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바다·암석해안…섬 사이 생태계 보고

신안 하의면 작은 섬들
다시마 밭 전복양식장 끝이 없어
일제강점기 군사시설 산재
갯벌 경관은 신비스러움 자체

2022년 03월 10일(목) 17:14
하의면 옥도 전경
[전남매일 신안=이주열 기자]신안군 하의면의 관문인 웅곡항에서 출발하는 섬사랑호는 북쪽에 위치한 작은 섬들을 향한다. 뱃머리 왼편으로 다시마 밭과 전복양식장이 끝없이 펼쳐졌다.

갯벌과 바다가 만나는 곳에는 김 양식장이 드넓게 자리 잡았다. 바다 속으로 발을 내린 크고 작은 지주목에 김이 영글어 가고 있다. 다시마, 전복, 김 양식장은 섬과 섬 사이를 빼곡히 채웠다. 맑고 깨끗한 바다와 영양이 한가득인 갯벌은 섬사람들의 삶의 터전이다.



장병도 갯벌

◇장병도

20여분을 달려 온 배는 장병도 선착장에 닿았다. 다른 섬들과 달리 차가 먼저 내린다. 미끄러운 이끼 탓에 안전사고를 감안한 승객을 위한 배려다.

낡은 대합실 앞, 뒤로 각종 어구가 즐비하다. 몇 발짝 옮기면 어업인들의 쉼터고, 장병교회를 지나면 마을 입구다.

자동차 한 대 겨우 지나갈 수 있을 정도의 비좁은 골목길이 제법 운치 있다.

군데군데 가늘고 작은 대나무들은 집을 둘러쌓았다. 야트막한 언덕 밑에 나란히 앉은 집들의 완벽한 방풍 역할을 하는 셈이다.

노인회관 팔각정자 앞에도 대통령 선거벽보가 내 걸렸다. 마을 구석구석을 쫓아도 사람, 자동차를 구경하기가 힘들 정도로 조용하다.

섬의 모양이 긴 자루처럼 생겨서 ‘장병’이다. 장병도와 소장병도는 원래 280m정도 떨어져 있는 섬이었다. 둑을 막아 염전을 만들면서 하나가 됐다.

바다를 끼고 이어진 방조제 길은 산책 코스로 제격이다. 주민들이 어로행위를 하기 위해서 자발적으로 놓은 길 끝은, 바다다.

물 빠진 넓은 갯벌 여기저기로 듬성듬성 난 발자국 길이 눈을 이끈다. 찰밥처럼 차진 ‘큰뻘’에서 굵고 길이가 짧은, 맛 좋은 낙지를 잡는다. 큰뻘은 생물종다양성을 직접 체험하기에 적합하고 갯벌 주변의 물새를 관찰하기에도 적당한 곳이다.

마을 중앙부에는 새우 입식 준비를 마친 양식장이 여러 곳 있다.

지난 2012년 귀어한 유종건씨는 새우양식 초기 실패를 거듭하다 2-3년 전부터 흑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70톤을 생산해 약 8억원의 판매고를 기록했고 올해는 중간육성장을 추가로 조성해 생산량을 늘릴 계획이다.

예전에는 김과 숭어가 장병도의 대표적인 특산물이었으나 현재 주민들의 대부분은 전복 양식에 종사한다. 배를 타기 위해 되돌아가는 길, 뭉개 뭉개 피어 오른 구름이 걸친 하늘이 눈부시게 파랗다. 갯벌 위에는 조업을 멈춘 예닐곱 척의 작은 배들이 밧줄을 잡고 휴식중이다.

하의-옥도

◇옥도

옥도는 하의도 북동쪽 끝자락에 자리 잡은 섬으로 장병도와 마주보고 있다.

섬의 능선은 왕(王)자 형태로, 갯벌은 드넓고 ‘구자도’라는 아주 작은 섬이 있어 옥도로 불린다. 실제 인구는 70여명에 불과하다.

주민들은 논농사와 밭농사, 김 양식에 종사한다. 옥도치안센터와 옥도보건진료소가 주민들의 안전과 재산을 지켜주고 있다. 어민안전쉼터는 마을 사람들의 사랑방으로, 가끔 외딴 섬을 찾아온 이들을 위한 게스트하우스로 제공된다.

옥도는 자연 경관과 환경이 뛰어나고 전통문화가 곳곳에 잘 스며들어 있다. 일제강점기 군사 시설이 산재하고 근대기상업무 발상지로서 가치도 높다.

주민들은 옥도를 물과 돌, 낙지가 단연 으뜸이라고 입을 모은다. 마을 앞 갯벌은 인근 신의면까지 12km에 걸쳐 장관이 펼쳐지고 천혜의 어장이다. 넓은 갯벌에서 채취하는 다양한 생물자원은 주민들의 소득원 중 하나다.

갯골이 그려낸 갯벌 경관은 신비스러움 자체다. 모래가 많이 섞이지 않아 부드럽지만 뻘에 쉽게 빠질 수 있다. 옥도를 주변으로 하의도와 신의도, 안좌도, 장병도, 우목도, 반월도, 장산도가 둘러쌓았다.

