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 장기화, 전남 농어촌 인력난

외국인근로자 입국 스톱, 인력수급 계획도 못세워
‘계절근로자’도 방역수칙 등 복잡해 희망 시군 전무
농어가 “생계 포기할 판”…정부·지자체 대책 시급

2021년 01월 14일(목) 20:34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전남지역 농어가들의 인력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농수축산물 수확 등 외국인 근로자가 도내 농어가 인력시장을 지탱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의 입국이 막힌 데 따른 것으로, 정부와 지자체의 선제적이고 장기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해졌다.

14일 출입국 외국인정책본부의 등록외국인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전남도내에 등록된 외국인근로자 수는 3만3,441명에 달한다. 이중 농업(E-9-03)은 2,784명, 어업(E-9-04)이 4,778명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농업비자는 나주 556명, 담양 274명, 무안 264명, 해남 250명, 함평 185명, 영암 152명, 화순 129명, 장성 114명, 보성 111명, 영광 108명, 강진 100명 등이다.

어업비자는 완도가 1,641명으로 가장 많았고 진도 990명, 여수 588명, 고흥 384명, 신안 352명, 해남 297명, 영광 162명, 목포 149명 등 순이다.

농어촌 현장에서 불법 체류자 등 미등록 외국인을 주로 고용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고용인력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처럼 전남 농어가 필요 인력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외국인 근로자들이 장기화되고 있는 코로나19에 발목잡히면서 지역 농어가의 수심도 깊어지고 있다.

통상 보통 1~2월께 한해 농사에 필요한 인력을 미리 대비해 온 농가들마다 상황을 예측하지 못해 생업을 포기해야 할 정도라는 볼멘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나주 금천면에서 배 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김모씨(48)는 “다가올 농번기 꽃 수정을 위해 20여명의 추가일손이 필요하지만 뾰족한 대책이 없는 상황이다”고 토로했다.

김씨는 “농번기 때는 지나가는 고양이 손이라도 빌려야 할 만큼 바쁜 시기다”며 “평소에는 한 인력사무소당 100명 이상의 외국인 근로자들이 상주하며 일감을 기다렸지만 코로나19로 현재는 30명이 채 되지 안된다”고 말했다.

이어 “합법적인 외국인 노동자들의 입국이 제한돼 웃돈을 주면서까지 불법체류자를 고용해야할 상황이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고 하소연했다.

여기에 농번기 때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법무부의 ‘계절 외국인근로자’ 제도도 2년째 멈춰 설 위기여서 인력난 더하고 있다.

법무부는 지난해 나주·고흥·보성·장흥·완도 등 5개 시군에 216명의 외국인 계절근로자를 배정했지만 코로나19로 단 1명도 입국하지 못했다.

올해도 시군을 대상으로 신청을 받고 있지만 2주간의 자가격리·방역수칙 준수 등 복잡한 절차로 인해 운영을 희망하는 시군은 전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농어가 일손 부족이 심화되면서 농어업 비중이 높은 지자체들마다 자구책 마련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경북도는 올해 농번기와 수확기에 필요할 농촌 인력수요를 23만명으로 추산하고, 농촌인력지원센터 확대 운영, 농촌인력중개센터 설치, 국민참여형 농촌 일손돕기 확대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농어촌 현장에서는 정부가 일손이 부족한 분야에 한해 내국인 고용을 유도하고 관련 보조금을 마련하는 등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장기적으로는 지자체나 공공기관이 외국 인력을 고용한 후 수요가 있는 농가에 직접 고용·파견하거나 농협 등이 사업을 대행하는 공공파견제 도입 필요성도 제기된다.

전남도 관계자는 “농업인들이 외부환경에 영향을 받지 않고 안정적으로 영농에 정착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며 “현재 각 시군을 대상으로 인력 수요 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를 토대로 중개시스템 개선, 지원센터 확충 등 대책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길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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