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식사고 없는 안전한 전남을 위하여

유 민(안전보건공단 전남본부 경영총괄부장)

2022년 06월 21일(화) 17:24
유 민(안전보건공단 전남본부 경영총괄부장)
길을 걷다 보면 도로변에 맨홀뚜껑이 열려 있고, 맨홀 안에 누군가가 들어가서 작업을 하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열려있는 맨홀을 피해서 그냥 지나치겠지만, 그 안에는 아주 큰 위험이 도사리고 있을 수 있다. 오염된 흙, 썩은 물, 오·폐수 등이 들어 있는 맨홀 내부는‘밀폐공간’이며, 밀폐공간은 질식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질식사고가 무서운 이유는 매우 높은 사망률에 있다. 최근 10년간 196건의 밀폐공간 질식사고와 348명의 재해자가 발생했는데, 이 중 절반에 가까운 165명이 사망했다. 일단 질식사고가 발생하면 2명 중 1명은 사망하고 있는 것이다.

질식사고 위험장소는 기본적으로 환기가 부족하고 산소부족이나 유해가스 등 위험한 공기가 있을 가능성이 높은 장소다.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에서는 질식을 일으킬 수 있는 장소를 밀폐공간이라고 정의하고 18가지의 유형을 규정하고 있는데, 사방이 완전히 막혀 있지 않아도 환기가 부족하고 유해가스가 해당 공간에 머무를 수 있는 모든 장소가 밀폐공간이 될 수 있다.

밀폐공간에서 산소가 부족하거나 유해가스가 발생하는 이유는 매우 다양한데, 저장용기나 저장물질의 산화, 질소·아르곤 등 불활성가스의 사용, 미생물의 증식이나 발효·부패, 유해가스의 누출·유입 및 연료의 연소 등이 있다. 이러한 조건이 갖춰져 공기 중의 산소농도가 떨어졌을 때 수분 이내에 사망하는 등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일터에서 질식사고 예방을 위해 꼭 지켜야 할 사항은 다음과 같다.

첫째, 우리 사업장에 밀폐공간이 어디에 있는지, 해당 공간에 어떤 유해요인이 있는지를 파악해야 한다.

둘째, 밀폐공간이 파악됐으면 아무나 해당 장소에 들어갈 수 없도록 관계자 외 출입을 금지하고 질식위험이 있음을 알리는 표지를 부탁해야 한다.

셋째, 근로자가 밀폐공간에서 작업을 하는 경우 안전조치 여부를 확인한 후 적정한 경우에만 작업을 하도록 해야 한다. 작업시작 전 및 작업 중에 수시로 산소 및 유해가스 농도를 측정하고, 밀폐공간 내 공기를 적정 상태로 유지하기 위해 환기팬 등의 장비를 사용해 지속적으로 환기해야 한다. 또한, 환기를 해도 적정공기를 유지하기 어렵거나 환기가 어려운 장소의 경우에는 공기호흡기나 송기마스크 착용 등 추가적인 보호조치를 취해야 한다.

그렇다면 밀폐공간 작업을 하다가 동료 작업자가 갑자기 쓰러졌을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 대부분의 경우 동료를 구출하기 위해 아무런 보호장비 없이 밀폐공간 안으로 들어가는데, 이 경우 제2, 제3의 재해자가 발생할 수 있어 매우 위험하다. 밀폐공간에서 작업자가 쓰러진 것을 발견한 경우에는 먼저 119에 연락하고, 공기호흡기나 송기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에서 재해자를 구조하고 심폐소생술을 실시해야 한다. 적절한 장비가 없는 경우에는 안타깝더라도 119 구조대가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명심하자.

본격적인 여름철로 접어들면서 기온상승에 따른 작업 중 질식사고 발생 가능성이 매우 높아지고 있다. 질식 위험장소에 보호장비 없이 그냥 들어가면 손쓸 틈도 없이 사망할 수 있다는 사실을 꼭 기억하기 바라며, 안전수칙 준수를 통해 우리 전남지역에서는 단 한 건의 질식사고도 발생하지 않도록 다함께 동참해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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