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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세평> 복수불반-엎질러진 물을 다시 담을 수는 없다
2024년 03월 11일(월) 17:09
<화요세평> 복수불반-엎질러진 물을 다시 담을 수는 없다

강성두 법무법인 이우스 대표변호사





시대를 빛낸 영웅 이야기에는 항상 그를 도와 어려움을 헤치고 목표를 성취하게끔 하는 조력자가 있습니다. 세상사는 혼자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니 너무나 당연한 이치입니다. 역사상 많은 조력자가 있지만 중국 고대 주나라 무왕을 도와 은을 정벌하는 데에 큰 역할을 하고 제나라의 제후가 된 강태공의 이야기는 유명합니다.

강태공은 노년까지 공부만 하다 보니 알아주는 사람이 없어 관직으로 나가기는커녕 경제적으로도 매우 궁핍한 생활을 했다고 합니다. 강태공은 그렇게 여든 가까이 되는 날까지 밥벌이에는 관심이 없고 학문에만 정진하여 그의 아내마저도 그를 떠났습니다. 혼자가 된 강태공은 혼자서 매일 낚시를 하면서 곧은 낚시 바늘을 강에 드리웠다고 하는데 미끼도 없는 곧은 낚시 바늘에 물고기가 걸려들 리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강태공의 뜻은 물고기를 잡기 위함이 아니라 훌륭한 임금을 찾아 등용되는 데에 있었기 때문에 물고기가 낚이는 지 여부는 상관이 없었던 것입니다. 훗날 강태공은 주나라 무왕의 아버지인 문왕에게 등용되어 주나라를 강성하게 하는 재상이 되었습니다.





공천 반발에 "사명감 있나" 회의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있는 지금을 보면 훌륭한 임금으로부터 발탁되기를 기다리면서 여든 가까이 학문을 연마하였던 강태공의 이야기는 아주 먼 신화에 지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공천을 받지 못하였다고 하여 자신이 속했던 당의 대표를 향해 맹렬한 비판을 하는 것을 넘어 이제까지 자신이 해온 행동을 모두 부인하는 듯한 발언도 서슴지 않고, 네 번이나 공천을 받아 국회의원을 하고도 공천을 받지 못하자 표변하여 반대당에 입당하여 공천을 받고 바로 몇 달 전에 한 자신의 행동조차도 부정하기도 하고, 공천을 주지 않는다고 분신을 시도하기까지 합니다. 필부로서 살고 있는 저로서는 국회의원이라는 직위가 갖는 힘이 그토록 대단한 것인지 짐작할 길이 없습니다. 사생활조차 낱낱이 드러나고 사소한 말 한 마디 조차 쉽게 할 수 없는 험난한 일을 하는 국회의원들을 보면 나라와 국민을 위하는 사명감이 없이는 도저히 엄두도 낼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소소한 나만의 행복을 꿈꾸는 저 같은 사람으로서는 그들의 마음을 헤아리기조차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세태를 보면서 과연 그분들이 제가 생각하는 공적책임감과 사명감으로 정치를 하는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듭니다. 고 노무현 대통령은 세상 사람들로부터 바보라는 얘기를 들으면서도 지역주의를 타파하기 위하여 여당의 텃밭인 부산에서 수차례 출마하여 낙선하였습니다. 그러한 행동이 추후 대통령이 되는 데에 있어 큰 역할을 하였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려운 사실입니다.





지지했던 국민의 마음 엎질러져





국회의원 선거가 평생 한번으로 끝나는 것도 아닙니다. 4년이라는 시간 동안 자신을 돌아보고 더 좋은 정치를 하기 위하여 준비하는 과정으로 삼을 수는 없는지 안타까운 심정입니다. 사사로운 서운함이 없을 리 없고 공천과정이 반드시 옳다고 단정하여 말할 수도 없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속하였던 당이 그들이 탓하는 대표의 사당이 아닌 바에야 기다림으로 자신들이 옳다는 것을 충분히 보여줄 수 있을 것입니다. 사적인 만남과 헤어짐에 있어서도 마지막까지 놓지 말고 지켜야 할 선이 있는 것인데 그것도 고려하지 않을 만큼 절박한 것인지 의문입니다.

돈은 벌지 않고 책만 보는 강태공을 떠났던 그의 처는 훗날 강태공이 재상이 되었다는 소문을 듣고 그를 다시 찾아가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다시 함께 하기를 청하였다고 합니다. 그때 강태공은 그릇의 물을 바닥에 쏟은 후 그 물을 다시 주워 담으라고 하였는데 땅바닥에 엎질러진 물을 주워 담을 수는 없었습니다. 강태공은 그의 처에게 "이미 엎질러진 물을 그릇에 다시 담을 수 없듯이 우리 사이도 다시 합쳐질 수는 없다"고 하였답니다.

강태공을 버리고 떠난 후 그가 잘되었다고 다시 찾아 온 처가 잘못하였는지 자신을 찾아온 처를 냉정하게 내쳐버린 강태공이 잘못하였는지는 각자의 생각이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땅바닥에 엎질러진 물을 다시 그릇에 주워 담을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엎질러진 물이 자신들을 지지하였던 국민의 마음임을 알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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