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기온이 오르면서 벚꽃이 만개한 가운데, 상록회관 등 도심 벚꽂 명소가 쓰레기 불법 투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
해마다 이맘때쯤 시민들이 몰리는 광주 벚꽃 명소인 상록회관과 운천저수지 일대는 주말과 휴일 봄나들이를 즐기려는 시민들로 북적였다.
하지만 일부 몰지각한 시민들이 쓰레기 투기와 거리흡연 등 기초질서 조차 지키지 않았고, 일부 시민들은 벚꽃나무를 꺾어 사진을 찍는 등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지난달 31일 오후 서구 농성동 상록회관.
따뜻하고 화창한 날씨를 맞아 가족, 연인들과 나들이를 나온 시민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한손에 솜사탕을 든 아이와 손잡고 만개한 벚꽃 나무 사이를 거닐던 가족들과, 돗자리를 펴놓고 누워 낮잠을 즐기는 어르신들 등 시민들은 여유를 즐겼다.
지난주 내내 이어진 미세먼지와 황사가 잠시 주춤하자 나들이에 나선 시민들은 저마다 음료, 닭꼬치, 아이스크림 등 간식 거리를 손에 들고 꽃놀이를 즐겼다.
봄 분위기에 취했던 기분도 잠시.
인파가 잔뜩 몰리면서 거점에 설치해 놓은 쓰레기통들은 순식간에 포화상태에 이르렀다.
꽉 찬 쓰레기통 옆엔 금새 나들이객들이 내다버린 쓰레기들이 쌓이기 시작했다.
대리석으로 된 계단 위에는 일회용 음료 잔과 먹다버린 음식물이 뒹굴었다. 옆으로 넘어진 일회용 컵에 남아있던 음료가 쏟아지기도 했다.
나들이객들을 노린 음식점포가 우수죽순 생겨나면서 쓰레기 발생량도 급증한 것이다.
일부 시민들은 외진 길바닥이나 입구 밖 인도에 쓰레기들을 몰래 내다버려 인도를 피해 도로로 통행하는 시민들과 차량이 뒤엉켜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다.
또 공연을 구경하던 일부 관람객들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음주와 흡연을 일삼아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행사장을 찾은 시민 전 모씨(29·여)는 "기분 좋게 꽃구경을 왔다가 여기저기 쌓인 쓰레기들을 보면서 불쾌해 졌다"며 "자기가 살던 동네나 집앞에서도 이런 행동을 할까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서구 쌍촌동 운천저수지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방문객들은 저마다 카메라, 스마트폰을 들고 인증샷 남기기에 여념이 없었다.
하지만 사진 연출을 위해 벚꽃나무 가지를 꺾어 귀에 걸거나 머리위에 얹는 시민들로 키가 작은 나무들은 심하게 훼손되고 있었다.
시민 임 모씨(48)는 "공공재인 벚꽃 나무들의 가지를 함부로 꺾는 일부 나들이객들의 의식 수준이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길용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