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5년 국제종합대회인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가 열리면서 광주가 국제스포츠도시 영향력 24위까지 올라간 적이 있다. 당시 광주 FISU 컨퍼런스에서 기조강연자로 나선 영국의 스포츠분석 전문매체 스포트칼의 CEO 마이클 라플린이 600개 도시를 대상으로 집계한 국제스포츠도시 순위를 밝혔다. 4년이 지난 2019년 스포츠칼 자료에서는 광주가 국제스포츠 영향력 평가에서 세계 27위, 아시아 6위에 위치한 국제스포츠 도시로 분류됐다.
광주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아시안게임 유치에 도전중이다. ‘달빛동맹’ 관계인 대구시와 손잡고 2038 광주·대구아시안게임 유치를 위해 서명운동이 한창이다.
메이저급 대회들을 잇따라 개최한 광주는 국제스포츠도시가 됐을까. 아직은 부족하다. U대회에 이어 수영선수권대회를 개최하면서 광주시는 스포츠도시 초석을 다졌다. 그리고 이 스포츠도시 이미지가 문화·관광으로 이어지길 기대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국제 스포츠 이벤트 개최도시에 머물러 있다.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된 스포츠 도시로의 도약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제는 단순히 스포츠 이벤트를 개최하는 데서 범위를 넓혀 문화·관광·스포츠가 융합된 통합형 지역특화형 미래산업을 생각해야 한다. 광주시가 주력으로 내세우고 있는 인공지능(AI)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도 필요하다.
광주는 전국 지자체 중에서 가장 먼저 도시의 인공지능 비전을 세우고 ‘인공지능 중심 산업융합 집적단지’ 조성 사업을 추진하면서 인공지능에 대한 이슈를 선점했다. 최근 인공지능 기술은 전체 산업 분야에 활용되고 있다. 스포츠는 물론이고 문화와 관광까지 영향이 미칠 수 있다.
광주는 국제 스포츠 이벤트를 개최했으나 문화·관광·스포츠 통합형 데이터 기반 비즈니스 모델이 없다. 인공지능을 활용한 타 분야와의 미래 융합 발전전략도 미흡하다는 생각이다.
최근 광주시체육회가 운영하는 광주스포츠과학연구소가 광주스포츠과학연구원으로 이름을 변경, 새롭게 활동을 시작했다.
광주스포츠과학연구원은 지난 2015년 광주스포츠과학센터로 문을 열었다. 당시 국가대표 선수들에게만 제공됐던 스포츠과학 지원서비스를 지역 엘리트 선수들에게까지 확대하기 위한 국비 사업으로 스포츠과학센터가 시작됐고, 문화체육관광부 국민체육진흥공단한국스포츠개발원의 지원을 받아 광주가 선정됐다. 이후 센터는 스포츠과학 컨디셔닝센터까지 운영하면서 스포츠과학연구소로 이름을 바꿨고, 이번에는 연구원으로 새 출발했다.
광주스포츠과학연구원이 ‘소’에서 ‘원’으로 이름만 변경한 것은 아니다. 광주 체육발전을 위해 더 많은 일을 하고, 일반 시민들을 위한 건강증진프로그램까지 범위를 넓히기 위한 차원이다. 현재 광주스포츠과학연구원은 스포츠과학센터와 컨디셔닝센터 2개 팀으로 운영 중이지만 앞으로 영역을 넓혀 광주체육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한다.
광주스포츠과학연구원은 광주가 국제스포츠 건강도시로 비상하기 위한 시작이 될 수 있다. 문화·관광·스포츠가 융합된 지역특화형 미래 산업육성 기반을 마련하고 광주를 대표하는 빅데이터, 인공지능, 그리고 스포츠산업과의 시너지 효과를 통한 일반 시민 건강증진 프로그램까지 모색할 수 있다. 인공지능 중심도시 인프라와 시너지 효과 극대화를 통한 일자리 창출도 가능하다.
전남대학교가 데이터 과학자를 양성하기 위해 운영중인 데이터사이언스대학원은 올해 신입생을 선발, 수업을 시작했다. 인문·사회·경제·의약학·자연과학·농업·예술·스포츠 등 자신의 전공에 대한 기본지식과 활용능력을 가진 학생들은 데이터전문가로 변신할 것이고 광주는 이 인재들을 활용하면 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발맞춰 새로운 산업 생태계 조성은 이제 광주가 해야 할 일이다. 광주의 문화·관광·스포츠가 융합된 새로운 미래산업 육성이 필요하다. 스포츠 마이스 클러스터 구축을 통해 새로운 국제스포츠도시 광주로 업그레이드될 수 있을 것이다. 시대는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다. 광주도 새로운 산업 경쟁력을 통해 새로운 시대로 나아가야 할 때다.
/최진화 문화체육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