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여파 일반응급환자 관리 구멍
사회

코로나 여파 일반응급환자 관리 구멍

확진자 폭발 속에 광주지역 국민안심병원 포화상태
일반병원은 '위험환자' 기피…응급 골든타임 흔들

광주지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2차 유행으로 응급의료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지만, 지역 의료환경은 기존 운영체계에 머물고 있어 정부지원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비(非) 코로나가 환자도 일단 고열 증상이 있을 경우 일반 병원에서 수용되지 않고 있는데다, 지역 내 국민안심병원에서 운영하는 격리병상도 극히 제한적이어서 ‘골든타임’이 요구되는 응급환자 수용체계 점검도 요구되고 있다.

12일 광주소방본부에 따르면 광주지역에서 고열 등 코로나19 의심증세 신고가 접수될 경우 출동 가능한 인력은 5개 소방서 270여명과 30대의 구급차량이다.

이에 반해 지역 하루평균 119 긴급출동신고 수는 300건 이상으로, 광주에서 운영되는 ‘국민안심병원’은 서광·기독·일곡·KS·첨단병원 등 5곳에 불과하다.

이들 병원의 음압병상은 서광병원 1개, 기독병원 1개, 첨단병원 3개 등 5곳 뿐이다. 전남대병원 7곳, 조선대병원 5개을 합쳐도 17곳에 그치고 있다.

게다가 의료기관 여건에 따라 호흡기 전용 외래를 분리해서 운영하는 병원은 서광·첨단병원 등 뿐이다. 선별진료소·호흡기 병동 등 입원실까지 운영하는 병원은 KS·기독병원 밖에 없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들 병원에서도 환자가 코로나19 의심증세가 보이면 뇌출혈, 심근경색 등 응급 의료가 필요한 경우에도 코로나19 진단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최대 10시간 동안 치료가 미뤄진다.

그동안 중증환자가 병원 내 응급실이나 중환자실 등에 머무를 수도 없다. 또 응급실을 갖춘 일부 중급병원에서는 이른바 ‘위험환자’기피현상까지 보이고 있어, 사실상 지역 응급의료체계가 마비되고 있다는 상황이다.

실제 최근 코로나19 이외 일반 응급환자들의 사망도 늘고 있다. 국가응급진료정보망(NEDIS)를 기반으로 한 ‘응급실 내 사망’ 자료를 보면 전년 동기 대비 응급환자 사망자 수는 266명이 증가했다.

응급실 내 사망에는 여러 원인이 있지만, 코로나19로 이송이 늦어지거나 치료가 지연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게 지역 의료계의 설명이다.

최근 ‘코로나19와 응급의료’를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 문성우 중앙응급의료센터 센터장은 “구급활동일지를 분석한 결과 올해 3월 체온 37.5도 이상의 응급환자 구급 이송 시간이 19.3분으로 전년도 같은 달 13.1분에 비해 늘었다. 이송에 1시간 이상 소요된 환자의 비율 또한 4.2%로 지난해 0.5%에 비해 늘었다”며 “코로나19에 중·장기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70개 중진료권마다 1개 이상의 중증응급진료센터 지정·운영해야 할 것이다”고 밝혔다.

또 지역 보건당국도 보건소 내 ‘감염병 전담기구 설치’와 부족한 의료시설 확충을 위해 국군병원 활용 등을 주장하고 있다.

한편, 광주 코로나 2차 유행이 시작된 지난달 27일부터 이날 야간시간대 코로나19 의심증세 신고 수는 하루 평균 5건에 이르고 있다. 특히 코로나 출동건수 중 판정된 건수는 40건이며, 고열 등 의심증세 20건, 무증상·동선 겹침 신고 2건, 밀접접촉 1건 등으로 조사됐다.



/김종찬 기자
 /김종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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