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다승·전구단 상대 승리…4년 연속 최하위에도 희망 봤다
페퍼저축은행

최다승·전구단 상대 승리…4년 연속 최하위에도 희망 봤다

페퍼저축은행 2024-2025 시즌 결산
11승 25패 승점 35점 시즌 마무리
외국인 농사실패…공격력 아쉬움 남겨
장 감독 “달라진 모습으로 돌아올 것”

페퍼저축은행 선수단이 지난 18일 페퍼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 V리그 현대건설전 종료후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페퍼저축은행은 이번 시즌 11승(25패)을 기록했다. 페퍼저축은행 제공
페퍼저축은행이 지난 18일 현대건설전을 끝으로 6개월간의 V리그를 마무리했다.

이날 현대건설에 패하면서 2024-2025시즌 성적은 11승 25패 승점 35점이 됐다. 이번 시즌도 꼴찌를 하며 4년 연속 최하위에 머문 것은 아쉽지만 창단 최다승, 전 구단 상대 승리라는 새 역사를 남겼다.

장소연 감독 체제로 팀 체질 개선에 박차를 가했던 페퍼저축은행은 한때 5위에 머무르며 치열한 중위권 싸움을 펼치기도 했지만 막판 부진이 이어지면서 아쉬움 속에 시즌을 마치고 다음 시즌을 기약했다.



●최다승·전 구단 상대 승리

페퍼저축은행의 2024-2025시즌은 ‘신기록’으로 가득한 해였다. 지난 3시즌 연속 리그 최하위를 기록했던 페퍼저축은행은 한 시즌 최다승이 5승에 불과했다. 탈꼴찌와 함께 두 자릿수 승수를 노린 페퍼저축은행은 올 시즌을 앞두고 대대적인 변화에 나섰다. 새 사령탑인 장소연 감독이 지난해 3월 부임해 선수단을 지휘했고 FA 영입, 아시아 쿼터 트라이아웃,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로 선수 보강을 착실히 했다. 그 결과 창단 처음으로 개막전 승리를 거두며 탈꼴찌 신호탄을 쐈고, 이후 팀 최다 3연승을 기록하는 등 이전과 다른 행보를 보였다.

갈 길 바쁜 중상위권 팀들의 발목을 번번이 붙잡으며 ‘고춧가루 부대’ 역할을 톡톡히 했던 페퍼저축은행은 마침내 장소연 감독이 미디어데이 당시 목표로 삼았던 시즌 두 자릿수 승수와 함께 단일 시즌 최다 승리, 승점 기록을 달성했다. 그리고 마지막 6라운드에서 흥국생명의 발목을 잡으면서 구단 역사상 첫 전 구단 상대 승리를 달성했다.

앞선 3시즌 동안 약점으로 꼽혔던 수비 조직력도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올 시즌 전 경기에 출전해 디그 성공률 82.46%를 기록하며 디그 3위(세트당 평균 4.58)에 오른 한다혜가 페퍼저축은행의 약점이던 수비력을 보완했다. 입단 전부터 큰 주목을 받았던 아시아쿼터 미들블로커 장위 역시 이번 시즌 36경기에 나서 블로킹 4위(세트당 평균 0.66)에 오르며 중앙에서 존재감을 발휘했다.

한다혜, 장위, 박정아 등 주전 선수들의 활약과 함께 젊은 자원 박은서와 임주은, 박사랑 등의 성장세가 두드러진 점도 성과다.

좌우 공격에서 존재감을 드러낸 박은서는 선발과 교체로 번갈아 나서며 승부처에서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했고, 임주은도 블로킹 흐름을 끌어오는 등 부상 선수들의 공백을 메웠다. 박사랑 역시 장소연 감독 이래 출전 시간을 늘리면서 경기 경험을 쌓았다.

장소연 감독은 “중간중간 승수를 쌓으며 팀이 발전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장 중요한 점은 선수들이 쉽게 포기하지 않는 법을 배운 것이다. 많이 성장했고 칭찬하고 싶다”며 “박정아, 한다혜 등 고참 선수들이 잘 끌어줬고 후배들도 잘 따라줬기 때문에 팀이 전체적으로 잘 이끌어졌다. 순위는 아쉽지만 선수들의 그런 분위기는 참 좋았다”고 밝혔다.



●외국인 선수 부진…리시브 해결은 과제

V리그 한 해 농사는 외국인 선수의 손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페퍼저축은행은 올 시즌을 앞두고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로 품었던 자비치가 부상과 부진으로 고전하자 재빠르게 테일러를 영입하며 조기 교체를 단행했다.

테일러는 시즌 초반 V리그에 적응하는 듯싶었지만 라운드를 거듭할수록 공격력이 무뎌지기 시작했다. 특히 결정적인 순간 해결사 역할을 하는 타 팀 외국인 선수들과 달리 파괴력이 부족했다. 올 시즌 테일러의 공격 성공률은 37.28%에 그쳤다. 시즌 마지막 경기였던 현대건설전에서는 8득점(공격성공률 23.91%)으로 저조했고 승부처였던 4세트에서 단 한 점도 뽑아내지 못하는 등 부진했다.

리시브도 해결해야 할 숙제다. 페퍼저축은행은 이번 시즌 리시브 효율 4.96%를 기록하며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 박정아(13.47%), 이한비(21.5%) 등 왼쪽 날개 공격수들이 저조한 리시브 효율을 기록 중이다.

서브 리시브가 흔들린 탓에 올 시즌 박빙 승부나 세트 막판 매끄러운 공격 연결이 이뤄지지 않았다. 페퍼저축은행은 팀 득점 6위(2,947점), 공격 성공률 7위(35.98%)에 그쳤다. 공격 범실은 343개를 기록했다.

장소연 감독은 “팀 리시브가 흔들렸을 때 테일러가 한방을 보여주면 조금은 진정이 되는데, 한방이 나오지 않았다. 리시브가 안 되다 보니 플레이도 단순하고 득점이 안 나오면서 힘들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됐다”며 “아쉬운 부분들은 개선해 달라진 모습으로 돌아오겠다”고 다음 시즌 기약했다.
조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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