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이모저모
사회

수능 이모저모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실시된 15일 오전 광주여자고등학교에 마련된 시험장 입구에서 선생님과 학생들이 수험생들을 응원하고 있다. /김태규 기자
“1분 1초 다투며 복습”

○…수능일인 15일 오전 7시가 조금 넘은 시각, 광주 26지구 5시험장인 광덕고 입구에서 응원 나온 후배들과 교사들과의 짧은 인사를 뒤로하고 수험장을 향해 빠르게 뛰어가는 학생들은 복습에 한창.

교실에 들어서면 일체 말 한마디 없이 가져온 가방에서 책을 꺼내 자신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과목들을 보는 학생들이 있는가 하면, 긴장을 풀기 위해 눈을 감고 명상하는 학생들도 눈에 띄어.

8시가 가까워지자 뒤늦게 입실한 학생들의 책상 움직이는 소리도 귀에 거슬리는지 귀마개까지 준비해온 수험생들은 줄까지 그어가며 EBS 교재 등을 보기도.



“장휘국 교육감님 기 좀 나눠 주세요”

○…수능 당일 정종제 광주시 행정부시장과 함께 광덕고를 방문한 장휘국 광주시교육감이 수험생들의 인기를 독차지.

‘너의 꿈을 응원해’라는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일일이 수험생들과 악수를 나누며 응원을 펼쳤던 장 교육감은 수험생 한명 한명에게 응원의 말을 건네.

장 교육감의 응원을 받은 학생들 중 일부가 함께 수능을 치르는 친구들에게 이 말을 전하자 수험생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장 교육감에게 다가가 “수험생인데 교육감님 응원을 받고 싶어서 왔습니다. 기 좀 나눠주세요”라며 아우성.

장 교육감은 수험생들에게 “긴장하지 말고 평소 하던 대로 편안한 마음으로 시험 치르라. 시험보는 내내 응원하겠다”고 언급.



수능시험 중 복통 호소…병원 이송

○…수능을 치르던 한 여학생이 1교시 시험을 마치고 쓰러져 병원에 이송됐지만 끝내 호전되지 못해 시험을 포기.

광주 서부소방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25분께 광주여고 수능 시험장에서 감독관이 1교시 국어영역 시험이 끝나고 2교시 시작 직전까지 돌아오지 않는 김양을 찾아 나섰다가 화장실에서 복통을 호소하며 쓰러져 있는 김양을 발견해 119에 신고.

학교 측은 시험을 계속 치르고 싶다는 김양의 뜻에 따라 시험지와 답안지 등을 인계받은 감독관을 구급차에 동승시켰지만 병원에 도착한 김양의 증세가 호전되지 않아 결국 시험을 치르지 못해.



출근길 응원 함께하는 직장인

○…고려고등학교 수험장 앞 버스정류장에서 출근길에 버스를 기다리던 직장인이 지나가는 수험생들에게 일일이 응원 메시지를 전달.

버스에 오르기 전까지 시민들은 응원을 이어갔으며, 같이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주변 사람들에게도 훈훈한 미소.

직장인 한 모씨(52·여)는 “과거 수능을 보러 집을 나선 아들에게 따뜻한 한마디를 건네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 컸다”며 “수험생들을 보니 아들 생각에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네고 싶어 응원하게 됐다”고 말해.



자동차운전학원 이색홍보

○…곡성의 한 자동차운전학원이 고려고등학교 수험장을 찾아 수험생에게 손난로를 나눠주며 이색홍보를 펼쳐 눈길.

이 운전학원 직원은 “학원도 홍보하고 12년간 공부에 전념해온 수험생을 응원할 겸 고사장을 찾게 됐다”면서 “수험생들 모두가 희망하는 대학에 갈 수 있길 염원한다”고 밝혀.



학교경비와 경찰간 작은 실랑이

○…고려고 수험장에서는 자녀들을 내려주기 위해 학교 앞 좁은 입구로 차량들이 몰리면서 뒤엉켜 교통체증을 유발.

