 정율성 기념거리 벽면에 설치된 전자기기들은 전부 고장난 상태로 버려지다시피 방치돼 있으며, 길거리를 오가는 주민들조차 외면하는 애물단지로 전락해 버린지 오래다.
정율성 키오스크라고 적힌 곳 안내설명에는 화면을 누르면 정율성 선생의 음악과 함께 화면에서는 그 일대기가 나온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까만 화면인 상태로 켜지지 않고 있으며, 음악이 나온다는 ‘연안송’ 악보에는 음악을 들을 수 있는 버튼조차 없다.
또 정율성 기념거리 끝자락에 위치한 설치작품은 거미줄로 감싸진 것만 봐도 관리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처럼 방치된 정율성 기념거리를 찾은 시민들은 먼지가 쌓이고, 애써 고장난 기계를 눌러보고는 그냥 지나치는 시민들이 대다수다.
또 인근 초등학생들이 고장난 키오스크 옆 일대기가 표현된 사진물들을 손으로 마구 눌러 낮은 곳에 위치한 사진들 한 귀퉁이는 대부분 떨어진 채 방치되고 있다.
인근에 거주하는 김 모씨(30)는 “정율성 거리가 예전에는 많은 사람들이 찾았지만 지금은 방치된 시설물 때문인지 찾는 이들이 드물다”며 “지나다니며 고장난 시설물들을 괜히 눌러보는 관광객들을 보면 괜히 내가 부끄럽다. 구청에서 설치를 했으면 끝까지 책임지고 관리를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 모씨(27·여)는 “정율성 선생의 생가를 찾았다가 이곳에 선생의 일대기를 알 수 있는 시설물이 있다고 해서 찾았다”면서 “기계들은 전부 고장이 났고, 사진들은 한쪽 모서리 부분들이 떨어져 있는 등 관리가 안된 모습이 안타깝다. 하루빨리 정비해서 많은 시민들이 정율성 선생의 업적을 알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남구청 관계자는 “수리과정이 복잡하고 어려운 탓에 수리업체 선정에 시간이 걸리고 있다”며 “예산이 부족해 시에 협조를 요청한 상태다. 예산이 확보되고 업체만 선정되면 곧바로 수리에 들어갈 예정이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