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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춘문예 ]
2023 전남매일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2023. 01.02

후계자 면접을 보러왔다는 젊은이가 구두방문을 열고 들어왔다. 추위 때문인지 젊은이의 뺨이 유난히 붉었다. 나는 손짓으로 자리를 권하고는 찬찬히 젊은이를 바라보았다. 젊은이가 다시 일어나 공손하게 인사를 했다. “면접 전에 자…

어둠으로 빛을 끌어내는 역설 미학 돋보여 |2023. 01.02

소설은 이 세상 희로애락의 인간 신음을 언어로 표현한 문예활동이라는 원론적 소신과 입장 그리고 한국에만 존재한다는 관습적 문단 데뷔의 수준을 고려하며 심사에 임했다. 응모작 중에서 일단 일곱 편을 먼저 가려내고 다시 집중하여…

"유산으로서 광을 말하고 싶었다" |2023. 01.02

은은하게 광이 난 구두를 신고 나서면 기분이 좋았다. 증권맨이라는 직업상 구두로 말하는 삶을 살았다. 고객에게 신뢰를 얻기 위해 구두는 항상 잘 닦여 있어야 했다. 하나로는 부족해 두세 개의 구두를 번갈아 신었다. ‘구두굽이 닳아…

2023 전남매일 신춘문예 동화 당선작 |2023. 01.01

“열려라! 참깨.” 주문을 외쳤다. 굳게 닫혀있던 동굴 문이 열렸다. 맛있는 냄새가 빠져나왔다. 냄새에 끌려 동굴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정신을 차려보니 양손에는 닭 다리와 치즈스틱이 들려있었다. 영혼의 단짝을 만난 내 입은 반가…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며 함께 나아가기 |2023. 01.01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 있더라도 전혀 다른 이야기가 탄생하는 것은 우리가 각각 다른 존재이기 때문이다. 무수한 세상의 이야기들 중 또 어떤 작품이 새롭게 세상과 만나게 될까 큰 기대를 품고 응모된 작품들을 읽었다. 요즘 환타지나…

"행복한 꿈을 그려가는 작가 되겠다" |2023. 01.01

몇 년 전, 한 아이에게 물었다. “꿈이 뭐야?” 아이는 한참을 생각하다 말했다. “선생님은 꿈이 뭐예요?” 아이의 질문에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어른이 되고 한 번도 받아보지 못한 질문이었다. ‘나도 꿈이 있었나? 내 꿈은 뭐…

2023 전남매일 신춘문예 시 당선작 |2023. 01.01

요즘 뒤에 있는 것들이 좋아집니다 당신처럼, M에게도 빈티지 공간 하나 있었죠 그때 M은 무척 어렸고, M을 업었던 등은 순하고 따뜻한 조도를 갖고 있었어요 잠투정하던 M이 눈물 콧물 번진 얼굴로, 그곳에다 새근새근 잠을 기대놓으…

"성경 말씀이 시와 저를 연결시켜 주었습니다" |2023. 01.01

전혀 생각 못했던 당선전화를 받고, 하얀 밥물이 끓어 넘치듯 내 속에서 사계절 눈물이 흘러나왔습니다. 초년시절과 청년시절, 성인이 되어서까지 평생 시를 동경했지만 통성명도 못한 채 헤어지고 긴 세월이 흘렀습니다. 지금 저는 필…

시적 사유의 깊이와 상상력에 중점 |2023. 01.01

책상에 쌓인 원고를 하나하나 읽어나가면서 삶이 팍팍한 시대에도 문학을 향한 열기는 뜨겁다는 것을 느꼈다. 시적 사유의 깊이와 시적 구성, 상상력의 폭과 넓이에 중점을 두고 살펴보았다. 그중에 ‘광합성 야구’, ‘서부 우회도로’…

[전남매일-신춘문예]소설 당선작-굿바이, 라 메탈 |2020. 12.31

광장은 고요하다. 라인 밖(off line)에서는 문식이라 불리는 다나. 게임 속 광장을 가로지른다. 건물 곳곳에서 적의 호흡이 느껴진다. 강한 파괴력을 지닌 TRG-21 에임에 눈을 맞춘다. 연사 속도 0%, 반동이 다른 총에 비해 심하다. 다나…

