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안목으로 5·18 의미 확대

곽송연 ‘오월의 정치사회학’
피해자 아닌 가해자 분석 시도
양진영 ‘5월의 문학정치’
5·18 소설의 정치적 성격 조명

2023년 05월 23일(화) 19:19
5·18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이후에도 관련 학술논문을 발표해온 학자들이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가해자를 분석하고, 5·18 소설의 정치적 성격을 조명한 책을 펴냈다. 양진영씨의 ‘5월의 문학정치’와 곽송연씨의 ‘오월의 정치사회학’이다.

양진영씨의 ‘5월의 문학정치’는 5월 문학을 역사적 상처와 죄의식의 표명에 치중한, 소시민적 서사물로 봤던 견해를 새롭게 조망한다.

저자는 지난 40여 년간 5월 문학에 대한 연구가 서사의 의미에 방점을 둬 죄의식, 부끄러움, 트라우마와 치유, 민중성 등 몇 개의 범주 내에 머물러 왔음을 반성하면서 이들 작가는 총 대신 펜을 통한 저항을 선택했음을 강조한다.

5·18은 1979년 유신 체제가 붕괴된 후 권력을 폭력적으로 장악한 신군부에 대한 국민 차원의 저항으로 1980년 5월 이후 광주 지역의 문인들은 군사 정부의 폭력과 그로 인한 인권 침해를 문학이나 예술 활동 등을 통해 알릴 수밖에 없었다. 이 시기에 문학은 공권력의 강압에 의해 침묵했던 언론을 대신해 대항 기억의 형성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어두운 시대의 작가들’로 부른다.

저자는 5월 문학 텍스트를 분석함으로써 문학과 정치의 상호 작용 및 문학의 정치성을 논의할 수 있는 새로운 안목과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5·18 문학 연구(5·18문학에 나타난 기억과 글쓰기의 관련 양상 연구)로 서강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저자는 ‘5·18희곡에 나타난 환상 연구’, ‘5·18 소설의 정치미학 연구’, ‘한강 소설에 나타난 애도와 원한 연구’ 등 다수의 5·18 관련 학술논문을 게재했다. 중앙일보 신인문학상 평론 부문에 당선돼 평론가로 활동 중이며 경상일보신춘문예(시), 김만중문학상, 목포문학상 등 10여 개의 문학상을 수상했다.

곽송연씨의 ‘오월의 정치사회학’은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때 벌어진 정규군의 시민 학살을 가해자의 행동 동기를 중심으로 분석하려고 시도한 책이다.

저자는 학살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정당하다고 믿는 고위 간부·지도자 집단의 인식이 제주 4·3, 여순사건, 보도연맹사건 등 일련의 학살 사건을 거치면서 공고해졌고 이런 이데올로기가 학살의 토대가 됐다고 봤다.

특히 정규군이 국민 살해에 동원된 것에 주목했다. 명령체계에 따른 복종, 이데올로기 주입 효과, 동료 집단의 압력과 집단의 순응성 등의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는 이론적 틀로 정규군의 학살에 나선 과정을 해석했다. 현장에 함께 있었던 지휘관의 명령이나 다그침이 살해 행위 실행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살펴볼 수 있는 계엄군 병사의 증언도 함께 소개했다. 광주에서 벌어진 학살에 대해 당시 다른 지역이 침묵한 이유는 무엇인지, 이후 지배 세력은 어떻게 학살을 감췄는지에 대한 분석도 실었다.

저자는 박사학위 논문으로 ‘5·18 광주와 국가의 지역주의 담론 연구’를 제출했으며, 이후 국가 담론과 5·18 가해자, ‘정체성의 정치’에 대한 연구를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2021년 한국정치학회 ‘Research Grant’ 수상 결과물인 ‘민주화 이후 5·18에 대한 부인(denial)의 정치학’ 등 11편을 발표했고, ‘동북아 냉전체제의 고착과 문화적 재현’을 함께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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