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에서 느끼는 한옥의 고즈넉함

전통과 역사 깃든 ‘서창향토문화마을’

2020년 01월 09일(목) 18:35
‘서창향토문화마을’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서창루와 세동각은 마을 활성화를 위해 숙박이 가능하도록 리모델링 됐다.
[ 전남매일=광주 ] 이보람 기자 = 레트로와 뉴트로가 사랑받는 요즘, 한국의 멋이 담긴 옛것을 찾는 사람이 많아졌다. 국악부터 전래놀이, 차, 한복, 고대 유물 등 오랜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것들이 각광 받기 시작하면서 특히 ‘한옥’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전주 한옥마을을 비롯한 서울 북촌과 경복궁에 문전성시를 이루는 관람객들이 그 인기를 입증해준다.

이렇듯 광주 시민들은 한옥마을을 하나의 여행코스로 생각하고 매번 먼 길을 나서곤 했다. 이러한 아쉬움을 달래고 도심 속 고즈넉함을 만끽할 수 있는 ‘서창향토문화마을’이 최근 입소문을 타고 가족 나들이 명소로 뜨고 있다.



‘서창향토문화마을’은 서구 세하동에 위치해 있으나 인적이 드문 곳에 있어 접근성은 다소 떨어진다. 시골을 연상케 하는 길을 따라가다 보면 큰 한옥 한 채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세동마을’이라고도 불리는 이곳은 마을 뒤로는 백마산, 앞으로는 넓은 들과 영산강이 지키고 있는 배산임수 지형의 촌락으로 조선중기 때 형성됐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본래 마을 창고가 있던 자리에 전통한옥마을을 조성, 전래놀이와 한복·짚신 신기, 전통음식 만들기, 악기 배우기, 한옥 스테이 등과 같은 체험을 마련했다.

취재를 위해 마을을 찾은 9일에는 매주 목요일 오전에 진행되는 풍물강좌가 한창이었다. 한옥과 함께 들려오는 장구 소리는 마치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매개체 같은 역할을 했다.

짚신과 한복, 지게 등 전통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다.
마을은 크게 서창한옥문화관이 있는 서창루와 세동각, 야은당이 있는 창수문, 세하당이 있는 학이문으로 나눌 수 있다.

서창루와 세동각은 마을의 가장 핵심적인 공간으로, 전통문화의 우수성과 아름다움을 안내하는 역할을 함과 동시에 한옥에 대한 의미를 알리는 곳이다. 마을 조성 당시에는 지역의 농경 역사를 알리는 박물관 형태였으나, 활성화를 위해 숙박 공간으로 리모델링하며 만들어졌다.

방에는 각각의 이름이 붙어있는데, 이 또한 마을의 역사와 연관이 깊다. 가장 인기가 좋은 ‘김세근 실’은 세동마을 출신의 김세근 장군의 이름을 그대로 따왔다. 김세근 장군은 임진왜란 당시 의병장을 모아 무술을 가르치는 등 공을 세운 인물이며, ‘세동마을’의 ‘세’ 또한 그의 이름에서 유래됐다. 역시 임진왜란 당시 의병을 일으킨 조선 중기의 문신 박광옥과 자연을 노래한 전원시와 애민정신이 담긴 사회시로 유명한 문인 박상, 일제강점기 때 서창나루에서 노를 저어 번 돈으로 지역민을 구한 박호련 등 마을 출신 중 역사적으로 알려진 인물들의 이름을 사용했다. 세밀화와 풍물, 들꽃자수 등의 전통문화 강좌가 진행되는 세화당 역시 한옥 스테이가 가능하다.

주말이면 투숙객들로 가득한 한옥 스테이는 편백나무로 지어져 자연의 향을 그대로 담고 있다. 꼭 숙박을 하지 않더라도 언제든 한옥 내부 관람이 가능해 우리의 전통가옥을 들여다 볼 수 있다.

맞은편에는 한복과 짚신을 무료로 대여해주는 무인 체험실이 있다. 10여 벌의 한복과 사이즈별로 구비된 짚신을 신고 마을 전체를 둘러볼 수 있으며, 투호 던지기, 널뛰기 등의 전래놀이와 평소 접하기 힘든 지게를 직접 어깨에 둘러볼 수 있다.

또, 사자춤과 향낭 만들기, 예절학당, 단오 세시풍속 등 시기별로 체험해볼 수 있는 전통문화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특히, 매 주말에는 예약을 통해 향낭을 만들어 볼 수 있는데 향낭은 옛날 노리개에 향을 넣어 가지고 다녔던 역사가 있다.

지난해에는 고추장·된장 담그기와 농촌체험, 연 만들기, 서창문화기행 등을 마련해 관람객으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올해도 다양한 전통문화 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될 예정이다.

또, 이곳은 마을 주민들과의도 조화를 잘 이루고 있다.

마을협동조합에서 운영하는 한옥카페는 모든 재료를 직접 만들어 깊은 맛을 더했으며, 한옥 특유의 아늑함과 운치를 느낄 수 있다.
서창한옥문화관 내에 위치한 한옥카페는 마을협동조합에서 운영 중이다. 마을협동조합의 모범 사례라 불릴 정도로 운영이 잘 이뤄지고 있으며 모든 재료를 직접 만들어 맛에 깊이를 더했다. 한옥이라는 공간에서만 느낄 수 있는 운치와 멋스러움도 자랑하는 마을 사랑방으로 통한다.

마을 창고가 있던 자리이기에 한옥카페 지하로 내려가면 보이는 ‘전통조리실’ 또한 마을 주민들과 공동으로 사용하고 있다.

서창한옥문화관을 둘러본 후에는 야은당으로 향했다. 야은당은 야은 김용훈을 기려 1936년 그의 제자들이 건립한 곳이다. 거사의 취지와 절의를 사모해 노래에 세상의 고난을 버리고 건강과 안락을 기리자는 뜻이 담겨 있다. 김용훈은 김세근 장군의 9대손으로 어려서부터 효성이 지극하고 학문과 덕행이 깊었다.

효심 깊은 김용훈을 기리는 야은거사 김해깅공 용훈 유적비명과 함께 열부 유인 김씨 행적비와 김세근 장군 훈적비 등이 마을 곳곳에서 세워져 있어 도심 속 한옥의 정취를 느끼기에 안성맞춤이다.

마을 바로 옆에는 한옥으로 지어진 작은 도서관과 만귀정, 용두동지석묘, 서창들녘낙조 등이 있어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이보람 기자         이보람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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