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서 자라는 애들 보며 귀농하길 잘했다 생각하죠”
전남서부

“자연서 자라는 애들 보며 귀농하길 잘했다 생각하죠”

3년전 귀농…딸기 재배·육묘
강진농기센터 지원 기술 배워
시범사업 참여 자가육묘 노력
‘3대가 강진 귀농’ 정지원 임마누엘 농장 대표

정지원(오른쪽) 임마누엘 농장 대표와 부인 최정씨.
“낮과 밤이 바뀌는 생활 속에서 가족들과 보내는 시간이 너무 그리웠어요. 가족과 함께할 수 있는 삶을 찾다가 귀농을 결심하게 됐습니다.”

강진군에 귀농해 3년 차에 접어든 임마누엘 농장의 정지원 대표.

정 대표의 귀농 이야기는 조금 남다르다. 아내 최정씨와 장모 이두례씨, 군대에 간 큰아들과 고3 작은아들, 중학생 딸과 초등학교 5학년 막내까지, 3대가 함께 귀농했다. 여기에 3년이라는 짧은 시간에 안정적인 기반을 잡은 점에서도 주목받는다.

정 대표는 귀농 전 여수 화력발전소에서 3교대 근무로 늘 낮과 밤이 뒤바뀌는 생활을 했다. 일 때문에 얼굴을 마주할 시간조차 부족했다. 그는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 2022년 귀농을 결심하며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여수를 떠나서 살아본 적도, 농사는커녕 호미 한번 잡아본 적 없던 정 대표 부부에게 친척의 권유가 결정적인 계기가 돼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게 됐다.

그는 “귀농은 가족 모두의 생활이 달라지는 일이기 때문에 충분한 논의와 동의가 필요하다”며 “모두가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있지 않으면 생각지 않았던 일이 발생했을 때 함께 헤쳐 나가기가 쉽지 않다”고 조언했다.

특히 “귀농을 이상적이고 낭만적인 미래로만 그리지 않고, 현실적인 어려움과 대비책도 중요하다”며 “무턱대고 희망적인 미래만 그리는 것은 위험하고, 농촌 생활의 현실적인 면들을 사전에 충분히 살피고 들어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초기에는 농업에 대한 경험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었지만, 강진군농업기술센터의 지원을 통해 농업기술을 배우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 나갔다.

첫 재배는 하우스를 임차해 위험을 최소화하면서 하나둘씩 늘려, 지금은 임차를 포함한 딸기 재배와 육묘 하우스 총 7개 동(6,500㎡ 규모)을 운영 중이다.

귀농인 영농 정착 지원 사업들을 통한 농업 창업의 기반을 마련하고, 최고 품질 딸기육묘 생산단지 조성 시범사업에 참여해, 하우스 한 동을 육묘동으로 전환했다. 이를 통해 자가 육모를 실현하며 생산비 절감과 품질 향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정 대표는 귀농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정보와 준비를 꼽는다. 농업기술센터에서 제공하는 지속적인 교육과 상담을 통해 최신 농업기술을 배워나가는 것이 성공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임마누엘농장은 가족 모두가 함께 운영한다. 일손이 바쁜 시기에 장모님은 아이들을 돌봐주고, 아이들은 종종 농장에 나와 딸기를 따고 논다.

초등학생인 막내아들은 한 학급에 10명이 강진군의 동초등학교에서 맞춤형 지도를 받고 있다.

올해 입대한 큰아들은 전역 후에는 가업을 이어받아 청년농업인으로 부모님과 함께 할 다부진 계획을 갖고 있다.

정 대표는 “아이들이 농장에서 뛰어 노는 모습은 도시에서는 상상할 수 없었던 일상이다”며 “자연 속에서 자라는 아이들을 보며 다시 한번 귀농을 선택하길 정말 잘했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한태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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