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 소통하는 기쁨 한편의 시에 담겼네

전국 성인문해교육 시화전 10년
기념 시집 ‘일흔 살 1학년’ 발간
수상작 1,278편 중 100편 엮어

2022년 08월 31일(수) 09:51
“못 배운 것이 한이 되어서 불쑥 쓴 것이 그렇게 됐어요. 내가 그놈의 시를 써야겠다 하고 깊이 생각한 것이 아니고 내가 살아온 게 까막눈이라 그 이야기를 썼는데, 아이고, 그게 시가 될 줄 몰랐지.”(‘도로 까막눈’신정득)

“어떻게 한 번에 써. 쓰고 고치고, 쓰고 또 고치고……. 이래야 맞나 저래야 맞나, 금방 못 쓰고 만날 고쳤어. 시를 쓸 때는 내가 살아온 이야기라 옛날 일이 생각나서 마음이 좀 우울했지만 다 쓰고 나니까 기분이 좋았지!”(‘나를 들키고 싶지 않았다’김금례)

글로 소통할 수 있게 된 ‘일곱 살’ 어린이의 마음을 ‘일흔 살’이 되어서야 경험한 100명 어르신의 세계를 담은 시집 ‘일흔 살 1학년’이 발간됐다.

‘일흔 살 1학년’은 그간 전국 성인문해교육 시화전 참여작 6만편 가운데 수상 작품 1,278편 중 100편을 엮어 만든 기념 시집이다.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이 ㈜창비교육과 협업해 제작한 ‘전국 성인문해교육 시화전’ 10주년 기념 시집으로 나태주 시인과 김성규 시인, 오은 시인, 오연경 문학평론가가 엮은이로 참여했다.

이번 시집에 시를 수록한 이들은 글보다 삶을 먼저 배운, 단단한 내공을 품은 인생 시인들이다. 늦은 나이에 처음으로 글을 배워 평균 나이가 일흔이 훌쩍 넘는다. 애써 배운 것도 돌아서면 잊어버리고 말아 속상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공부하다 보니 어느새 간판도 보이고 딸에게 문자 메시지도 보낼 수 있었다고 돌아본다.

시집은 유머가 담긴 시, 한을 품고 산 아픔을 표현한 시, 글을 배운 후 기쁨을 노래한 시 등 3부로 구성됐다.

나태주 시인은 “노년에 이른 분들이 늦은 나이에 글을 처음 깨치고 그 기쁨을 표현한 시는 단순하고 소박하지만 감동의 폭은 대단했다”면서 “인생에 대한 원망이나 한탄 대신 기쁨과 만족이 담겨 있는, 살아서 숨 쉬는 글들이었다”고 밝혔다.

오은 시인은 “시 한 편 한 편에 한 사람의 삶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시를 읽고 시집을 엮으며 그분들의 삶의 한 귀퉁이에 잠시 서 있는 기분이 들었다”고 전했다.

강대중 국가평생교육진흥원장은 “‘일흔 살 1학년’은 글로 소통할 수 있게 된 ‘일곱 살’ 어린이의 마음을 ‘일흔 살’이 되어서야 경험한 100분 어르신의 세계가 담겨있다”며 “어디서든 무엇이든 배우고 가르치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면 한 번은 꼭 보기를 권한다”고 말했다.

‘일흔 살 1학년’ 시집은 유네스코가 제정한 세계 문해의 날(9월 8일)에 출간되며, 일반 서점에서 구매가 가능하다.



/최진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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