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선동과 광양’…광주·전남 대선 ‘핫코너’ 표심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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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선동과 광양’…광주·전남 대선 ‘핫코너’ 표심 촉각

민주 텃밭서 ‘보수 표심’ 강세
국힘, ‘21.7%·15.7%’ 선전
민주, 90% 득표 바로미터 사활

제21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일을 사흘 앞둔 26일 광주시선관위 관계자들이 광주 서구 치평동에서 투표참여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김태규 기자
21대 대선이 임박하면서 진보진영의 텃밭임에도 유독 ‘보수 표심’이 두드러졌던 광주 남구 봉선동과 광양시 민심의 향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관련기사 3면>

양 지역은 지난 대선 당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보수 후보 최초로 광주·전남에서 두 자릿수 득표율을 얻는데 기여한 곳으로, 이번 대선에서도 가장 눈여겨봐야 할 ‘핫코너’로 꼽힌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두 곳을 전략지역으로 설정하는 등 텃밭 단속과 기존 지지율 사수를 위해 총력전을 펴고 있다.

26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0대 대선 개표 결과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호남 득표율은 광주 12.72%, 전남 11.44%, 전북 14.42%였다.

광주지역에서는 ‘광주의 강남’이라 불리는 남구 봉선2동에서 지지세가 두드러졌다.

윤 후보는 봉선2동에서 21.72%의 득표율을 올렸는데, 봉선2동 5투표소(38.76%), 4투표소(25.19%), 1투표소(25.07%) 등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를 받았다.

인근인 봉선1동(12.84%), 방림1동(11.91%), 방림2동(10.45%)과도 크게 차이가 나는 수치다.

봉선2동 주민들이 지난 대선에서 이례적으로 보수 후보에게 표를 몰아준 것은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반감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대체적이다.

학군이 좋기로 소문난 봉선2동은 의사·변호사·기업 대표 등 고소득층이 주로 거주하고 있고, 대형평수의 고가 아파트가 밀집된 곳이다.

전남지역에서는 광양시가 보수 표심이 강한 지역으로 꼽힌다.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광양 유권자 10만876명 중 8만1,441표를 얻어 득표율 80.73%(윤석열 후보 15.7%)를 기록했는데, 이는 전남 22개 시군 중 가장 낮은 수치다. 포스코 광양제철소 인근인 광양시 금호동 제3투표소에서 윤석열 후보는 36.53%라는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다.

광양은 역대 여덟번의 대선에서 모두 민주당 계열 득표율이 전남 22개 시군 중 가장 낮았다.

광양은 광양제철소에 영남 출신 직원들이 상당수 근무하고 있고, 지리적으로도 경남 하동과 가까워 호남 지역색이 짙지 않다는 점이 특징이다.

지난 대선 당시 전남에서는 영남 출신 직원들이 많은 영광 홍농읍 원자력발전소 인근 제5투표소에서 윤석열 후보가 40.59%의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고, 고흥군 도양읍 제6투표소(국립소록도병원 내 복합체육관)는 전체 355표 중 윤 후보가 207표(58.30%)을 얻어 호남에서 유일하게 민주당을 앞질렀다.

이에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전통 지지층 내 균열 조짐이 감지된 지역을 중심으로 선거 전략을 조정하는 등 막판 표심 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 20일 김민석 최고위원, 신정훈 국회 행정안전위원장, 양부남 광주선대위원장 등이 봉선2동을 찾아 ‘경청 간담회’를 가졌고, 지난 15일 이재명 후보는 전남 동부권 순회 중 이례적으로 광양제철소 주택단지를 유세 장소로 선택하기도 했다.

광주·전남 득표율 90% 이상을 목표로 정한 민주당은 고소득·고학력 비중이 높고 보수정당 지지세가 강하다고 판단한 이들 지역을 중심으로 선거운동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지역민들이 계엄, 내란에 대한 반감이 큰 만큼 이번 선거는 지난 대선과는 다른 양상이 펼쳐질 수 있다”며 “남은 기간동안 최선을 다해 이재명 후보의 압도적인 승리를 이끌어 내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광주선대위도 봉선동을 비롯해 동구 충장로, 광산구 수완동, 북구 말바우시장, 서구 금호동 등을 전략 지역으로 설정하고 중앙당 차원의 합동유세 등 총공세에 나선다. 국민의힘은 최근 광주지역 온라인 가입 권리당원의 80%가 20~40대에 집중돼 있다는 점에서 투표 성향이 유연한 젊은층을 적극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또 김문수 후보 배우자인 설난영 여사가 고흥·순천 출신이라는 점도 호남 유권자들의 표심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정현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은 “경제적으로 안정되거나 보수 정권의 혜택을 받은 지역은 상대적으로 보수 후보의 지지세가 높았다. 이러한 분위기는 이번 선거에서도 크게 달라질 것 같지 않다”며 “지난 대선에서 강세를 보인 지역을 중심으로 남은 선거운동 기간 동안 지지세를 결집한다면 윤석열 후보의 11.44%를 넘어 15% 이상의 유의미한 득표율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길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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