바다 너머로는 도초도와 비금도, 상수치도, 주구도, 상·하사치도가 어깨를 나란히 한 형세다. 사방으로 닿고 팔방으로 이어진 탁월한 지정학적 위치와 교통의 편리성 때문에 ‘팔구포(八口浦)’로 불렸다.

섬은 장타원형에 가까운 형태로 해발 100m 내외의 구릉과 평지, 간척지로 나뉜다.

주민들은 마을에서 가장 높은 망마산(106.8m)과 짓제산, 갈머리산에 대한 자부심이 크다. 야산을 따라 형성된 골짜기에서 내려오는 풍부한 식수 탓이다.

마르지 않는 섬답게 예전엔 가뭄 때 하의도에서 물을 길러 가기도 했다.

옥도보건지소와 옥도교회 인근에 울창한 상록활엽수림 군락지의 기운은 상서롭다.

100년 된 팽나무를 중심으로 동백나무와 붉가시나무, 구실잣밤나무, 후박나무, 생달나무 등이 숲을 꽉 채웠다. 주민들에게는 학창시절 이곳에서 야외수업을 했던 기억들을 꺼낼 만큼 추억이 깃든 곳이다.

아름다운 섬 옥도는 지난해 ‘가고 싶은 섬’과 ‘어촌뉴딜300사업’에 잇따라 선정됐다. 지역민들의 편의와 삶의 질 향상에 목표를 둔 맞춤형 개발에 기대를 건다.


하의-문병도

◇문병도

‘문절이섬’, 문병도는 장병도의 북서쪽에 위치한다. 섬의 면적은 작고 교통도 불편하다. 가뭄이 들면 운반급수를 통해 식수를 해결해야 할 정도로 물이 턱 없이 부족한 편이다. 불편함 때문에 해마다 인구수는 급감했다. 현재 7세대 14명의 주 생계수단은 어업이다.

250m의 관로시설을 설치하고 마을상수도를 공급중이나 지리적 특성 때문에 식수로 사용하기엔 여의치 않다.

지난 2018년 입형다단고압펌프 2대와 역삼투막 여과장치 1식, 정수장치 및 전기설비 등 정수시설 시설물을 교체했다.

문병도에서 유일하게 김 양식을 하고 있는 송하명 씨(55)는 지주식(32ha), 부류식(12ha)에서 616책을 운영 중이다.

바닷가에서 만난 송씨는 “지난 2020년 9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모자반 피해로 생산량이 크게 줄어 평년에 비해 1/3 정도에 그쳤고 지난해 가을에는 해수온도가 평년보다 높아져 김 엽체가 물러지거나 탈락하는 피해가 발생했다”고 토로했다.

하의 개도

◇개도

하의면 후광리에 속한 ‘개도’는 포구 옆에 있는 작은 섬으로 ‘가섬’, ‘갓섬’으로 불리다가 ‘개도’로 바뀌었다.

1873년 창녕 조씨가 해남에서 이주해 와 마을을 이뤄 한때 10가구 80여명이 모여 살았다. 현재도 조씨 집안사람 10여명이 살고 있다.

정월 대보름에 남녀가 어울려 동과 서로 나뉘어 줄다리기를 했다. 9월9일 중구에는 낙지를 잡아 상에 올리거나 삶아서 먹었던 ‘낙지환갑’ 풍속이 남아있다.

섬의 북쪽과 남쪽에 구릉이 있고, 그 사이에 작은 평지가 있다. 섬 안으로 들어가면 마을이 보이고 논 옆으로 하천이 흐른다.

저수지 옆에는 개도분교장 학교터가 있다. 마을 어귀의 붉은 벽돌로 지어진 건물은 옛 초소다. 일부 주민들은 논농사와 작은 밭에서 보리, 감자, 고구마, 마늘을 재배한다.

해안은 상당히 깊숙한 만을 형성하고 있고 바다는 봄과 여름에 난해성어류가 많이 모여든다. 도미·농어·우럭 등이 많이 잡혀 바다 낚시터로 인기가 높다. 갯벌 뒤로 보이는 무인도 대편도와 소편도는 개인 소유다.


하의-장재도

◇장재도

개도 맞은 편 섬 장재도는 행정구역상 능산리에 속한다. 지리적으로 하의도 대리와 인접해 왕래가 활발했다.

한때 김과 미역 양식이 주 소득원이었으나 현재는 전복양식이 활기를 띠고 있다.

조선 순조 시기(1808년)부터 사람이 살기 시작했고 섬의 지형이 큰 부자가 나올 형국이어서 장자도로 불렸다. 행정구역이 개편되면서 장재도라 개칭됐다.

장재도의 아이들을 위한 장재도분실이 지난 1969년에 설치됐다가 문을 닫았다.남쪽이 높고 북쪽이 낮은 구릉성 산지의 형태로 암석해안이 발달돼 있다. 세계적으로 뛰어난 생태계를 지니고 있어 신안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됐다.


하의-김 채취
하의 옥도 일본군우물
하의 옥도보건진료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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