이같은 상황을 본 북부경찰서 직원은 학교 경비에게 “왜 이렇게 도로가 정체되느냐”고 묻자, 학교 경비는 “앞에서 제대로 확인하고 보내라”며 언성을 높이기도.

정체현상이 지속되자 경찰은 원활한 소통을 위해 동료들에게 전달하고 조치를 취해.



“서울대로 꺼져버려”…정문서 피켓 응원

○… 전남 79지구 제1시험장인 강진고 정문에 응원을 나온 후배들은 ‘엿먹어라 재수없다’, ‘서울대로 꺼져버려’, ‘원하는대로 가버려’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긴장한 수험생들에게 웃음을 선물.

후배들은 사탕과 엿으로 선배들의 ‘좋은 성적’을 기대하며 큰 소리로 외치는 파이팅 소리에 수험장에 입실한 수험생들마저 창문으로 고개를 내밀고 구경할 정도.

이날 응원에 나선 김 모양(16)은 “선배들이 이번 수능에서 좋은 성적을 받아 원하는 대학에 진학했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예전과 달리 날씨도 따뜻해 선배들이 좋은 성적을 거둘 것으로 믿는다”고 기대.



응원 나선 후배들 경찰에 감사 인사

○…동신고 앞에서 응원을 펼치던 국제고등학교 학생들이 응원을 마치고 경찰관 등에게 따뜻한 커피 등을 전달해 눈길.

학생들은 아침 일찍부터 수험장 주변의 원활한 교통에 노력한 경찰관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담아 찾아 커피와 함께 초콜릿 등을 건네.

양동현 국제고 교사(27)는 “아침 일찍부터 차가운 날씨에도 수험생들을 위해 고생하셨다고 생각해 학생들과 함께 커피와 초콜릿을 전달했다”고 전언.



“수험장 교통장애 우리가 책임진다”

○…광주 북부경찰서 소속 모범운전자회 40명은 북구 관내 11개 수능시험장을 찾아 교통정리를 펼쳐.

이들은 각자 배치된 고사장을 찾아 수험장 진입로 등의 질서를 확립하기 위해 새벽부터 구슬땀을 흘려.

추형석 모범운전자회장(60)은 “매년 수험장을 찾고 있지만 수능장을 찾을 때마다 늘 새롭다”면서 “12년의 결실을 맺는 오늘 수험생들이 별탈없이 시험을 잘 봤으면 좋겠다”고 염원.



교사들 “노력한 만큼 결실 맺기를”

○…과장된 응원은 자제하라는 광주시교육청의 요청에 따라 대체로 응원과열은 없었지만 수험생을 격려하기 위해 응원피켓을 챙겨오거나 초콜릿 등의 먹거리를 건네는 후배들과 3학년 교사들이 곳곳에서 포착.

경신여고를 찾은 이창혁 교사(46·살레시오여고)는 수험장에 들어선 학생들과 하이파이브를 하는 등의 스킨십을 하며 수능 이후 만나지 말자며 수험생들의 긴장감을 풀어주기도.

중앙여고와 금호고를 찾은 양미현 교사(42·여·살레시오고)는 “수능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다. 노력한 만큼 결실을 맺었으면 좋겠다”고 격려한 뒤 학생들에게 준비한 빼빼로를 건네.



“떨지 말고 잘해”

○…수험장에 입실한지 한참을 지나도 학부모들은 자녀들에게서 눈을 떼지 못한 채 교문 주위 곳곳에서 서성거려.

학부모들은 기도를 하거나, 자녀에게 최선을 다하라며 파이팅 소리를 목청껏 외치기도.

광덕고 시험장을 찾은 이항범씨(55)는 “대한민국 고3이라면 모두 한 번쯤은 거쳐야 하는 사회로 나가는 첫 관문이 수능이다”면서 “수능을 보는 모든 학생들이 자신의 실력대로 최선을 다해 긴장하지 않고 무사히 치렀으면 좋겠다”고 말해.

아내와 함께 금호고·중앙여고 시험장을 찾은 신범철씨(51)는 “그동안 준비하느라 애썼다”면서 “원하고 꿈꾸던 학교에 입학하길 희망한다”고 당부하기도.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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