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에 무너진 민생·경제, 이제는 회복시켜야할 때”
사회

“비상계엄에 무너진 민생·경제, 이제는 회복시켜야할 때”

■ 광주지역 본투표장 현장표정
높은 사전 투표율에 비교적 ‘한산’
유권자들 희망찬 미래 등 염원 담아
카페 ‘투표 인증’ 할인이벤트 눈길
“사회혼란 수습하고 국정 정상화를”

3일 광주 남구 송암동 제1투표소에서 한 어린이가 어머니의 투표 장면을 지켜보고 있다. 김태규 기자
제21대 대통령 선거 투표일인 3일 광주지역 본투표장을 찾은 유권자들은 어지러운 국정을 수습하고 국민 화합을 이끌어낼 후보가 당선되기를 간절히 소망했다.

특히 12·3 비상계엄 사태로 인해 정치·사회적 혼란이 극심해지면서 경제와 안보, 외교, 민생 모두 무너진 만큼, 대한민국을 정상화할 수 있는 새로운 지도자에 대한 염원이 투표장 곳곳에서 묻어났다. 비록 사전투표에 많은 시민들이 참여해 본투표장은 다소 한산한 분위기를 보였지만, 더 나은 미래에 대한 기대와 정권 교체의 열망은 식지 않고 이어졌다.



● 유권자 투표 열기 ‘후끈’

대선 본투표가 펼쳐진 광주 곳곳의 투표소에는 희망찬 미래를 향한 유권자들의 뜨거운 열기로 가득했다.

이날 동구 지원2동 제4투표소(용산초등학교)는 이른 새벽부터 어린 자녀의 손을 잡고 온 부모부터 지팡이를 짚은 어르신 등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려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부모들은 자녀에게 투표의 중요성과 방법에 대해 설명하는 등 다양한 세대가 투표장을 찾아 이번 선거에 대한 높은 관심도를 높였다.

첫번째 투표자인 채연기씨(50)는 “화순으로 출근하기 전 미리 투표를 하기 위해 본투표장을 찾았다”며 “이번 선거는 나라의 국운이 달린 선거인 만큼 정직하고 결백성이 담긴 후보를 뽑았다”고 말했다.

채씨는 이어 “사전투표의 경우 부정선거의 여론이 강해 본투표에 참여했다”며 “당선자는 대한민국의 경제를 발전시키고 세계에 알리는 힘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북구 동림동 제2투표소(광주 장애인종합복지관)에는 거동이 불편한 유권자들이 투표사무원의 도움을 받아 투표장으로 들어섰다.

이들은 후보들의 공약을 다시 한번 되새기며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고, 이후 투표함에 투표용지를 집어넣은 뒤 투표소를 빠져나왔다.

투표 이후 어지럼증을 호소한 한 어르신은 투표소 인근 벤치에 앉아 쉬고 있었고, 투표사무원이 생수를 들고 걱정하는 모습은 주변 유권자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었다.

목발을 짚고 투표에 참여한 김춘삼씨(79·여)는 “최근 고관절을 다쳐 거둥이 불편해 투표에 참여하지 못할까 봐 걱정했다”며 “고민하던 중 남편과 함께 병원에 가기 전 투표를 했고, 사회 혼란을 수습하고 지역 경제를 바로 세울 후보자가 당선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 투표 인증 이벤트 ‘호응’

이날 서구 풍암동 제7투표소 인근 카페에서는 투표 참여를 독려하는 이색적인 이벤트가 마련돼 시민들의 관심을 끌었다.

해당 카페는 사전투표 및 본 투표 인증 시 20%를 할인해주는 이벤트를 진행해 유권자들의 발길을 사로잡았다.

카페 사장 A씨는 “투표 독려를 위해 시작한 이벤트인데, 투표를 마치고 가족 단위로 손님들이 몰려와 예상보다 뜨거운 반응에 놀랐다”며 “대통령 당선인은 지역경제가 침체된 상황을 극복해 모두가 환하게 웃는 사회를 만들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 “나도 한 표” 인증샷 물결

광주 곳곳 본투표장에서는 유권자들의 ‘인증샷’ 행렬도 이어졌다. 투표를 마친 시민들은 최근 MZ세대에서 유행하는 ‘취향별 투표 인증’으로 투표 참여의 기쁨을 누렸다.

청년 유권자는 캐릭터 그림이 담긴 ‘일러스트’에 기표 도장을 찍고 사진을 촬영했다.

K팝 팬들은 아이돌 포토 카드 위에 도장을 찍고, 야구팬들은 본인이 좋아하는 구단의 캐릭터가 그려진 용지를 활용해 투표를 인증했다.

손등에 투표 도장을 찍어 인증샷으로 남기는 시민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한 유권자는 손목에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의 번호를 투표 도장으로 찍어 인증샷으로 남겼다.

아이와 함께 투표장을 찾은 학부모들은 투표소 안내판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

나옥란씨(46여)는 “아이가 챙겨준 일러스트 용지로 기표 도장을 찍어 인증 사진을 촬영했다”며 “투표 때마다 젊은 세대 사이에서 인증샷을 촬영하는 도구로서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은 것 같아 보기 좋다”고 말했다.



● 투표용지 훼손 잇따라 ‘옥에 티’

광주에서는 투표용지를 훼손하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해 선거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동구선거관리위원회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15분께 동구 산수2동 자원순환센터 투표소에서 B씨(68·여)가 투표용지를 찢었다.

B씨(68)는 기표소에 들어가 투표를 마친 뒤 투표관리원에 ‘기표를 잘못했다’는 이유로 투표용지 교체를 요구했다.

투표관리원은 선거관리 규정상 투표용지 교체가 불가능 하다는 답변을 B씨에게 전달했으나 현장에서 기표 용지를 찢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오전 7시 10분께 동구 지산1동 행정복지센터에 마련된 투표소에서도 C씨(65·여)가 투표용지를 훼손했다.

C씨는 당시 기표용기에 선택을 잘못해 투표용지를 교환을 요구하던 도중 이 같은 소동을 벌인 것으로 확인됐다.

동구선관위는 투표용지 훼손에 대한 정확한 경위 등을 조사해 행정처분 및 형사처분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전남에서는 투표용지를 촬영한 뒤 SNS로 지인에게 전송한 선거인이 경찰에 고발됐다.

D씨는 21대 대선 사전투표 둘째 날인 지난달 30일 기표소 안에서 투표용지를 촬영하고,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지인에게 전송한 혐의를 받는다.

한편 공직선거법상 투표용지를 훼손할 경우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또한 기표소 안에서 투표지를 촬영하는 범죄를 저지를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4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며, 기표한 투표지를 공개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6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최환준·이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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