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산권 세계지질공원 재인증 ‘기로’

내달 유네스코 실사단 검증
파트너십 강화 등 17개 평가
지지부진 플랫폼센터 등 비상
이행 못한 권고사항도 상당수

2022년 08월 11일(목) 18:27
무등산 서석대.
무등산권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이 재인증의 기로에 섰다.

유네스코 실사단의 4년 주기 현장 실사가 내달 진행되는 것으로, 광주시는 화순·담양군 등 관련 지자체와 협업에 나서는 등 재인증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지질유산과 지역문화를 연계한 생태관광 인프라 구축, 파트너십 개발, 네트워크 강화 등 유네스코의 권고사항조차 제대로 실현하지 못하고 있는데다 낮은 브랜드 인지도에 지지부진한 플랫폼센터 건립 등 핵심 과제 추진도 더뎌 재인증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11일 광주시에 따르면 유네스코 실사단은 오는 9월 19~22일 무등산권 세계지질공원을 방문해 현장평가를 진행한다. 당초 지난해 하반기 예정이었던 현장 실사는 코로나19 확산으로 1년여 가량 밀렸다.

실사단은 세계지질공원 재인증과 관련 총 17개 항목에 대한 평가를 실시한다.

평가는 크게 3가지로 나눠 권고사항은 ▲지질 유산과 자연·문화유산 간 연계·홍보 ▲협력 기관과의 파트너십 전략 개발 ▲대도시 지속가능성 평가 ▲타 세계지질공원 네트워크 강화 ▲직원 중 여성 역할 보장 등이다.

자체평가로는 ▲지질·경관 ▲관리구조 ▲안내 및 환경교육 ▲지질관광 ▲지역 경제발전 등이 진행된다.

인증 이후 실적 평가는 ▲세계지질공원 네트워크 활동 기여 ▲관리 구조·재정 현황 ▲보전 전략 ▲전략적 파트너십 ▲마케팅 및 홍보 활동 ▲지속가능한 경제적 발전 등이다.

유네스코는 현장실사를 마치면 신청서 심사와 실사 결과를 토대로 내년 4월께 재인증 여부를 확정한다.

이에 광주시, 전남도, 화순군, 담양군 등 관련 지자체들은 평가 준비에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이들 지자체들은 무등산권 지질공원 세계화 사업추진단과 함께 명소 현장 점검, 필요 서류 작성·보완, 시설물 관리 등에 머리를 맞대고 있다.

하지만, 재인증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만만찮다.

먼저 지금껏 지자체 간 통일된 관리체계가 구축되지 않았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무등산 권역은 광주시와 담양·화순군 일대를 아우르고 있지만 주된 업무는 광주시 녹지정책과에서 전담하고 있다. 업무체계 일원화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자 광주시와 전남도는 2018년 무등산권 통합본부를 상생 과제로 채택했지만, 행안부 협의, 지자체 운영심의위원회, 조례·정관 제정 등 복잡한 절차에 발목잡혀 있다. 이로 인해 의사결정이 늦어지는 등의 문제가 불거져 화순군은 도곡면 효산리 모산 고인돌마을, 춘양면 대신리 지동마을, 이서면 야사마을을 주민 주도 지오빌리지로 선정한다는 계획이었지만, 한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세계지질공원 인증 후 핵심 콘텐츠로 추진한 ‘동아시아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플랫폼센터’ 건립도 삐걱대고 있다.

광주 북구 충효동 생태문화 마을 내에 들어설 플랫폼센터는 국가지질공원과 세계지질공원 관리, 동아시아권 세계지질공원 관계자 교육, 훈련, 교류 기능을 수행한다. 450억원 규모였던 이 사업은 2019년 10월 행안부 중앙투자심사에서 재검토 판단을 받아 보류됐고, 사업비를 327억원(국비 158억원, 시비 169억원)으로 줄여 2020년 6월 심사를 통과했다. 이후 설계비 등의 명목으로 국비 70억원을 확보, 현재 실시 설계가 진행 중이다. 최초 사업 구상 당시 내년에 준공을 완료 한다는 계획이었지만 2025년으로 2년이 미뤄졌다.

지질공원과 연계한 ‘지오브랜드’ 사업도 저조한 실정이다.

지오브랜드는 2018년 9월 무등산 인근 지오빌리지 1곳(청풍마을), 마을 인근 식당 등 16곳과 지오파트너 협약을 체결했다. 이후 2021년 1월 브랜드 ‘지오푸드(Geofood)’에 무돌저잣거리동동주, 전통두부, 청국장, 허브꽃차 등이 가입했다. 파트너 협약에 참여한 상인들은 지오푸드 로고를 적용한 라벨, 간판 등을 활용하고 있지만, 현저히 떨어지는 브랜드 인지도 탓에 체감도는 크지 않다. 지질공원을 지역 농산물과 연계해 대표 브랜드로 키우겠다는 애초 취지와도 거리가 멀다.

광주시 관계자는 “재인증에 대비해 자체 평가를 진행했지만, 성공 여부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이다”며 “전남도 무등산국립공원 사무소 등 관련 기관들과 함께 인증 절차를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무등산권 세계지질공원은 광주 501.18㎢, 화순 95.18㎢, 담양 455㎢ 등 총 1,051.36㎢에 이른다. 이중 지질명소는 총 20곳으로, 주상절리대 5곳과 풍화 지형 10곳, 퇴적지형 1곳, 화석지 1곳 등이다. 세계지질공원은 4년 주기로 재인증 심사를 거쳐 브랜드 지위 여부를 결정한다. 유네스코는 재인증 심사 중 권고 사항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조건부 승인을 통해 1~2년가량 유예기간을 두고, 부적격 사유가 시정되지 않을 시 인증을 취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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