[전남매일-신춘문예]시 당선작-개미들의 천국 |2020. 12.31

아버지가 아침 일찍 공원 숲으로 간다. 노란 조끼를 입고서, 숲이 아닌 것들은 모두 줍는다. 나무와 나무 사이 아버지와 아버지 사이 쓰레기를 줍다가 잘못 건드린 개미집에서 후드득 쏟아져 나오는 아버지. 아버지는 아버지를 물고 개…

[전남매일-신춘문예]동화 당선작-어색한 전쟁 |2020. 12.31

분명했다. 누군가 우리 집에 살고 있었다. 우리 가족 말고 낯선 누군가가. 나는 오늘도 오싹 소름이 돋은 채 잠에서 깼다. 한 달 쯤 전이었다. “엄마야!” 깊은 새벽, 나는 침대에서 용수철처럼 튀어나왔다. 누군가 다가와 내 머…

[전남매일-신춘문예]동화 부문 심사평 / 김남중(동화작가) |2020. 12.31

전년보다 늘어난 응모작들을 하나씩 읽다가 문득 가슴이 서늘해지곤 했다. 동화는 상처를 아물게 하는 치유와 성장의 문학인데 고단하고 냉엄한 현실이 여지없이 반영된 작품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기 때문이다. 어른들에게도 버거웠던 …

[전남매일-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꾸준한 글쓰기로 묵묵히 나아가겠다" |2020. 12.31

‘문턱’이 지닌 의미를 탐색하며 글로 풀어낼 방법을 찾고 있었다. 이 방에서 저 방, 안과 밖, 이쪽과 저쪽, 이 세계에서 저 세계 등등. 어딘가로 건너기 위해선 꼭 넘어야 할 경계. 당선 전화를 받는 순간 높은 문턱 하나를 넘었다는 안…

[전남매일-신춘문예] 시 당선작 "당신의 삶이 시였음을 이제야 고백합니다" |2020. 12.31

어둡고 좁은 내 방에서 오랜 시간 시와 동거해 왔습니다. 사이가 좋다가도 등을 돌리기도 하고 때로는 기나긴 외사랑에 울기도 했습니다. 다가가면 멀어지는 날이 많아질수록 나는 자주 가슴앓이를 했고 자주 절망했습니다. 그러기를 십여…

[전남매일-신춘문예] 동화 당선작 - 내가 원하는 모든 걸 만들 수 있는 행운 |2020. 12.31

처음 당선 소식을 듣자마자 떠오른 건 고마운 사람들의 얼굴들이었습니다. 나의 영원한 스승 아빠, 더 할 나위 없이 뒷바라지해준 엄마, 감사합니다. 좋은 작품 쓰라고 날마다 기도해주신 시댁 식구들, 외삼촌네, 동생네, 모두 그 덕입니…

[전남매일-신춘문예] 시 부문 심사평 / 나희덕(시인) |2020. 12.31

700여 편의 응모작들을 읽었다. 코로나 시대의 어둡고 우울한 사회 분위기가 느껴지기도 했지만, 고향이나 농촌을 배경으로 한 생활 시편들이나 자연 친화적인 서정시들이 여전히 주류를 이루었다. 그러다보니 너무 직설적이거나 감상적인…

[전남매일-신춘문예] 소설 부문 심사평 / 송은일(소설가) |2020. 12.31

2020년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코로나19의 해’일 것이다. 전남매일 2021년 신춘문예 소설부문 응모작들을 심사하기 전에 코로나19에 관한 내용이 다수 포함되어 있으리라 예상했다. 예상과 달리 코로나19 상황을 다룬 작품은 드물었다…

어쩌다가 |2020. 01.01

방 안에 웅그리고 있던 어둠의 잔흔이 서서히 물러나자 방의 모습이 희끗하게 드러났다. 자그마한 원룸, 방바닥 가운데에는 무명이불이 깔려 있었다. 두꺼운 이불은 볼록하게 솟아올라 입구를 내놓은 가묘처럼 어른 두상만한 틈이 들떠있…

나머지 인간 |2020. 01.01

허름한 옷 입고 재즈만 듣는다. 사랑의 원가에 애착의 비용을 들인다. 가끔 일상은 사람을 멀어지게 만든다. 거리와 집착의 변수에 비례해 망각된다. 비위에 거슬리는 언행으로 허덕거린다. 나머지도 인간이다. 이틀간 잠만 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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