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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병원 전공의 이탈…중소병원에 환자 몰린다

■ 집단행동 후 첫 주말 2차 병원 가보니
광주 모 병원 병상가동률 30%↑
진료차질 장기화에 불안감 호소
소방본부 지난주 226명 환자 이송
시·도 응급의료센터 24시간 운영

2024년 02월 25일(일) 18:54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증원 방침에 의료계가 강하게 반발하면서 의료대란이 계속 이어진 25일 오후 광주 전남대학병원 응급진료센터로 환자가 이송되고 있다./김태규 기자
“남편이 평소에 지병이 있는데, 전공의 파업으로 동네 병원도 포화상태면 어디서 진료받아야 하나요.”

전공의 집단이탈이 엿새째 이어진 25일 오전 북구에 위치한 중소규모 종합병원(2차 병원).

병상 200여개를 갖춘 이곳은 최근 전남대·조선대병원에서 온 환자들로 평소보다 병상 가동률이 30% 증가했다.

일반 진료업무를 진행하지 않는 주말인데도 불구하고 불 꺼진 1층 로비에는 환자들과 가족들이 둘러앉아 안부를 물어보고 있었다.

응급실도 한때 신규 환자들이 몰리면서 간호사들은 접수와 안내, 외래진료 예약 등을 하느라 구슬땀을 흘렸다.

응급실을 방문한 한 환자는 몸 상태가 좋지 않아 곧바로 입원 절차를 밟기도 했으며, 보호자는 얼마나 입원해야 할지 간호사를 만나 꼼꼼히 확인하기도 했다.

한 간호사는 “최근 일주일새 병원을 방문하는 내원객이 눈에 띄게 늘었다”며 “특히 입원을 필요하거나 응급처치가 필요한 환자들이 2차 병원을 바로 방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곳에 입원한 환자들과 진료 순번을 기다리는 내원객들은 지역 대학병원의 진료 차질이 장기화되면서 중소병원까지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불안감을 호소했다.

입원 중이던 김모씨(71)는 “평소에 몸이 좋지 않은 데다, 며칠 전부터 속이 더부룩해 정밀검사를 받고 입원했다”며 “대학병원에서 입원환자들이 몰리면 과부하가 걸려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할까 우려된다”고 토로했다.

한 요양보호사 주모씨(57)는 “요양원에서 주기적으로 외래를 받는 어르신들이 대학병원에 가질 못하니 곧바로 진료가 가능한 종합병원을 찾느라 애를 먹기도 했다”며 “경증이라도 어르신들의 경우 치료가 지연되면 병을 키울 수도 있어 동네 병원에서의 진료가 차질이 없길 바라고 있다”고 호소했다.

중소병원들도 당장 일상적 진료와 수술에 차질이 생길 만큼 환자들이 급증한 것은 아니지만 장기화할 경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 중소병원 관계자는 “상급 의료기관에서 퇴원한 환자들이 2차 병원에서 통원·입원치료를 받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아직은 진료에 차질은 없지만 환자들이 갈수록 증가할 경우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고 판단해 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광주소방본부에 따르면 전공의 이탈이 본격화된 지난 19일부터 23일까지 226명의 환자를 이송했다.

이중 98명이 3차의료기관인 전남대·조선대병원으로, 128명이 지역 응급의료센터로 이송됐다. 119구급차량 지연 상황은 아직 발생하지 않았다.

전남대병원에서는 본원과 분원 전체 전공의 319명 중 278명이 사직서를 냈고, 114명이 출근하지 않으면서 수술 건수와 입원실 가동률이 낮아지고 있다.

조선대병원도 전공의 142명 가운데 113명이 근무 이탈을 이어가고 있으며, 중증·응급환자 위주로 수술·입원을 운영 중이다.

광주시·전남도는 전공의 집단이탈에 따른 의료공백 최소화를 위해 응급의료센터를 갖춘 종합병원에서 24시간 상시 비상진료 체계를 운영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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