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되면 나아질까 했는데’ 골목상권 여전히 찬바람 - 전남매일
“탄핵되면 나아질까 했는데’ 골목상권 여전히 찬바람
사회

“탄핵되면 나아질까 했는데’ 골목상권 여전히 찬바람

전남대 공실률 37% ‘지역 최대’
황금연휴 기간 국외 방문객 늘 듯
소상공인 “특수대목 허탕 걱정”

아이클릭아트 제공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지역 골목상권이 활기를 되찾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경기 불황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이 지속되면서 소상공인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과거 지역 대표 상권이었던 전남대학교과 구시청 사거리의 경우 구도심이라는 이미지에 손님들의 발길이 끊긴지 오래됐고 고금리, 경기침체, 물가 상승이라는 ‘삼중고’에 다른 지역 상권 역시 폐업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특히 다가오는 황금연휴 기간 해외 또는 국내 여행객 증가가 예상되면서 연휴 특수 기회마저 놓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29일 한국부동산원 등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광주지역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16.0%로 전 분기(15.4%) 대비 0.6%p 증가했다.

상권별로는 전남대 공실률이 37.7%로 가장 높았고, 이어 금남로·충장로 24.4%, 월산동지구 23.9%, 어룡동 19.2%, 금호지구 18.6%, 상무지구 15.8%, 용봉동 13.4% 등 순으로 이어졌다.

특히 전 분기 대비 공실률이 증가한 상권은 전남대(35.1%→37.7%), 월산동지구(21.9%→23.9%), 봉선동(6.4%→7.7%), 우산동(9.1%→9.8%) 등이다.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로, 작년 4분기에는 비상계엄 등 정치·사회적 혼란에 소비심리가 더욱 위축되면서 공실률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초 역시 탄핵 정국이 이어지면서 1분기 중대형 상가 공실률이 16.2%로 작년 4분기보다 0.2%p 상승했다.

이달 4일 윤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골목상권 회복 기대가 무색하게 내수 경기가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고 매출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올 1분기 광주지역 중대형 상가 투자수익률은 0.64%로, 8개 특·광역시 중 대구 0.5%, 인천 0.55%, 울산 0.56% 다음으로 네 번째를 기록했다. 또 전국 평균(0.91%)보다 0.27% 하회했다.

지역 상권별로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일명 광주의 ‘핫플레이스’라고 불리는 수완지구와 첨단지구의 경우 MZ세대는 물론 직장인들의 방문률이 높아 호황을 이루고 있는 반면, 전남대와 구시청 사거리 등 구도심 상권은 침체가 가속화되고 있다.

10여년전만 해도 만남의 장소였던 전남대 후문과 상대는 대학생들의 소비행태가 변화하면서 저녁 장사가 점점 줄어 점심 장사로만 근근히 버티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MZ세대를 중심으로 ‘무지출 챌린지’가 유행하고 있으며, 직장인들 사이에도 점심을 사먹는 대신 도시락을 싸오는 문화가 확산하는 추세다.

오선신 광주 북구 소상공인연합회장은 “윤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지역 상권이 다시 활기를 되찾는 모습이었지만, 다시 이전과 비슷한 상황으로 돌아가고 있다”며 “특히 광주역에서 북동, 유동으로 이어지는 상권은 손님들을 보기 힘들 정도로 침체됐다”고 말했다.

오 회장은 “수완지구나 첨단 시리단길의 경우 손님들이 많아 장사가 잘 되는 편이고, 북구의 경우 구도심이다보니 과거에 비해 손님들의 방문율이 적다”면서 “한 마디로 말하면 잘되는 데는 잘 되고 안 되는 곳은 안 되는 상황이다”고 토로했다.

정일성 충장 1~3가 상인회장도 “윤 대통령 탄핵 이후 지역 경제가 좀 나아질가 기대했지만, 골목상권에는 여전히 찬바람만 불고 있다”며 “설상가상으로 다가오는 황금연휴 기간에 광주시민들이 외국이나 다른 지역으로 방문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충장로 상인들은 모처럼 찾아온 특수 대목도 허탕을 칠까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이처럼 골목상권의 어려움이 가중되자 각 자치구에서는 소상공인 지원을 확대하는 등 민생 경제 회복에 나서고 있다.

북구는 소상공인의 소득 증대를 도모하기 위해 지역 자치구 최초로 오는 9월 100억원 규모의 북구사랑상품권(지역화폐)를 발행할 예정이다. 상품권 발행에 앞서 발행 계획 수립, 운영위원회 구성, 필요 예산 확보 등 절차를 마무리했으며 오는 7월까지 가맹점을 모집한다.

남구도 각 부서별로 동네 상점을 이용하는 등 지역상권 소비 활성화에 나섰고, 광산구는 시민의 참여와 연대로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2025 다같이 민생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북구 관계자는 “전남대의 경우 높은 임대료와 대학생들의 소비행태 변화의 영향으로 공실률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며 “상점가 홍보와 소비 진작을 돕는 ‘마케팅 지원사업’ 등을 통해 골목상권이 회복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환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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