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해와 용서’…진실이 밝혀지는 그날까지 계속돼야

5·18 기념식 이모저모

2022년 05월 18일(수) 20:26
18일 오후 광주 국립518민주묘지에서 묘비석을 밟고 대통령의 조화를 훼손하는등 행패를 부리던 한 50대 여성이 묘역에 꽂혀있던 무궁화로 참배객을 폭행하고 있다. /김태규 기자
세월호 유족도 5·18 묘역 참배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도 이날 민족민주열사묘역을 찾아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며 오월 영령들의 넋을 위로했다. 노란색 상의와 모자를 착용한 세월호 유가족 19명과 재단 관계자 8명 등 27명은 추모 단상 앞에 서서 5·18 민주화운동의 숭고한 정신을 기리며, 하얀 국화꽃을 헌화했다.

장동원 가족협의회 총괄팀장은 “8년 전 세월호 참사 당시 오월어머니분들이 ‘자식들을 위해서라도 힘을 내라’는 말로 많은 위로를 받았다”며 “그때부터 해마다 광주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는 이한열 열사 어머니 배은심 여사가 작고한 해”라면서 “민주화를 위해 헌신한 열사들의 어머니와 가족 협의회분들은 자식을 잃었다는 마음에서 같다. 묘역에서 그 슬픔이 전해진다”고 말했다.



거리두기 해제로 민주화 열기 ‘가득’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잠잠했던 국립 5·18 민주묘지에 민주화의 열기가 다시금 지펴졌다. 이날 오전 10시 국립 5·18 민주묘지는 올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됨에 따라 참배객들로 가득 찼다.

이날 기념식은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했으나 대선 후보 시절 약속했던 5·18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을 명확히 거론하지 않았다.

오월어머니회 박순금 씨(82)는 “반갑지는 않았지만 앞으로 잘하겠다는 말은 인상 깊었다. 보수정당이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른 것은 처음 본다”며 “헌법 전문 수록을 언급하지 않은 것은 아쉽지만 약속한 부분은 충실히 이행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개인·단체 추모객 몰려…전두환 비석 ‘관심’

○…민족민주열사묘역(옛 5·18묘역)에도 광주의 아픔을 잊지 않고 5·18 민주화운동 희생 영령을 위로하기 위한 추모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묘비 글귀를 읽어보며 그날의 고통을 조용히 읊어보는 시민부터 서로 아픔을 달래는 단체 추모객까지 한마음으로 민주화를 위해 희생한 영령들을 추모했다.

추모객들은 3묘원 입구에 있는‘전두환 비석’에 관심을 갖고 줄곧 ‘쿵쿵’소리를 내며 지나가는 한편, 열사들의 이름을 검색하며 새로 알게 된 사실에 눈물을 흘리는 시민들의 모습도 보였다.

추모에 참여한 정성욱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진상규명부서장(53)은 “오월 어머니회에서 당시 세월호 참사 때 가족을 잃은 슬픔을 공감해 줘 큰 힘이 돼 5·18 기념식은 빠지지 않고 참여하고 있다”며 “민주를 열망하고 투쟁했던 분들의 한을 풀어주기 위해서라도 진상 규명은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색 참배객…스님·고령자 ‘눈길’

○…42주년 5·18 기념식 참가자 중에서는 지팡이를 짚고 딸의 부축을 받으며 추모하는 할아버지도 있었다. 함평에 거주하는 김수원 씨(85)는 1980년 5월의 경험을 잊지 않기 위해 매년 기념식에 참가하고 있다.

김씨는 “1980년대에는 감시가 심해 묘역에 함부로 참배도 못했다”며 “동지들을 잊지 않기 위해 힘이 닿는 데까지 기념식에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승복을 입고 염불을 외며 추모하는 스님도 눈에 띄었다. 진관스님(60)은 전날 불교계에서 함께 추모를 했지만 이내 아쉬운 마음이 들어 한 번 더 방문했다. 진관스님은 “5·18 민주화운동 당시 타지역에 있어 직접 경험하진 못했으나 피를 흘리며 만든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은 종교를 막론하고 모두의 열망이었다”며 “불교도 탄압받던 시대가 있었다. 자유에 대한 갈망은 불교에서도 뼛속 깊이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 장기화에 열사묘역 관리 미흡

○…이날 민족민주열사묘역에는 고 이한열 열사와 지난 1월 8묘원에 안장된 그의 어머니 고 배은심 여사의 묘역에도 참배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하지만 지난 2년여간 계속된 코로나19 여파로 발길이 끊긴 탓인지 3묘원을 제외한 대부분의 묘역 관리가 미흡했다. 최근 8묘원에 안장된 배 여사 묘역 주변은 잡초가 무성했다.

8묘원을 참배하던 시민 김재형 씨(60)는 “비록 가족들이 개인적으로 관리하더라도 민주화 열사들을 기리며 많은 방문객들이 둘러보는 곳인데 아쉬운 부분이 있다”며 “광주시에서도 꾸준한 관심을 갖고 3묘원뿐 아니라 전체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숨은 활약…자원봉사자들 추모 지원

○…광주전남추모연대에서는 묵묵히 힘든 내색 없이 민족민주열사묘역을 방문한 추모객들을 위해 묘원 해설·음료 제공·주차 안내 등을 도왔다.

그늘 한 점 없이 햇볕이 내리쬐는 날씨였지만, 추모객들이 도움을 요청하면 주저없이 나서 묘원에 대한 설명을 이어나갔다.

김순 광주전남추모연대 집행위원장(50)은 “민주화에 대한 역사의식과 열사들의 정신을 알리기 위해 연대에서 같은 뜻으로 흔쾌히 자원봉사를 지원했다”며 “희생당한 영령들의 존엄성과 정신이 시민들에게 전달될 수 있는 것 만으로도 만족한다”고 말했다.



참배객 밀치고·1인 피켓시위

○…42주년 5·18 기념식이 열린 국립 5·18민주묘지에서는 크고 작은 소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50대 여성은 이날 오후 12시30분께 민주묘지 일대에서 20대 여성 참배객을 밀치고, 그 과정에서 행방불명자묘역 옆에 놓인 윤석열 대통령의 애도 화환 속 국화를 빼 주변에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오전 8시 40분에는 한 시민이 ‘광주두환 이천석열, 이천노동자 수백학살 살려내라’는 문구가 담긴 피켓시위를 진행하기도 했다. /민찬기 기자
이 기사는 전남매일[jndn.com] 홈페이지(http://www.jndn.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문의 메일 : jsnews008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