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련병원 전공의 추가모집 저조…새 정부와 협상 노릴듯
사회

수련병원 전공의 추가모집 저조…새 정부와 협상 노릴듯

전남대·조선대병원 지원자 미미
지원 현황 비공개, 신원보호 차원
인력난·전문의 배출 차질 우려도

전남대병원 전경
지역 수련병원들이 사직 전공의를 대상으로 한 추가모집을 마무리했지만 기대했던 대규모 복귀 움직임은 나타나지 않았다.

전공의 지원률이 저조하자 마감 기한을 추가 연장하며 복귀를 유도했으나 추가모집이 사실상 실패로 돌아가면서 인력난과 전문의 배출에 심각한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1일 지역 의료계 등에 따르면 전남대병원은 애초 마감일이었던 지난달 27일까지 인턴 109명(별도 정원 3명 포함)을 모집할 예정이었으나 두 차례 연장해 지난달 30일 추가모집을 마감했다. 레지던트 1년차와 상급년차도 병원 홈페이지에 게시된 추가모집 공고의 마감 기한을 수정, 지난달 27일에서 29일로 한 차례 연장했다.

레지던트 1년차는 내과, 소아청소년과 등 24개 과목에서 별도 정원 10명을 포함한 총 104명을 모집했으며 레지던트 상급년차는 지난해 정원 중 결원 범위 내에서 지원을 받았다.

조선대병원도 인턴, 레지던트 추가모집 마감일을 지난달 28일에서 29일로 변경해 모집했다.

산부인과, 소아청소년 등 19개 과목에서 레지던트 1년차 47명을 모집했고 상급년차는 작년 정원 중 결원 범위 내에서 지원 받았다. 인턴은 결원 정원 35명을 추가 모집했다. 광주기독병원은 지난달 29일까지 레지던트 1년차와 상급년차를 각각 8명 추가 모집했으며 인턴의 경우 지난달 27일까지 16명을 추가 모집해 6명이 지원했다.

추가모집 마감 결과 전공의 지원자는 극소수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병원 측에서 전공의 복귀 유도를 위해 추가모집 마감기한을 연장한 만큼 지원자가 극히 드물어 기존 마감일까지 충원이 어려웠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한 이들 병원은 ‘복귀 전공의 블랙리스트’ 등 논란 방지를 위해 지원 현황을 비공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의료현장에서 복귀한 전공의들을 비방하거나 공격하는 사례가 있었던 만큼 신원 보호를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특히 이번 추가 모집은 정부가 수련 재개를 원하는 사직 전공의에게 복귀할 기회를 부여하기 위해 통상 상·하반기 두 차례 진행되는 정기 모집과는 별개로 이뤄졌다.

추가 모집에 합격한 전공의들은 다음 달 1일 수련을 개시하는데, 인턴의 경우 수련 기간을 12개월에서 9개월로 3개월 단축해주기로 했다. 인턴이 내년 2월 수련을 마치고 3월에 레지던트로 승급할 수 있게 해달라는 의료계의 요구를 수용한 것이다.

수련 마지막 해인 레지던트 3~4년 차는 내년 초에 있을 전문의 시험에 먼저 응시하고 5월 말까지 수련을 마칠 수 있도록 했다.

군 미필자 전공의가 복귀할 경우 가급적 수련을 모두 마치고 입대할 수 있도록 병역 연기 등을 복지부, 병무청 등이 긴밀히 협의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같은 조치에도 다수 전공의들의 마음을 돌리지는 못했다.

수련 현장을 떠난 레지던트의 절반 이상은 일반의로 재취업해 일하는 중이라는 점도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인다.

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원(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이 복지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수련병원에서 사직했거나 임용을 포기한 레지던트 8,791명 중 5,399명(61.4%)이 의료기관에 일반의로 취업한 상태다.

또한 의료계에서는 추가모집 지원률이 저조한 이유로 전공의들이 차기 정부의 의료 정책을 지켜보며 복귀를 미루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최운창 전남도의사회 회장은 “이번 추가모집에서 전공의 지원률이 저조함에 따라 전문의 배출 차질은 물론 인력난에 의료공백이 한동안 지속될 것이다”며 “다만 의대생 유급 조치 등에 대한 실질적 구제 방안 없이는 복귀를 유도하기 어려울 것이며, 새 정부와 의대 정책 등 현안을 놓고 협상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전남대와 조선대 의과대학은 2026학년도 대학 입학전형에서 187명을 ‘지역 인재’로 선발하기로 했다.

전남대 의대는 내년도 입학 정원 126명 중 78.57%인 99명을 지역인재전형과 지역기회균형전형으로 채운다. 조선대 의대는 신입생 정원 127명 중 69.29%인 88명을 지역인재전형과 지역기회균형전형으로 모집한다.

전남대와 조선대는 오는 9월 중 원서 접수를 시작해 오는 12월께 합격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최환준 기자

조선대병원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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