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장애인 복지의 선구자 천노엘 신부 선종

천노엘 신부

한국 장애인 복지의 선구자이자 국내 첫 장애인 그룹홈 설립자인 천노엘 신부(본명 오닐 패트릭 노엘)가 선종했다. 향년 93세.

2일 천주교 광주대교구에 따르면 천노엘 신부는 지난 1일 0시 30분(현지 시각 오전 8시 30분) 고향 아일랜드에서 지병으로 별세했다.

천 신부는 1956년 사제서품을 받고 1957년 한국에 파견됐다. 1958년 장성성당 보좌신부로 선교 활동을 시작한 후 서교동본당, 원동본당, 제주중앙본당, 북동본당, 농성동본당에서 주임신부로 사목했다.

그는 무등갱생원에 봉사를 다니며 알게 된 지적장애 3급 여성, 봉사자 2명과 함께 1981년 광주 남구 월산동의 한 주택을 빌려 지적장애인을 위한 최초의 그룹홈을 마련했다. 1985년 엠마우스 복지관, 1993년 사회복지법인 무지개공동회를 설립해 지적장애와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이들이 지역사회 안에서 경제 활동을 하며 자활할 수 있도록 했다.

천 신부는 장애인 권익 보호와 인식 개선에 헌신한 공로로 1991년 광주시 제1호 명예시민이 됐고 2016년에는 법무부로부터 특별공로자 자격으로 대한민국 국적을 부여받았다.

천 신부는 지난해 7월 11일 퇴임 후 건강 등의 문제로 고향인 아일랜드로 돌아갔다.

천노엘 신부는 평소 한국에 묻히기를 원했으며, 천 신부의 장례 일정은 광주대교구와 사회복지법인 무지개공동회가 함께 논의 중이다.

천주교 광주대교구는 이날 오후 2시부터 광주대교구청 대성당에 분향소를 설치하고 조문을 받고 있다. 2일은 오후 8시까지, 3일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