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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을 여는 시 ]
설 풍경 |2009. 01.28

안재익 한해 福이 익어가는 줄지어 늘어선 떡집앞에 모락모락 피어나는 물씬한 설내음, 열기와 열정으로 부풀어 오르는 꿈의 마술사 펑펑펑 장바닥을 울리는 튀밥장수 가난의 설움 힘차게 달래본다. 분홍빛 보자기 각양각색 …
모퉁이 |2009. 01.22

나 재 록 길의 시작과 끝이 되는 를 돌면 당신을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지금은 보이지 않지만 돌아서면 보일 것 같아 그리움이 가는 길을 재촉하던 길. 인연의 시작과 끝이 될 수 있는 에는 당신과 내가 함께한 시간들이 추억이라…
보리피리 |2009. 01.21

한하운 불며 봄 언덕 고향 그리워 피-ㄹ 닐니리 불며 꽃 청산(靑山) 어릴 때 그리워 피-ㄹ 닐니리 불며 인환의 거리 인간사 그리워 피-ㄹ 닐니리 불며 방랑의 기산하 눈물의 언덕을 지나 피-ㄹ 닐니리. 감상>고흥…
선인장 |2009. 01.20

김구용 그는 팔을 어제와 내일로 뻗고 간혹 방황한다. 한밤중에 눈 뜨고 있는 그림자이다. 자기 몸을 애무하듯 서로의 가지에 기대어 봐도 우리는 휴지 쪼각이며 기생충이었다. 누구는 소용 없는 일이라고 하지만 그는 알 수 없…
피아노 |2009. 01.19

전봉건 에 앉은 여자의 두 손에서는 끊임없이 열 마리씩 스무 마리씩 신선한 물고기가 튀는 빛의 꼬리를 물고 쏟아진다. 나는 바다로 가서 가장 신나게 시퍼런 파도의 칼날 하나를 집어 들었다. 감상>전쟁시로 유명한 …
절망의 끝에서 부르는 이름 |2009. 01.15

임 미연 넝쿨 없이도 무성히 뻗어가는 담쟁이처럼 아우성 대며 커가는 욕심 한 바구니가 거대한 무게를 담고 가슴에 박힌다. 보아주지 않는 시선 없는 냉혹함에 주저앉아 한지처럼 나풀거리는 영…
고풍(古風) |2009. 01.14

신석초 분홍색 회장저고리 남 끝동 자주 고름 긴 치맛자락을 살며시 치켜들고 치마 밑으로 하얀 외씨버선이 고와라. 멋들어진 어여머리 화관 몽두리 화관 족두리에 황금 용잠 고와라. 은은한 장지 그리메 새 치장 하고 다소곳이 아…
십자가 |2009. 01.13

정민기 저 붉은 나의 죄罪 갈보리 산에 우뚝 선, 주님께서 흘리신 붉은 血 죄罪를 흰 눈보다 더 맑게 영생하신 높으신 축복. 하늘에는 영롱한 빛 그윽하고 마음에 십자가도 평화로워라 감상>갈보리산에서 흘린 예…
고독 |2009. 01.12

노천명 변변치 못한 화(禍)를 받던 날 어린애처럼 울고 나서 고독을 사랑하는 버릇을 지었습니다. 번잡이 이처럼 싱크러울 때 고독은 단 하나의 친구라 할까요. 그는 고요한 사색의 호숫가로 나를 달래 데리고 가 내 이지…
아침 이미지 |2009. 01.08

박남수 어둠은 새를 낳고, 돌을 낳고 꽃을 낳는다. 아침이면 어둠은 온갖 물상(物象)을 돌려 주지만 스스로는 땅 위에 굴복한다. 무거운 어깨를 털고 물상들은 몸을 움직이어 노동의 시간을 즐기고 있다. 즐거운 지상의 잔치에 금으…
꿈나무 |2009. 01.07

오형록 순백의 옷으로 갈아입고 우직한 몸짓으로 태동한 기축년 근심 어린 눈동자로 세상을 굽어보네 하얀 장삼에 쏟아지는 햇살이 영롱한 보석으로 빛을 발하니 초로와 같던 인생 자판 위를 달려 업…
떠오르는 해는 저리도 붉은데 |2009. 01.06

최미옥 가녀린 심장 가누지 못해 비틀거리는 육신이 미워 먹구름 가득한 하늘을 원망하며 지는 해를 바라보았습니다. 어제도 뜨는 해는 오늘도 뜨고 지는 해 서산에 기웃거리는데 내 마음 전해볼까나 하얀 옷 차려입고 하늘…
해야 솟아라! |2009. 01.05

정상미 붉은 해야 솟아 올라라 해돋기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너의 심장 소리를 듣게 높이 솟아라. 붉은 빛 기운에 최면에 걸린 듯 한 해도 붉은 빛으로 빛나라. 해야! 소의 눈망울 닮은 둥근 해야! 내 마음도 너를 닮아 충만…
마음 |2008. 12.31

조도현 밝고 맑음 안에 그리움이 숨어있다. 가슴 조림을 누가 알까? 어둠 때문일까? 바람도 쉬나보다. 너, 창가에 가만히 다가가 전하고 길 재촉한다. 사물을 드러내는 달빛. 반기는 그림자 나를 반기며 사라진다. 감상>침…
미항(美港) |2008. 12.30

문미례 긴 겨울 차가운 해풍 싹둑 자르듯 뭉퉁한 선혈을 뚝뚝 떨구며 봄을 갈구할 줄 아는 동백꽃 미로 속 지친 발길 돌려 꼿발질을 하면 내 앞에 펼쳐지는 이름없는 화가가 꿈꾸듯한 황혼의 그림 황금 빛 고요한…
슬픈 무자년 |2008. 12.29

-무자년을 보내면서- 춘강 나일환 갈바람이 머물고 간 자리에 이름 모를 꽃이 피었습니다. 향 없는 소금 꽃이 얇은 미소를 지으며 눈물을 흘립니다 ‘그래도 열심히 살았다고’ ‘너무나 바보처럼 살았다고’ 속울음의 비화는 한…
고지가 바로 저긴데 |2008. 12.26

이은상 고난의 운명을 지고 역사의 능선을 타고 이 밤도 허우적거리며 가야만 하는 겨레가 있다. 고지가 바로 저긴데 예서 말 수는 없다. 넘어지고 깨어지고라도 한 조각 심장만 남거들랑 뒹굴며 부둥켜안고 가야만 하는 겨레가 있…
북청 물장수 |2008. 12.25

김동환 새벽마다 고요히 꿈길을 밟고 와서 머리맡에 찬물을 쏴- 퍼붓고는 그만 가슴을 디디면서 멀리 사라지는 북청 물장수. 물에 젖은 꿈이 북청 물장수를 부르면 그는 삐걱삐걱 소리를 치며 온 자취도 없이 다시 사라져 버린다. 날…
고난의 십자가 |2008. 12.24

심재일 나의 생명을 관장하시는 그분 무기력하게 십자가에서 죽어가는것도 능력 이였다 주님이 가장 낮은 자리에서 십자가에 기댈 때 하나님마저 고개를 돌려야만했던 자리 속죄하는 그리스도의 보혈로 나의 있어야 할 자리…
겨울비 내리는 날 |2008. 12.23

김 경숙 시간 개념을 앗아가버린 날이면 가난한 이의 겨울맞이처럼 힘발 서지않는 움직임이 영 서럽기만 하다. 눈내림처럼 밝은 색채감도 없고 화사한 분위기도 차려내지 못한 축축한 질감 속의 묵화. 아직 덜 여문 추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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