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서 먼저 알아본 '한국 소설' 인기

정보라 '저주토끼'·이민진 '파친코'
부커상 후보·애플TV드라마 원작
서점가 역주행…베스트셀러 등극

2022년 04월 26일(화) 17:46
[전남매일=오지현 기자] 최근 서점가의 ‘베스트셀러’로 떠오르며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소설 두 권이 있다. 정보라 작가의 단편 소설집 ‘저주 토끼’와 애플TV플러스 드라마의 원작인 이민진 작가의 동명 소설 ‘파친코’다.

지난 2017년 출간된 정보라 작가의 ‘저주 토끼’는 당시 큰 주목을 받지 못했으나 최근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히는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 후보에 오르면서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랐다. 이는 한국인 작가의 작품으로는 한강의 ‘흰’ 이후 4년 만으로, 영국 부커재단은 이 소설에 대해 “환상적이고 초현실적인 요소를 활용해 현대의 가부장제와 자본주의의 참혹한 공포와 잔혹함을 이야기한다”고 평했다.

이 책에는 “저주에 쓰이는 물건일수록 예쁘게 만들어야 하는 법이다”라는 첫 문장으로 시작되는 단편 ‘저주토끼’를 시작으로 총 10편의 단편들이 실렸다. 초현실적인 방식으로 누구보다 현실적인 경고를 던지는 소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좋은 세상을 위해 함께 연대하며 나아가는 많은 이들의 행보를 응원하고 심심한 위로의 말을 전한다. ‘저주토끼’는 최근 미국의 대형 출판그룹인 아셰프북그룹을 비롯해 중국, 스페인, 인도네시아, 폴란드, 브라질 등 총 15개국에 판권이 판매되는 기염을 토했다.

한국계 1.5세인 미국 작가 이민진의 소설 ‘파친코’ 또한 드라마의 인기에 힘입어 출간 4년 만에 베스트셀러에 등극했다. 한국에서도, 일본에서도 이방인일 수밖에 없었던 재일동포들의 처절한 삶을 현실적으로 그려냈다는 평을 받은 이 작품은 일제강점기부터 1980년대까지를 중심으로 4대에 걸친 한 가족의 역사를 격동의 한국사와 함께 맞물려 그려낸 소설이다. 2017년 출간돼 전미도서상 최종 후보에 오르는 동시에 뉴욕타임스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기도 했으나, 당시 국내에서는 그리 빛을 발하지 못했다.

이러한 서점가의 최근 움직임은 국내 순수문학 뿐만 아니라 장르문학이 내포하고 있는 문학성과 그 미래까지 보여주는 하나의 증거로, 국내보다는 세계에서 먼저 이를 주목하며 국내로 그 열기를 확장시켰다는 점이 다르다.

이에 한 문학계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문학계는 순수문학과 등단에 집중돼 있어 장르문학 등 다른 종류의 문학이 그 저변을 확장하는데 한계가 있다”며 “장르와 관계없이 탄탄한 스토리를 바탕으로 한 작품들이 전세계에서 먼저 주목받으면서 국내 문학계에도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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