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관계 속 '공동체 구축'해야 큰 힘 발휘"
경제

"건강한 관계 속 '공동체 구축'해야 큰 힘 발휘"

■전남매일 7기 CEO경제아카데미 4강 <이종수 연세대학교 부총장>
'나는 어떤 이야기 일부인가' 강의
공동체 요건 '신뢰·규범·네트워크'
박철홍 회장과 '안중근…'칼럼 인연

지난 19일 광주시 서구 화정동 골드클래스 본사 대강당에서 열린 제7기 전남매일 CEO 경제 아카데미 강사로 초청된 이종수 연세대학교 부총장이 ‘나는 어떤 이야기의 일부인가’를 주제로 특강하고 있다. 김태규 기자
이종수 연세대학교 부총장
“인간이 느끼는 행복과 불행, 모두 ‘관계’에서 비롯됩니다. 건강한 공동체는 국가보다도 더 큰 힘을 낼 수 있죠.”

지난 19일 오후 광주 서구 화정동 골드클래스 본사 대강당에서 전남매일 제7기 CEO 경제아카데미 4강이 열렸다. 이날 강사로 나선 이종수 연세대학교 부총장은 ‘나는 어떤 이야기의 일부인가’를 주제로 강의를 펼쳤다.

강의에 앞서 이 총장은 박철홍 골드클래스㈜ 회장과 인연을 소개했다. 지난 2017년 이 총장이 게재한 ‘안중근가의 두 아픔’ 칼럼을 박 회장이 접하고 안중근 의사 유족들을 돕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 것.

이 총장은 “‘유족 측이 귀한 마음을 이미 감사히 받았고 집은 더 필요한 분에게 드렸으면 한다’며 끝내 박 회장의 기부를 고사했다”면서 “박 회장은 다른 독립운동가 후손을 위해 쓸 수 있도록 별도로 연세대에 1억원을 기탁했다”고 회상했다.

이어진 강연에서는 연세대 안중근 사료연구센터장을 운영하며 알게 된 안 의사의 독립운동 일대기를 공동체가 가지는 의미·중요성과 연관해 설명했다.

그는 “개인의 사회·도덕적 토대는 사람의 모임인 공동체에서 나온다. 국가보다 클 수도 작을 수도 있는 단위”라며 “안의사의 경우에도 인류애나 공동체, 범위를 확장하면 아시아 평화공동체를 위해 몸을 던졌기에 더 큰 존경을 받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간디도 국가의 독립보다 ‘모범이 되는 마을’을 만들고자 노력했듯이 위인들은 공동체에 국가 이상의 가치를 뒀다. 사회자본이론도 국가주의나 시장주의를 배격하고 공동체 중요성 이야기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공동체의 구성·유지 요건으로 사회 영역에서만 형성될 수 있는 신뢰·규범·네트워크를 선정하고 국가별 현주소를 진단했다.

이 부총장은 “이웃나라 중 가장 먼저 근대화를 이룬 일본은 작은 마을·모임 등 공동체가 주최하고 300년 이상 이어진 전통 깊은 축제가 많다”며 “결사체가 활동하고 네트워크가 만들어지는게 건강한 사회다. 다른건 비판하더라도 일본 내 사회성은 우리가 벤치마킹 할 값어치가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또 안중근 의사의 ‘동양평화론’에서 제시한 한중일 공동평화도시·연합군·공동은행 실제 모델인 ‘유럽연합(EU)’도 건강한 공동체의 표본으로 손꼽았다.

반면 한국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는 “우리는 일본과 반대로 대부분 축제가 관에서 주최한다. 식민지·전쟁·급격한 성장을 거치며 공동체가 많이 와해됐고 사회에 만연한 세대·성별·정치·노사 등 모든 갈등이 여기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행복한 나라, 행복한 사회로 나아가는건 공동체를 재건시키지 않으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경제학자 로버트 퍼트넘의 말을 빌려 공동체의 약화·헐거워진 신뢰 등 사회적 자본 하락은 사회경제적 불평등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이 교수는 “공동체는 기업 같은 조직의 경쟁력에도 영향을 미치는데 높은 수준의 신뢰·규범·네트워크는 기업의 성장을 이끌 것”이라며 “특히 광주는 한국에서도 민주화, 예술, 감성 등에서 앞서나가는 독특한 위치를 차지한다. 공동체 활성화에 광주가 앞장선다면 국가 전체에 메아리가 퍼져 건강한 사회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홍승현 기자
홍승현 기자 hip092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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