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파람 불지 마세요, 고양이가 아니예요.
2021년 10월 27일(수) 17:27
휘파람 불지 마세요, 고양이가 아니예요.
대유민 전남청소년성문화센터장

대학 1학년 신입생 때의 일이다. 구내 식당을 가는데 길 가에 서 있던 남학생 셋이서 하는 말을 들었다. 쌈빡 한데…. 걸음을 재촉하느라 뒷 말을 듣진 못했지만, 그때는 내가 예뻐서 그러는 줄 알았다. 하지만 이것은 예쁘고 멋있어서도 아니고 호감의 표현도 아니다. 상대는 마음에 들어서 그랬다고 변명할지 모르나 캣콜링은 성범죄일 뿐이다. 캣콜링은 17세기 중반 서양 극장에서 관객들이 불만을 표시할 때 시끄러운 소리를 내는 것이 화난 고양이 소리와 비슷하다고 해서 만들어진 용어로 거리를 지나는 여성에게 휘파람을 불면서 성희롱하는 행위를 뜻하는 말로 의미가 바뀌면서 점차 범죄로 인식되고 있다.

캣콜링(catcalling·고양이 부르기)은 울프 휘슬(wolf whistle·늑대 휘파람), ‘희롱한다’는 의미의 ‘플러팅(flirting)’이라고도 불리는데, 지나가는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남성의 시끄러운 휘파람 소리나 성적인 발언을 하는 경우, 간혹 무리의 남성이 여성 한 명을 타겟으로 ?아오는 경우, 엉덩이를 툭 때리거나 심지어 가슴이나 허벅지 등 몸을 만지는 경우를 말한다. 심할 경우 지속적으로 여성을 따라가서 성추행이나 강간을 일으키는 경우도 있다.

프랑스 캣콜링 금지법 제정

프랑스에서는 2018년 캣콜링 금지 법안 제정 이후, 퇴근길 버스에서 술 취한 30세 남성이 21세 여성의 엉덩이를 소리 나게 때리며 여성이 화를 내는데도 계속해서 큰 가슴을 가진 매춘부라며 모욕적인 발언을 이어갔다. 기사는 남성에게 물리적인 폭력을 당하면서도 경찰이 도착할 때까지 도망가지 못하도록 버스 문을 잠궜고, 출동한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되어 3개월 실형, 6개월 집행유예, 보호관찰 2년, 노동 봉사 의무와 여성을 모욕하는 성희롱 발언을 한 혐의로 벌금 300유로(약 40만 원)를 추가로 부과 받았다.

프랑스는 캣콜링 금지법은 길거리 성희롱 처벌법으로 최대 750(99만원 정도)유로의 벌금형에 처해 지는데 가는 길을 막는 행위, ?아 가는 행위 등이 포함된다. 코넬대 연구에 따르면, 전세게 여성 84%는 17세 전에 캣콜링 경험이 있다. 이처럼 세계적으로 캣콜링은 자주 일어나고 있으며 인종차별의 수단으로 이용되기도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얼마 전 베트남 국적인 여성 승객이 60대 택시기사로부터 “20만 원 줄 테니 맥주 한 잔 하고 같이 자자”는 제안을 받았다고 한다. 피해자가 성인이기에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13조 아동청소년의 성을 사는 행위에 관한 처벌 조항 적용이 되지 않는다.

지난 6월에는 서울에서 50대 남성이 지나가는 20대 여성에게 성관계를 요구했고, 거부하자 폭행을 했다. 그럼에도 경찰은 폭행 행위만 적용하였고, 지난해 12월에는 서울대입구역 인근에서 출근시간대에 불특정 다수 여성에게 전화를 하는 척하고 스마트폰을 귀에 댄 채 마치 누군가와 통화를 하는 척하며 여성의 뒤에 바짝 붙어 음담패설을 한 40대 남성에게 범칙금 5만 원만 부과했다.

프랑스, 이탈리아, 벨기에 등 다수의 유럽국가나 미국 여러 주에서는 캣콜링이 법적으로 금지돼 있거나 처벌을 강화해가는 추세이고 성범죄로 취급해 법으로 금지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직접적 접촉이 없으면 성범죄로 처벌이 어렵다. 이렇다 보니 실제 길거리에서 성매매를 제안받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지만 형사처벌 할 근거가 없다

거리 안심하고 다니는 사회

현재는 공공장소에서 성희롱적 발언이나 음란한 내용을 노골적으로 말하면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의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국회에서 심사중이다.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릴 수 있는 일명 ‘캣콜링 법안’이다.

이탈리아 여성의 88%는 캣콜링을 피하기 위해 일부러 멀리 돌아간 경험이 있다고 한다. 서구에서는 “우리는 당신들의 애완 고양이도 아니고 아기(baby)도 아니니 캣콜링을 하지 말라”는 의미로 ‘Cats against catcall’ 같은 구호도 있다

우리도 빨리 캣콜링이 범죄로 인식 되면서, 길을 멀리 돌아가지 않고 안심하고 거리를 돌아 다닐 수 있는 사회가 되길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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