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나'로 이끌 지도자는
2021년 12월 12일(일) 19:03
정진탄 월간국장 겸 논설위원
불가에서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며, 이후 산이 물이 되고 물이 산이 되며, 그럼에도 또 다시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란 말이 있다. 깨닫고 보니 산은 여전히 산이고 물은 여전히 물이더란 의미다. 다시 말하면 처음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일 때는 집착과 욕심이 많은 중생의 눈이었고, 수행 과정을 겪으며 산이 물이 되고 물이 산도 됐다가는 종국적으로 집착과 욕심을 놓아버려 산은 다만 그대로 산이고 물은 다만 그대로 물로 보인다는 깨달음의 실상이다.

이때는 이미 '작은 나'(에고·Ego)는 여의였고 '큰 나'(참나)가 작동하는 때다. 쉽게 말해 참나로 사는, 깨달은 자는 함께 사는 세상을 구현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 가며 그 과정에서 자신 눈앞의 부당한 이익에 집착하거나 연연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는 코로나19 질병의 고통을 겪으며 일종의 사회적 수행을 격하게 하고 있다. 남을 위한 배려, 어려운 이웃에 대한 도움을 새삼 익히고 있으며, 비대면 디지털 사회체제의 장단점을 겪고 있다. 이 단계가 끝나고 나면 코로나 이전의 삶보다는 훨씬 질서 정연한 삶을 누리게 될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다시 말해 '코로나 수행'으로 코로나 이후의 삶이 크게 업그레이드돼 있을 것이란 기대다.



코로나는 사회적 수행



개인 수행 차원도 크게 다르지 않아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삶의 희로애락을 제대로 겪어본 사람이 일반인의 고통을 잘 이해하고 즐겁게 할 수 있으며, 어려운 상황에서 구제의 힘을 발휘할 능력을 배가시킬 것이라고. 산전수전, 공중전을 다 겪어본 인물이 그렇지 않은 이보다 큰일을 하는데 여러 모로 낫지 않겠는가 하는 것은 상식이다. 현재 우리 사회는 선거 소용돌이 속에 빠져있는 데, 출마자들 중 인생의 이런저런 쓴맛을 겪은 이가 그렇지 않은 이보다 좋은 리더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것은 무리가 아니다. 측근들에 의해 급조된 정책 제시만으론 우리 사회를 이끌고 구제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고 자칫 국난을 맞을 수도 있다.

대선에서도 그렇고 지방선거, 특히 광역단체장의 선거에서도 똑같이 적용될 것이다. 지역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취약계층을 보듬고 코로나로 망가진 삶을 일으켜 세우는 것에서부터 다수의 소시민 삶의 질을 개선하고 도시 흐름을 획기적으로 전환하는 과정에까지 어떤 시련과 장애가 있더라도 이를 돌파해 갈 인간형이 요구된다. 단순한 뚝심형이 아니라 당대의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것에 공감하고 이를 지혜롭게 헤쳐 가는 진정한 엘리트형이다.

일례로 현재 잠들어 있는 광주를 일깨울 인물이 등장해야 한다. 도심에 생기를 불어넣고 시민이 생동감 있게 움직일 수 있게 도시기반시설을 깔며 창조적인 도시 계획을 하는 인물이 나와야 한다. 다채로운 기획을 통해 시민 에너지를 모으고 함께 마음을 나누는 장을 제시해야 한다. 이처럼 흥겹고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드는 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지만 누군가는 그런 일에 나서야 하고, 그 인간형에 공감형과 돌파형이 조화를 이룬 이가 적격일 것 같다. 정치적 기술만을 부리는 이가 아닌 진정으로 시민의 열망을 받들고 미래를 창조하는 이가 나와 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때는 4차 산업혁명을 맞고 있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광주시와 한국은 인공지능(AI)을 역점 산업으로 내세워 전진하고 있다. 최첨단 AI 기술의 시대, 빅데이터의 시대에 맞는 인간형은 지식형, 이성형을 넘어선 감성형, 공감형이 우세종이 돼야 한다는 게 평소 지론이다. 더 나아간다면 AI 시대에는 영성형 지도자가 적합하다고 본다. AI 시대는 이성의 최대치가 통용될지라도 인간답게 하는 영혼은 갈급하기 때문이다. 여하튼 최소한 이런 방향으로 노력하는 이가 미래 사회를 이끌어갔으면 하는 것이고 꼭 그렇게 될 것이다.



공감형 리더가 우세종



요즘 대선 후보뿐 아니라 광주와 전남 광역·기초 단체장, 지방의회 출마 예비주자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이들 가운데 공감형 리더를 찾아야 한다. 자신의 것을 과감히 놓아버리고 우리 모두의 것을 추구하는 돌파형, 이타적 수행형을 뽑아야 한다. 이에 근사치를 보이는 인물이 없지 않을 것이다. 정치의 '쇼 비즈니스'(Show Business) 영역을 넘어 국민(시민)의, 국민(시민)에 의한, 국민(시민)을 위한, 그리고 여기에 덧붙여 국민(시민)과 함께 하는 이가 간절하다. 개인의 욕심을 떠나 다수의 마음을 얻은 이가 지도자라고 한다. 우리 유권자는 이번에 선택을 잘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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