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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가족들 10년간의 기록 담았어요

가족·전문가 117명 인터뷰
진상규명 동참 메시지 담아
"기성세대 읽고 반성했으면"

2024년 04월 02일(화) 18:03
2014년 4월 15일 안산 단원고 학생들은 수학여행을 떠난다는 설렘 속에 제주도행 세월호에 올라탔다. 다음 날 아침 배가 침몰하며 설렘은 공포로 바뀌었다. 아이를 잃은 부모들은 무너졌고, 생존자들도 고통 속에 살았다. 이런 모습을 지켜본 대중들은 잊지 않겠다고 했다. 그 후 10년. 야속하게도 많은 사람들의 기억에서 세월호는 잊혔다. 세월호 생존자와 유가족의 10년을 담은 책 두 권이 출간됐다. 세월호참사작가기록단 ‘520번의 금요일’과 ‘봄을 마주하고 10년을 걸었다’다.

세월호참사작가기록단은 인권활동가를 중심으로 세월호 참사 이후 결성됐다. 그동안 작가들은 세월호 가족의 이야기를 듣고 기록했다. 그 결과물로 ‘금요일엔 돌아오렴’, ‘다시 봄이 올 거예요’ 등을 냈다.

10주기를 맞아 출간된 ‘520번의 금요일’은 세월호 가족협의회가 세월호참사작가기록단 측에 10년 백서 제작을 제안, 지난 2022년부터 2023년까지 2년간의 작업 끝에 제작됐다.

세월호참사작가기록단 강곤 작가는 “세월호 가족협의회에서 백서를 만들어 달라는 제안을 받았다”며 “백서는 안 읽히기 마련이다. 그간의 시간을 나열하는 형식의 백서보다는 많은 사람들이 읽고 기억했으면 하는 마음을 담고 싶었다. 참사 이후 지난 10년은 세월호가족협의회의 활동이 어떤 의미였고 어떠한 시간이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내고 싶었고 이를 통해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한 활동에 함께 동참하자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520번의 금요일’은 백서가 아닌 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10주기 공식 기록집이다.

강 작가를 포함해 인권활동가로 구성된 세월호 참사작가기록단은 기록물을 토대로 지난 10년 동안 벌어진 세월호와 관련한 중요사건을 추렸고 단원고 피해자 가족 62명과 시민 55명 총 117명을 인터뷰했다. 인터뷰 횟수만도 148회에 달한다.

강 작가는 “이야기를 담기 위해 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측과 공동워크숍을 세 차례 정도 가졌다”며 “지난 10년간 벌어진 중요 사건들을 뽑아 어려웠던 일, 걸림돌이 됐던 부분, 그리고 디딤돌이 됐던 것, 걸림돌인 줄 알았는데 오히려 도움 됐던 것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인터뷰는 가족뿐만 아니라 전문가와 시민들까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인터뷰를 바탕으로 책은 ‘그 섬’, ‘인양’, ‘조직’, ‘갈등’, ‘국가’, ‘기억’, ‘각성’, ‘차이’, ‘가족’, ‘몸짓’, ‘편견’, ‘합창’ 총 11가지 키워드로 정리, 각 키워드와 맞는 인터뷰를 실었다. 가족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세월호참사작가기록단은 여전히 아물지 않은 가족들의 상처를 다시금 봤다.

강 작가는 “박근혜 정부에서 진상규명이 전혀 진전되지 않은 상황에서 보상금문제를 거론하며 가족들 사이를 갈라 치기 했고, 여론을 조작하기도 했다. 보수언론의 보도를 통해 큰 위기감을 느꼈다”며 “이후 문재인 정부 출범으로 기대감을 가졌지만 세월호에 대한 관심도는 떨어지고 오히려 가족을 비방하는 문 대통령의 지지자들로 인해 다시 상처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족들과 1년 365일, 10년을 함께 붙어있지 않았지만, 1주기, 2주기, 5주기 등 인터뷰를 자주해왔다. 그런 저희도 몰랐던 이야기들을 들었다”며 “책 속에는 우리가 몰랐던 가족분들의 생소한 이야기를 담아 독자에게 새롭게 다가갈 것 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520번의 금요일’에서의 ‘금요일’은 가족들에게 큰 의미가 있는 요일이다. 그래서 책 제목으로 뽑혔다.

강 작가는 “금요일은 수학여행을 떠난 아이들이 집으로 돌아오는 날이었다”며 “첫 번째 금요일 이후 가족들은 10년 520번의 금요일을 맞이했다. 어떤 금요일은 좌절을 맛봤고, 진상규명 특별법이 통과돼 희망을 맛본 금요일도 있었다. 이 수많은 금요일에 무수한 감정들이 있기에 제목으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520번의 금요일’이 생존자와 유가족들의 10년의 시간을 담았다면 ‘봄을 마주하고 10년을 걸었다’는 세월호 생존학생과 형제자매를 잃은 가족 등 이를 지켜봤던 이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강 작가는 “세월호 참사 당시 ‘잔류학생’으로 분류 돼 수학여행을 가지 않은 친구들도 있었고, 생존학생과 세월호 참사로 가족을 잃은 형제자매도 있었다”며 “당시 이들은 제대로 된 조치를 받지 못했다. 사고 당시 10대였던 이들은 이제 20~30대가 됐다. 그들이 세월호를 어떻게 기억하고 어떻게 살아가는지를 인터뷰했다”고 밝혔다.

이어 “당시 학생신분으로 부모 허락 없이는 친구 장례식장도 가지 못했다. 부모들이 동의해 줬음에도 의료기관에서 불허하면 가지 못했다”며 “유가족이라고 한다면 희생자 부모를 먼저 떠올렸고 형제 자매를 떠올리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강 작가는 출간 배경에 대해 “형제자매들도 투쟁을 했지만, 이들의 이야기를 가족협의회의 카테고리에 담긴 애매했고, 부록처럼 한 파트로 다뤄선 안 되겠다는 생각에 별도의 책을 냈다”고 말했다.

이어 강 작가는 “이른바 기성세대라고 하는 사람들이 미성숙하다는 이유로 10대 청소년들에게 얼마나 무례하고 잘못을 많이 했는가를 뼈 아프게 느낄 수 있는 책이다”며 “세월호 참사가 일어나고 나서 가만히 있으라는 말이 되게 아프게 왔는데도 불구하고 계속 가만히 있으라고 했고, ‘아이들아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라고 얘기했지만 그럼에도 불하고 기억교실을 이전할 때는 단 한 번도 이 아이들에게 의견을 물어보지 않았다. 기성세대가 이 책을 많이 읽고 각성도 하고 성찰도 했으면 좋겠다”고 염원했다.

/이나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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