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군이 ‘여름 보양식’을 주제로 사계절 청정바다의 제철 수산물인 갯장어를 이달의 음식으로 선정했다.

17일 고흥군에 따르면 청정바다로 둘러싸인 고흥이 자랑하는 먹거리 중 하나가 ‘하모’이다. 6월부터 8월까지 제철이며 우리말로는 ‘갯장어’라고 불린다.

갯벌에서 잡힐 것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갯장어는 바다 한가운데까지 나가서 잡기 때문에 갯벌과는 무관하다. 이름의 ‘갯’은 갯벌이 아닌 ‘개’에서 따온 말이다. 장어 중에서도 특히 이빨이 날카롭고 잘 물어서 ‘개’를 연상시킨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하모’는 ‘문다’는 의미를 가진 일본어 ‘하무’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진다.

갯장어는 고단백질 식품이며, 아르기닌, 콘드로이틴,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하게 들어있다.

운동 전에 먹는 영양제, 보조식품 등에 주로 들어있는 아르기닌은 혈관을 이완해 몸에 더 많은 혈액이 흐르도록 하여 신체에 활력을 준다. 콘드로이틴 성분은 관절 연골의 3분의 2를 구성하는 핵심 성분이며, 불포화지방산은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뇌 기능을 촉진하는 데 도움을 준다.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보양식으로 어울린다는 뜻이다.

갯장어는 민물장어, 붕장어와 달리 느끼한 맛이 덜하고 담백해 질리지 않고 먹을 수 있다.

갯장어 샤브샤브는 부드럽고 담백한 맛에 반하고, 보는 재미에 두 번 반하는 음식이다. 갯장어 뼈를 끓인 육수에 뼈를 발라내고 아주 촘촘한 간격으로 칼집을 낸 갯장어 살을 살짝 데쳐 먹는다. 뜨거운 육수에 들어간 하모 살은 이른 봄, 하얀 꽃봉오리가 서서히 개화하는 모양으로 변한다. 갯장어 살은 연해서 오래 익히면 살이 으스러지기 때문데 절대 한눈팔지 말고 마음속으로 딱 열을 센 후 바로 꺼내 먹어야 한다.

뜨거운 음식이 싫다면 갯장어 회를 추천한다. 갯장어는 그 어떤 횟감보다도 식감이 꼬들꼬들 하면서 부드럽고 담백하다. 마치 국수 면처럼 가늘고 길게 채를 썰어서 먹는데, 요즘 제철인 달큰하고 시원한 고흥 양파 위에 갯장어 회를 얹고, 풋고추와 간 마늘로 양념한 쌈장을 얹어서 먹는 방법을 추천한다. 고소한 갯장어 살과 달큰하고 시원한 양파의 맛이 어우러져 입안에서 신세계를 경험할 수 있다.

갯장어 샤브샤브와 갯장어 회를 어디서나 먹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갯장어는 잔가시가 딱딱하기 때문에 아주 촘촘하게 채를 써는 과정인 ‘송치기’가 잘 되어 있어야 잔가시들을 다 끊어내어 부드러운 식감을 가질 수 있다. 천천히 칼질하면 손의 체온으로 살이 물러지므로 숙련된 요리사가 정밀하고 빠르게 손질한 갯장어를 먹었을 때만이 참맛을 느낄 수 있다.

녹동 장어거리에 오면 갯장어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음식점들이 모여 있다. 한 자리에서 오랜 시간 장사해 온 갯장어 달인들이 포진하고 있다.

고흥군 관계자는 “본격적인 무더위를 앞두고 고흥으로 여름 보양식 여행을 추천한다”며 “주말에는 녹동항에서 밤하늘을 수놓은 화려한 드론쇼를 관람하며 고흥에서 힐링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고흥=진중언 기자

고흥군이 ‘여름 보양식’을 주제로 사계절 청정바다의 제철 수산물인 갯장어를 이달의 음식으로 선정했다. 갯장어회. 고흥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