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수의 뮤직 줌 <55> 바리톤 공병우

"음악과 삶으로 모두에게 선한 영향력 주고파"
기독교 집안 영향…자연스레 성악 접해
스페인 콩쿠르 특별상 수상 기억에 남아
성악가 3가지 덕목은 "열린 마음·귀·소리"

2022년 06월 30일(목) 21:58
광주시립오페라단이 제작한 ‘베르디 운명의 힘’에 출연한 공병우.
소리로 영혼을 치유하고, 과거를 회상하는 노스텔지어에 빠지며 사소한 슬픔도 한 번 깊이 느끼고, 울면서 감정이 순화되는 것을 오롯이 표현하며 진정한 가수로 남고 싶은 성악가가 있다. 바리톤 공병우를 만나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성악을 전공하게 된 배경은.

▲어릴 적 기독교 집안의 배경 속에서 자연스레 찬송가와 복음성가 등을 부르며 서양음악에 쉽게 노출되어 있었는데 친구로부터 선물 받은 프릿츠 분덜리히(Fritz Wunderlich)의 노래 테이프에서 ‘아델라이데’를 듣고 성악을 해보겠다는 마음을 먹었습니다.



-보통 성악으로 유학을 고려할 때 독일이나 이탈리아를 선택하는데 프랑스로 유학을 결정하게 된 이유가 있다면.

▲저 또한 마찬가지로 유학을 당연히 이탈리아에 가서 발성을 배운 후 독일에 가서 직장을 얻자고 다짐했는데, 서울대 대학원 재학 중에 친구의 권유로 프랑스 국비장학생 콩쿠르에 나가서 우승하게 돼 프랑스 국비로 학비와 생활비를 받는 조건으로 유학을 가게 됐습니다.



-독창회에서 말러의 가곡을 넣어서 프로그램을 만들 정도로 말러의 작품을 좋아하는 것 같다. 말러 작품의 매력을 소개한다면.

▲제가 생각하기에 말러는 독일 가곡에 있어 정신적으로든, 음악적으로든 최고봉에 서 있는 음악가입니다. 주제의 깊이와 세련된 화성의 표현으로 가곡을 부르고 있다기 보다는 거의 심포니에 보컬이라는 한 일부분으로 참여하는 느낌입니다.



-과거 한 인터뷰에서 2시간짜리 오페라보다 25분짜리 말러 가곡이 더 어렵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가 있다면.

▲말러 가곡이 가지고 있는 주제의 깊이를 혼자서 25분간 끌어가는 데는 상당한 집중력과 피로도가 요구됩니다. 2~3시간짜리 오페라도 물론 집중을 해야겠지만 동료 가수들과 무게를 나누고 있어 조금은 수월하겠죠. 말러 가곡이 다른 가곡과 오페라에 비해 꽤 넓은 보컬 레인지(음역)를 요구한다는 지점에서도 그렇습니다.



-지금까지 수많은 무대에 올랐다. 가장 기억에 남는 무대와 기억에서 지우고 싶은 무대가 있다면.

▲예전에 스페인에서 콩쿠르에 특별상을 받았는데 다시 입상자들만의 연주에서 제가 제일 큰 환호를 관중들에게서 받았어요. 가장 잊을 수 없을 때를 꼽으라면 그때인 것 같습니다. 절치부심해서 잘 부른 것이 적중했을 때의 기쁨이랄까. 잊고 싶은 기억은 보르도에서 공연한 로시니 신데렐라(La Cenerentola)중 ‘단디니’역을 맡았을 땝니다. 그 당시에 좀 힘들던 스케일 부분을 잘 소화 못 해서 망신을 당한 기억이 있어요. 역시, 음악을 잘할 능력이 될 때 역할을 맡는 게 중요하다는 걸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광주시립오페라단이 제작한 ‘베르디 운명의 힘’에 출연한 공병우
-최근 몇 년 독창회 프로그램을 보면 우리 가곡을 빼놓지 않고 소개하더라. 우리 가곡을 소개하는 이유와 선호하는 우리 가곡이 있다면.

▲한국 사람이 당연히 우리 가곡을 잘 불러야지요. 청중들도 한국 가곡을 부를 때 제일 호응이 좋고요. 아마 우리 말에 있는 정서와 힘이 서로 통하기에 그런 것 같습니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한국 가곡은 ‘임이 오시는지’입니다.



-본인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음악가 상이 있다면

▲이상적인 성악가란 노래를 통해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 사람 노래를 들으면 영혼이 치유되고 과거를 회상하는 노스텔지어에 빠지고 슬픔을 한번 깊이 느끼고 울면서 감정이 순화되는 그런 것이라고 할까요. 그렇게 하기 위해 소리도 크고 귀족적이고, 설득적이고, 체계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도달하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수련과 사고의 깊이가 필요하겠어요. 그러나 도달하기 힘들다 해도, 늘 노력해야죠.



-교육자로서 학생들에게 늘 강조하는 점이 있다면

▲항상 스스로가 상품이 되어야겠다는 마음을 잃지 말라고 합니다. 우리는 졸업과 동시에 쇼윈도 안의 상품이 됩니다. 비싸게 팔리던, 값싸게 팔리던 아무 찾지 않던, 진열되는 그 순간을 항상 두렵게 생각하면서 준비를 해야 합니다.



-성악가가 가져야 할 중요한 3가지 덕목이 있다면. 그리고 음악가로서 가진 궁극적인 목표가 있다면.

▲열린 마음, 열린 귀, 열린 소리라고 답하고 싶습니다. 성악가라면 충분히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음악가로서는 모두가 열광하는 음악가가 되고 싶어요. 음악으로 삶으로, 모두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그런 음악가가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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