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 ‘갑자옥 모자점’과 순천 ‘동남사’ - 전남매일
목포 ‘갑자옥 모자점’과 순천 ‘동남사’
데스크칼럼

목포 ‘갑자옥 모자점’과 순천 ‘동남사’

우성진 제2사회부장

우성진 제2사회부장
[전남매일=우성진 기자]코로나19에 따른 ‘위드 코로나’시대다. 백신과 접종, 치료제와 관련된 소식들이 넘쳐난다. 종잡을 수 없을 정도다. 그럼에도 이러한 헷갈림은 시나브로 잦아들 것으로 확신이 선다. 현명하고 차분한 국민들의 대응과 정부의 방침이 잘 맞물려 돌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혼란이 끝나고 그 종착역은 다시 출발역이 될 것으로 믿는다. 출발역은 사람들이 모이고 이야기꽃이 피며 볼거리가 넘쳐나는 곳일 것이다.

거기는 어떤 곳이며 무엇이 있어야 할지 지방자치단체들의 고민 또한 많다.

두 곳을 짚어봤다. 공통분모는 우리나라 근·현대문화유산이라는 점이다.

◇‘100년 전통 되살리자’

목포시가 지역 근대역사문화 거리의 상징적인 공간인 ‘갑자옥 모자점’의 활용 방안을 도출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목포시는 지난 2018년부터 원도심 일원의 근대역사문화자원을 활용해 주민의 삶의 질 개선과 지역 경제 활성화를 꾀하기 위해 ‘1897 개항문화거리 도시재생 뉴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가운데 ‘갑자옥 모자점’은 1927년 개업 당시 원도심 중심부에 자리잡은 유일한 조선인 가게였다. 지난 100여년 동안 운영된 역사문화적 가치가 높은 공간이다.

목포시는 이의 활용을 위해 용역과 함께 전문가들의 조언을 구했다.

한국의 대표적인 패션디자이너인 이상봉 홍익대 패션대학원장을 비롯해 국내 최고의 모자 전문가인 조현종 전주루이엘모자박물관장 등 모자, 패션, 전시, 문화 등 각 분야 전문가 5명이 머리를 맞댔다. 함께 회의와 현장 투어를 하며 아이디어를 내놨다.

이들은 갑자옥 모자점이 가지고 있는 근대역사문화 상징성 및 지역 정체성을 고려해 ‘모자’의 역사·문화 콘텐츠를 전시·체험, 판매하는 ‘목포세계모자박물관’으로 조성하도록 조언했다.

특히 건물 내·외부를 1920~1930년대의 당시 모습으로 복원해 랜드마크로 만들어 가기를 주문했다.

이와 관련 목포시는 근대역사문화적 가치를 지니고 있는 갑자옥 모자점을 어떠한 콘텐츠를 가지고 재생하고 복원할 것인가에 대해 오랫동안 고민을 해왔다며 목포 원도심을 찾아오는 시민 및 관광객들에게 홍미와 감동을 함께 줄 수 있는 원도심 대표적인 관광거점공간으로 만들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어 조만간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기대된다.

◇‘동남사’가치 재조명할 때

순천 역시 시민사회와 시의회를 중심으로 근대문화유산에 대한 관심이 많다.

대표적인 곳이 우리나라 최초의 사진기 제작사인 ‘동남사진기공업사’다. 시민들은 ‘동남사’에 대한 가치를 재조명하고 관광 상품화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내고 있다.

동남사는 1952년 김철우 사장이 순천읍 대수정 101번지에 설립한 우리나라 최초의 카메라 제조공장이다. 지금의 순천시 연자로 인근이다. 1976년 화재로 문을 닫을 때까지 카메라의 국산화와 기술혁신을 이끌었던 우리나라 사진공업의 역사적 장소이다.

현재 이곳에는 2019년 순천시의 도시재생사업과 연계해 만들어진 ‘동남사진문화공간’이 지하 1층에 자리하고 있다. 동남사진문화공간에는 벽면에 동남사의 역사에 대한 사진자료가 전시돼 있다. 한 켠에는 동남사의 사진기와 확대기를 비롯한 부품들이 전시돼 있다.

하지만 습기가 많아 목재와 금속으로 제작된 카메라를 비롯한 부품을 보관하기에는 부적합해 일부는 순천대 박물관에 보관하고, 일부는 고 김철우 사장의 아들인 김중식 씨가 운영하는 의류 매장과 창고에 보관돼 있다.

동남사진문화공간은 일반인들에게는 그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사진을 배우는 학생이나 동호인들에게는 성지와도 같다.

중앙대 사진학과 한 교수가 ‘순천하면 동남사가 먼저 떠오른다. 사진업계에서는 대단한 콘텐츠이기 때문에 가치를 재조명해 관광산업과 연계해도 좋을 소중한 자산’이라고 평가할 정도다.

순천시는 현재 동남사에서 제작한 사진기의 등록문화재 등록을 문화재청에 신청해 놓은 상태이다. 등록문화재로 등록되면 보다 나은 보존여건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순천시는 여론과 전문가들의 조언을 바탕으로 구체적인 콘텐츠 마련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격언을 다시금 되새겨봤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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