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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군 총격에 숨진 박현숙 열사 추모비 건립

모교 송원여상에서 제막식…44년만

2024년 05월 20일(월) 17:08
20일 광주 남구 송원여자상업고등학교에서 열린 고 박현숙 열사 추모비 제막식에서 참가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송원여자상업고등학교 제공
5·18민주화운동 당시 희생자들을 위한 관을 구하려다 계엄군의 총격에 숨진 고 박현숙 열사를 기리는 추모비가 44년만에 모교 송원여상에 세워졌다.

20일 송원여자상업고등학교에서 열린 ‘박현숙 열사 추모비 제막식’에는 오준환 송원여고 교장과 원순석 5·18재단 이사장, 양재혁 5·18민주유공자유족회장, 박 열사 유족 박대우 지역발전정책연구원장, 후배 재학생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행사는 추모 영상을 시작으로 추모사, 기념사, 유족인사, 추모비 제막식과 헌화·묵념 순으로 진행됐다.

5·18 당시 송원여상 3학년 재학생이었던 박 열사는 동구 소태동 주남마을 마이크로버스에서 벌어진 계엄군 민간인 학살사건의 희생자다.

박 열사는 1980년 5월 22일 사체 수습 등을 했는데, 이튿날인 5월 23일 희생자들을 위한 관을 구하기 위해 화순으로 향하는 마이크로버스에 올라탔다.

박 열사가 탄 마이크로버스는 소태동 채석장 앞 도로변에서 매복중이던 제11공수여단 계엄군에게 총격을 받았다.

현장에서 숨진 박 열사는 계엄군에 의해 가매장됐다가 항쟁 직후인 5월 29일 수습됐다. 사체는 그로부터 석달 뒤인 8월 20일에야 가족에 인계됐다

박 열사의 남동생 박대우씨는 유족인사에서 “당시 과일을 건네면서 금방 돌아오겠다고 버스에 올랐던 누나를 생떼를 써서 말려야 하지 않았나 자책감이 들었다”면서 “누나의 죽음과 광주의 가치, 광주의 정신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준화 송원여상 교장은 “박 열사의 용기와 희생이 민주와 인권과 평화의 초석이 되었음을 잊지 않겠다”며 “송원여상에 마련된 추모공간은 후배들이 일상에서 5·18을 배울 진정한 교과서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8일 열린 5·18 44주기 정부기념행사에서는 ‘헌혈 여고생’ 고 박금희 양의 사진이 박 양의 것으로 뒤바뀌어 영상에 송출되기도 했다.

박 열사의 친언니 박현옥 유족회 전 사무총장은 “국가보훈부는 정부기념식 당일 집을 찾아 ‘죽을죄를 지었다’고 사죄했다. 앞으로는 희생자, 유공자들을 예우하는데 신경을 좀 더 쓰지 않을까”라며 “동생이 1980년 5월 몸 바쳐 헌신했던 순간들이 추모비를 통해 영원히 기억될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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