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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꿀잼도시’는 장롱 속 악기 꺼내면서부터
2024년 02월 25일(일) 14:59
<특별기고>‘꿀잼도시’는 장롱 속 악기 꺼내면서부터
안태홍 전남과학대 교수


예술은 우리가 살아온 삶의 발자취인 문화에 영혼과 기술이 함께 상호 영향을 주고받으며 만들어진 인류 최고의 유산이라 할 수 있다. 철학과 사상, 그리고 인간의 행위가 결합 되어 창조된 유무형의 자산인 예술의 발자취를 돌아보자면 그동안 창작자의 예술 혼이 기반이 되어 인류의 무한한 가능성을 작품에 녹여 비전을 제시해왔다. 삶의 기쁨의 순간에는 즐거움을, 슬픔과 괴로움의 순간에는 위로로 다시 우리를 일어설 수 있게 하였다.

이러한 예술의 긍정적 측면은 우리에게 없어서 안 되는 요소가 되어 성장동력의 한 축으로 문화유산을 더욱 빛나게 하는 수단으로 역사를 이끌어왔다. 그 역사의 산물 중, 지배 세력인 왕과 귀족, 그리고 민중들까지 가장 사랑한 장르가 음악이며, 그러하기에 노래를 하고 악기를 연주하는 것은 인류에게 가장 즐거운 놀거리이자 인류의 애환을 표출하는 가장 중요한 수단이었다.

가장 사랑 받는 장르 음악

문화가 융성한 파리, 로마, 베를린, 뉴욕 등의 세계적 문화 도시들은 대표 브랜드로 거대한 오페라 극장, 다양한 공연 공간과 이곳을 채우는 대표적 수단인 오케스트라 역시 즐비하다. 그래서 오케스트라는 한 도시의 문화 역량을 척도 하는 수단으로 쓰이며, 이러한 점을 간파한 세계 예술 도시의 정책 입안자들은 우수한 오케스트라를 육성하고 그 기반이 되는 시민들이 직접 오케스트라의 감상자로, 또는 연주자로 참여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광주에도 광주를 대표하는 시립교향악단이 있으며, 다양한 민간 오케스트라가 존재한다. 하지만 민간 오케스트라는 특성상 공연을 위한 이합집산과 더불어 만들어내는 문화상품 역시 한계에 부딪히고 있으며 열악한 환경에서 겨우 명맥을 이끌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광주에서 비전문가로 이루어진 시민이 주축이 되어진 오케스트라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인 ACC 시민 오케스트라가 국가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시민 중심의 문화 민주주의의 산물로 꽃을 피우고 있으나, 이는 150만의 광주 시민이 누리기에는 한참 부족하다고 할 수 있다. 한때 광주 5개 구 단위 지자체에서 이러한 형태의 시민참여 오케스트라가 논의되었으나 정치, 경제 논리에 의해 항상 우선순위에서는 제외되고 있다.

시민의 30%가 악기를 다룰 줄 안다고 전해진다. 학교에서, 학원에서 서툴지만 순수한 열정으로 배웠던 악기들, 어른이 되어 집안 한구석에 치워놨던 먼지를 닦아내고 악기를 처음 만졌을 때 꿈꾸었던 무대를 만들 기회를 모두 소망하고 있다. 문화도시, 꿀잼도시 광주가 아름다운 선율로 채워지길 기대해본다. 삼삼오오 만나 휴일 한때 악기를 들고 버스킹을 나가고, 여기저기 스피커를 통해 울려 퍼지는 획일적이고 인위적인 거리 예술가의 음악이 아닌 자연 음향으로 광주의 5개 구 거리 곳곳에 자연스럽게 녹아들길 원한다. 이러한 세상을 만들 수 있는 것이, 시민들이 꽃피우는 문화민주주의인, 기초단체 자치구의 구립 오케스트라가 아닐까?

자치구 오케스트라 활성화

모든 도시 앞에 가장 많이 쓰이는 수식어는 문화이다. 문화도시 광주, 과연 이 말에 관하여 하나의 의구심이 든다. 미디어아트로 겉 치장하고 대형공연으로 과시하는 보여주기식 일시적 퍼포먼스가 과연 광주의 문화를 융성하는 매개체가 될 수 있을까? 세계 문화 도시들은 이야기한다. 시민의, 시민에 의한, 시민을 위한 문화 도시여야 지속 가능한 문화 광주가 될 수 있다. 풀뿌리 문화 민주주의, 시민 모두가 문화를 향유하고 함께 동력이 되어 세계적인 문화 도시를 창조해 가는 것, 바로 시민이 만들어 가는 오케스트라다. 이 멋진 일을 광주 문화예술의 풀뿌리 기반이 되는 광주의 기초단체인 5개의 구가 해야 한다. 시민 모두 한 가지 악기를 연주하고 음악으로 서로 치유하며, 행복의 도시 감동의 광주를 만들어 나아가는 일, 생각만 해도 행복하다.

연초에 여기저기 각 구의 홍보물에는 구립 합창단원 모집 광고가 보인다. 하지만 여러 제반 사항이 따르는 구립 오케스트라는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합창의 수려한 선율과 함께 광주를 따뜻하게 감싸주는 오케스트라의 화성이 울려 퍼지길 기대해본다. 장롱 속의 악기를 꺼내고, 부담 없이 악기를 배우며 모든 시민의 꿈이 되는 구립 시민 오케스트라, 베네수엘라 기적의 오케스트라 ‘엘 시스테마’가 척박한 빈민가에 꿈이 되고 나아가 세계의 꿈이 된 모습을 보며, 나 역시 그리고 우리 소시민 모두, 문화 광주의 꿈을 구립 오케스트라를 통해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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