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전경. 금호타이어 제공 |
최대 난제로 꼽히는 현 공장용지의 용도 변경과 관련해 광주시가 전향적인 입장을 내비치고 있고, 수천억원에 달하는 경제적 효과에 대한 기대감에 지역사회 찬성 여론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22일 광주시 등에 따르면 금호타이어는 광주공장 이전을 위해 지난해 10월 빛그린국가산업단지 2단계 사업구역 내 토지(함평군 월야면 외치리 일원) 50만㎡(약 15만1,250평)를 1,160억8,417만원에 매입하는 계약을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체결했다. 금호타이어는 거래대금 중 이미 지급한 계약금 116억원을 제외한 잔여 잔금을 2029년 10월 30일까지 분할 납부하면 토지 소유권을 취득하게 된다.
금호타이어의 이 같은 움직임은 광주공장의 함평 이전을 위한 구체적 움직임으로 해석되지만, 이전 비용 마련의 선결과제인 광주공장 부지 용도 변경을 둔 광주시와 이견이 수년째 이어지면서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공업지역인 공장부지 용도를 주거·상업지역으로 변경한 뒤 1조2,000억원에 달하는 이전 비용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지만, 특혜 등을 우려한 광주시와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강기정 시장이 용도 변경에 대해 전향적인 입장을 시사하면서 관련 절차에 속도가 붙을지 관심이 쏠린다.
강 시장은 전날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을 방문해 정일택 대표이사, 황경순 2노조 위원장 등 노사를 만나 공장 이전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강 시장은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이전은 지역의 숙원이고, 광주의 교통 관문인 송정역 일대 발전의 큰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광주시는 금호타이어 노사의 뜻에 따라 즉각적이면서 최선을 다해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광주시 관계자는 “정확한 수치는 아니지만 토지 매입비의 50%정도를 납부하면 사용 승인과 공장의 일부 착공이 가능하다고 본다”며 “어느정도 요건이 충족되고 개발사업자가 구체적 개발계획을 제시하면 용도변경 사전협상에 착수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국토교통부도 유권해석을 통해 “통상적으로 공장 가동중에는 용도 변경 절차가 불가능하지만 토지 소유권 확보, 착공 등 신뢰할 수 있는 조건이 갖춰지면 광주시의 판단에 따라 절차 추진이 가능하다”고 해석했다.
광주시와 금호타이어 측이 해법 모색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5,000억원에 달하는 생산가치 유발이 기대되는 공장 이전에 대한 지역사회의 찬성 여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해 말 광산구가 실시한 주민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1,015명 중 780명(76.8%)이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이전에 찬성했다.
광주송정역세권발전 범시민본부도 “금호타이어 공장 부지를 지역 문화 번성을 이끌어갈 청년일자리·문화 단지로 조성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및 주변 지역 도시환경 영향 기초조사 연구용역 결과 공장을 이전한 부지에 복합 상업 공간, 공원, 업무지구 등을 개발하면 약 5,000억원의 생산가치와 2,000억원의 부가가치가 발생할것으로 분석됐다.
오랜 기간 적자에 시달렸던 금호타이어 실적이 2023년부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공장 이전 작업의 호재로 여겨진다.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1분기 매출 1조445억원·영업이익 1,456억원, 2분기 매출 1조1,319억원·영업이익 1,515억원, 3분기 매출 1조1,150억원·영업이익 1,402억원 등을 기록했다. 아직 공시되지 않은 4분기 실적을 포함하면 금호타이어의 지난해 전체 실적은 연결 매출액 4조5,700억원·영업이익 6,007억원으로 전년 동대비 각각 13.1%, 46.1%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금호타이어는 2023년에도 매출 4조414억원·영업이익 4,110억원을 기록하는 등 경영 상황이 점차 좋아지고 있다.
다만, 경기 침체와 부동산·건설 경기 악화 등 여파로 대규모 개발 사업을 수행할 투자자 확보는 이전 사업의 최대 과제로 꼽힌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광주공장 부지 개발계획안을 주도적으로 작성하고 광주시와 협의할 개발사업자(토지 매수인)확보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하고 있다”며 “건설 경기 침체 및 고금리 영향 등으로 부동산 개발사업이 위축되고 있는 시장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며 구체적 추진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길용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