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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조한 날씨, 산불 위험을 알리는 사전경보

유희동 기상청장

2024년 05월 30일(목) 19:36
유희동 기상청장
매년 봄철이면 우리를 긴장하게 하는 것이 있다. 바로 산불이다. 산불은 자연과 생태계에 큰 피해를 주며, 인명과 재산도 위협한다. 이러한 산불의 발생 위험을 높이는 주요 요인 중 하나로 ‘건조한 날씨’를 들 수 있다.

지난해 4월 2일, 우리나라는 전국 35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산불이 발생해 역대 세 번째로 큰 피해를 겪었고, 다음 날인 4월 3일에도 피해 면적이 100㏊ 이상으로 확산되거나 24시간 이상 지속되는 산불인 대형산불이 역대 최초로 5건 동시 발생했다. 이에 따라 전남 함평군과 순천시에서 산림 피해 면적이 총 870ha에 달하는 큰 피해를 입었다. 이날 전남에서는 8개 시·군에 건조주의보가 발효 중이었다.

작년 전국의 봄철 평균기온과 강수량을 살펴보면, 평균기온은 13.5℃로 평년보다 1.6℃ 높았다. 전국 강수량도 284.5㎜로 평년(221.0~268.4㎜)보다 많았는데, 지역별로 강수편차가 크게 나타났고, 강수일수는 22.4일로 평년(25일)대비 적었다. 특히 3월의 전국 평균기온은 9.4℃로, 평년보다 3.3℃ 높으며 1973년 이후 역대 가장 높은 평균기온을 기록했고, 강수량은 28.7㎜로 평년(56.5㎜)보다 적었으며 강수일수 역시 3.6일로 평년(7.9일)보다 매우 적었다. 이는 지난해 3월 고온이 계속되고 강수량이 부족해 매우 건조한 상황이었다는 것을 시사한다.

유엔환경계획(UNEP)과 그리드 아렌달(GRID-Arendal)이 발표한 한 보고서에 따르면, 기후변화와 토지 이용 변화가 산불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으며 이전에 영향을 받지 않았던 지역에서도 극심한 화재가 전 세계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고서에서는 기후변화와 산불의 상관관계에 대해, 기후변화는 산불의 발발과 확산을 촉진하는 극단적인 기상의 빈도와 규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았다. 기후변화 때문에 산불 기간이 더 길어질 것이고, 이로 인한 산불의 증가는 다시 기후변화의 원인을 강화하는 이산화탄소와 같은 온실가스 배출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리고 심해진 기후변화로 날씨가 더 건조해져 산불의 위험성이 더욱 증가하고, 이로 인해 발생한 산불은 또다시 기후변화의 원인을 강화하는 악순환이 이어질 것으로 본 것이다.

이처럼 건조한 날씨는 산불 발생을 촉진하며, 앞으로는 기후변화로 인해 산불의 위험이 더욱 강해지고 발생 빈도도 잦아질 것으로 보인다.

산불 발생 위험이 큰 봄철, 산불 예방을 위해 산림청에서는 봄철 산불조심기간을 정해 국민의 경각심을 높이고, 행정안전부에서는 국민재난안전포털에 사회재난행동요령을 게시해 산불 대비 및 대피 요령 등을 알려주고 있다. 그리고 기상청에서는 산불 발생 시 산불 발생 지점의 ‘산불 진화용 기상정보’를 관계기관에 제공하며, 재난 현장 지원을 위해 이동형 기상관측장비를 운영해 위험기상을 감시하는 등 산불재난 대응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산불 발생 위험을 낮추기 위해서는 관련 기관뿐만 아니라 지역민들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실효습도가 50% 이하가 되면 화재 발생 가능성이 높아짐에 유의해 외출 전에는 기상청 ‘날씨알리미’ 앱을 통해 건조특보 현황, 습도, 바람세기 등을 확인하며 수시로 발표되는 기상정보도 참고해 산불 예방에 대비해야 한다.

끝으로 우리는 산불 예방을 위한 행동 요령을 준수하는 것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기후변화로 인한 건조한 날씨가 산불 발생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인식도 함께 지녀야 할 것이다. 날씨가 주는 경고 메시지에 귀 기울이고 작은 노력들을 실천해, 우리의 안전과 소중한 터전을 지켜나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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