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일 오전 광주 서구 양동시장 상인들이 노후된 전선과 폴리지붕 등이 있는 시장 안에서 전구와 전열기구 등을 켠 채 장사를 준비하고 있다. |
특히 지난 3년간 전통시장에서 각각 6건과 8건의 대형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돼 각 지자체와 소방당국의 대책마련이 절실한 실정이다.
소방당국과 지자체는 시장 내 소방차량 이동통로 확보, 화재 예방캠페인, 소화기 비치 등을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전통시장의 미로같은 구조적 문제가 화재 예방및 진압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오전 9시 광주 서구 양동시장 입구.
상인들이 저마다 상가 문을 열고 물건을 시장으로 가져온 차량에서 하나하나 짐을 빼느라 분주하다.
아침 일찍부터 맹추위가 불어닥치면서 상인들은 각자 준비한 전기 히터·장판 등으로 몸을 녹이며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수산물시장 등에는 바닥이 물로 흥건했고, 시장 전체를 백열전구 등 전구와 전선들이 널브러져 있어 언제 화재가 발생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였다.
게다가 추운 겨울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장사를 하는 상인들은 추위를 피하기 위해 두꺼운 옷이나 손난로 등을 이용하고 있지만, 이도 부족한 듯 하루종일 전기제품들을 켜놓고 있다.
지하철 1호선 양동시장역 입구와 맞닿아 있는 시장입구의 작은 골목들도 문제다. 좁은 골목에 자리한 옷 수선집·이불집 등은 화재에 취약해 대형화재로 번질 수 있는 가능성이 다분해 보였다. 소화기는 군데군데 설치돼 있었지만 소화기 옆에는 같이 비치돼 있어야 할 사용방법을 적어놓은 안내판은 보이지 않았다.
또 눈·비를 막기 위해 설치한 전통시장 위 폴리 재질의 지붕도 불이 붙으면 큰 불로 번질 수 있는 등 매년 발생하고 있는 전통시장의 대형화재가 우연이 아님을 확인할 수 있었다.
광주·전남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3년간 광주에서 발생한 전통시장 화재는 6건이 발생했다. 전남에서도 8건이 발생하는 등 해마다 시장에서 발생하는 화재는 줄지 않고 있다.
실제 지난 7일 새벽 6시 29분께 목포시 산정동 중앙시장 내 식당가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화재로 인해 식당 등 점포 13개가 불탔으나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화재가 발생한 식당가는 점포 144개가 모여있는 신중앙시장과 2m 폭 크기의 통로를 사이에 두고 있는 곳이라 대형화재로 이어질 뻔했지만 다행히 불은 시장으로 옮겨붙지 않았다.
이에 앞서 지난 2017년 1월 15일 여수수산시장에도 화재가 발생했다. 이 화재로 점포 125개 중 116개가 불에 타 소방서 추산 5억2,000만원 상당의 재산피해가 났다.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설 대목을 앞두고 상인들이 생계의 터전을 잃어버린 결과를 초래했다.
광주소방본부 한 관계자는 “전통시장은 대부분 건물이 노후화되고 밀집된 점포에 적재된 상품·의류·잡화 등 인화성 물품들이 즐비해 화재 시 인명·재산 피해의 위험성이 상존하고 있다”며 “여기에 겨울철에는 전열기 등 화기와 난방기구 이용이 늘어나 화재발생 요인이 늘면서 화재사고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난방기구 등 문어발식 코드사용 금지, 가스시설은 사용 후 밸브 잠그기, 상품 과다진열로 소방차 통로 막지 않기 등 화재예방과 진압을 위한 상인들의 도움이 절실하다”면서 “화재가 발생했을 때는 소화기 사용방법 등을 미리 숙지해 초기에 진화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김종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