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일 제21대 대통령 선거 사전투표를 하기위해 전남대학교 용봉동 사전투표소를 방문한 유권자들이 투표소 밖까지 줄을 서서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김태규 기자 |
제21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가 시작된 29일 오전 6시.
광주 서구 풍암동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는 이른 아침부터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려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사전투표소 앞에는 이미 50m가 넘는 긴 줄이 늘어서는 진풍경이 펼쳐졌고 시민들의 표정에는 더 나은 미래를 바라는 굳건한 의지가 역력했다.
힘든 몸을 이끌고 지팡이를 짚으며 투표소로 향하는 어르신들의 얼굴에는 새로운 대한민국에 대한 기대감이 가득했다.
사전투표소 입구에 공지된 한 후보의 허위 사실 경력 공고를 꼼꼼히 확인하는 시민들의 모습은 유권자의 권리 행사가 단순히 투표 행위에 그치지 않음을 보여줬다.
![]() 29일 오전 7시 20분께 광주 서구 풍암동 사전투표소에서 만 18세 생애 첫 투표자 장재현군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고 있다. |
이날 서구에 주소를 둔 유권자들은 신분증명서를 제시하고 본인확인을 거쳐 7명의 후보 이름이 적힌 투표용지 1장을 받아 기표소로 들어갔다.
첫 번째 투표자인 한상원씨(78·여)는 “새로운 대통령은 민생·경제·안보·외교 등 국민이 잘살 수 있는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한다”며 “당선인은 현재 좌우로 갈라쳐져 있는 국민 통합이 가장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전투표소를 찾은 시민들 역시 희망찬 사회를 바라며 후보자를 선택했다.
김광우씨(68)는 “국민의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 줄 대통령을 기대한다”며 “대한민국의 경제가 후퇴한 만큼 당선인은 경제를 제일 우선으로 미래 비전을 완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모씨(22)는 “비정상이었던 나라를 정상화 시키기 위한 한 표를 행사한다는 마음으로 투표에 임했다”며 “20대 청년들은 연금 문제에 예민하므로 기성세대도 중요하지만 미래를 살아갈 청년들의 목소리를 들어주는 후보가 당선되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 29일 오전 5시 30분께 광주 서구 풍암동 사전투표소를 가장 먼저 찾은 한상월씨가 투표 후 인증사진을 찍고 있다. |
같은 날 전남대학교에 설치된 북구 용봉동 사전투표소도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려는 유권자들로 북적였다.
대학교 수업을 듣기 전 투표소를 방문한 20대 청년들과 교수, 지역주민들은 후보들의 공약을 다시 한번 되새기며 투표장으로 들어섰다.
투표관리원은 관내·외 유권자들의 동선을 분리했고, 신분증을 미리 꺼내면 빠르게 투표를 할 수 있다고 거듭 안내했다.
투표용지를 챙긴 청년들도 기표소 내부로 들어가 원하는 후보의 이름 옆 기표란에 표시했고, 조심스럽게 투표용지를 접어 투표함에 넣으며 주권자의 권리를 행사했다.
투표를 마친 유권자들은 손등에 찍어 온 투표 도장과 사전투표소 팻말을 배경으로 ‘인증샷’을 찍으며 투표 참여 기쁨을 누렸다.
이소진(22·여) 전남대 일어일문학과 학생은 “미래를 책임질 젊은 세대로서 국가를 잘 운영할 수 있는 후보에게 투표했다”며 “이번 대통령은 대학생들이 학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청년 기본소득을 지원해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올해 처음으로 참정권을 얻게 된 광주지역 학생 유권자들 또한 생애 첫 투표권을 행사했다.
![]() 이정선 광주시교육감이 29일 서구 화정2동 행정복지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생애 첫 투표자가 된 학생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광주교육청 제공 |
이날 이정선 광주시교육감과 지역 학생들은 화정2동 행정복지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를 찾아 투표의 중요성을 몸소 체험했다.
이정선 교육감과 함께 온 학생들은 최장우군(서석고), 하유성군(광덕고), 김지연·노명선양(광주여고) 등 4명이다. 특히 이정선 교육감은 학생들에게 투표 방법과 주권 행사의 중요성 등을 설명하며 민주시민으로서 책임과 권리를 올바르게 인식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격려했다.
최장우 학생(광주 고등의회 의장)은 “이번 선거가 개인적으로 생애 첫 투표이기도 하지만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한 중요한 선거이기에 더욱 신중하게 고민했다”며 “고등의회 의장으로서 민주 시민의 권리를 솔선수범하겠다는 마음으로 사전투표에 임했고,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앞으로 더 나아가길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정선 교육감은 “생애 처음으로 투표권을 갖게 된 학생들과 함께 사전투표에 참여해 더욱 뜻깊었다”며 “광주지역 새내기 유권자들이 민주주의의 첫걸음을 힘차게 내디딜 수 있도록 교육청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광주의 한 사전 투표소에서는 50대 남성이 선거관리원을 폭행해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경찰 조사 결과 50대 남성 A씨는 오전 10시 40분께 광주 북구 오치1동행정복지센터 사전투표소 입구에서 특정 후보의 얼굴이 실린 공보물 여러 장을 바닥에 부착하려다 B씨가 제지하자 난동을 부린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자세한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다. 최환준·이수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