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윤리 광주시립미술관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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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윤리 광주시립미술관 학예연구사

“시대 딛고 선 예술가들의 정신 연구했죠”
‘김환기-뉴욕 시대’ 작품 연구로
미국 알재단 2021 학술상 수상

홍윤리 학예연구사
“지역 공립미술관의 학예연구사로서 지역미술사와 컬렉션 연구와 함께 다수의 전시회를 기획해 왔는데 그러한 성과로 이번에 수상을 하게 된 것 같습니다.”

광주시립미술관 홍윤리 학예연구사가 미국 뉴욕에 위치한 비영리 미술인 지원단체인 알재단(AHL Foundation, 대표 이숙녀)이 수여하는 2021 학술상을 수상했다.

알재단은 재미미술인 지원과 함께 재미학술 연구를 위해 아카이빙 사업과 전시, 그리고 한국과 연계해 다양한 교류 사업을 하는 단체다. 알재단의 ‘최월희 메모리얼 작가 그랜트’ 수상자로 이름을 올린 홍 연구사는 연구 기금으로 2,000달러를 지원받는다.

이 상은 2017년부터 30여 년 간 뉴욕대 폴리텍대학에서 영문학 교수로 재직하며 한국문학과 미술가를 미국에 널이 알리는데 크게 기여한 고 최월희 뉴욕대 명예교수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최교수의 남편인 고 로버트 훅스(Robert Hawks)와 그의 가족, 지인의 후원 기금으로 설립한 알재단에서 운영하고 있다. 한국미술 관련 평론 및 비평을 쓰는 작가를 대상으로 시상하며, 한국 미술 관련 연구 논문, 기고 등의 계획을 담은 제안서 심사를 통해 선정된다.

올해 수상자인 홍씨는 전남대학교 미술교육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 미술학과에서 석사학위를, 명지대학교 미술사학과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뉴욕 FIT(Fashion Institute of Technology)에서 방문학자(2016)로 있었다.

2001년부터 현재까지 광주시립미술관 학예연구사로 재직 중이며 한국근현대미술사 연구자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기록되기 어려웠던 한국 근현대 시기의 실증적 자료를 발굴해 격동의 시대를 딛고 선 한국 예술가들의 독창적인 예술정신에 관심을 기울여 왔다.

이번 그랜트는 홍씨가 올해 12월 한국 학회지에 제출 예정인 김환기의 ‘뉴욕 시대’ 시기 정체성 및 심층 작업 연구 논문과, 나아가 재외 한인 작가들의 작업을 주제로 출판하게 될 서적 연구에 쓰일 예정이다.

심사를 맡은 미국의 저명한 미술 비평가 엘리노어 허트니는 심사평을 통해 “홍씨가 거장 김환기 화백의 뉴욕 시기인 20세기 중반 작품을 연구하는 것은 한국사의 격동적 시기에 펼쳐졌던 재외 동포 한인 작가들의 활동을 문화적이고 정치적인 맥락 속에서 알아보는 데 중요한 부분”이라며 “그의 연구가 국제 미술계에서 한국 근대화의 위상과 그것을 형성한 다문화적 역동성을 이해하는 데 지평을 넓힐 것을 기대한다” 라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홍씨는 “지난 20년 동안 광주시립미술관에서 일하며 나름 소신을 가지고 시대를 딛고 선 예술가들의 고민과 도전정신 등을 연구하며 전시를 만들어 간 과정들이 인정을 받은 것 같다”며 “국내에 학예연구사를 전시기획자라고만 여기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번 기회에 학예연구사가 전시기획자이며 동시에 연구자라는 인식도 환기되었으면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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