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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공백 결국 터졌다”…진료 차질에 불안감 확산

세브란스병원 응급실 사망자 발생
대전서 뺑뺑이로 치료 지연되기도
응급환자만 대형병원 이송 지침

2024년 02월 22일(목) 19:04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정책에 반발한 전공의들의 집단행동 사흘째인 22일 오전 광주 조선대병원에서 한 입원환자가 휴식을 하며 상념에 잠겨 있다./김태규 기자
정부의 의대증원 정책에 반대한 전공의들의 의료현장 집단 이탈이 사흘째 이어진 가운데, 응급실에서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사망한 사례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전남에선 소방 이송 환자에 대해 긴급·응급 환자에 한해 광주 대형병원으로 이송하도록 지침을 내렸지만, 전공의 사직이 장기화될 경우 응급실 뺑뺑이가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22일 보건복지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진료 거부 사흘째인 이날 전남대병원은 전체 319명의 전공의 중 269명이 사직서를 냈다. 보건복지부는 본원에 현장 조사를 나가 전공의 175명에게 업무 복귀 명령을 통보했고, 119명이 출근을 하지 않았다.

조선대병원은 전체 전공의 142명 중 114명이 이탈했고, 1명만 현장에 복귀했다. 113명은 복귀 명령 불이행 대상자로 확정됐다.

전국 주요 100개 수련병원에서 전체 74.4%인 9,275명의 전공의가 사직서를 제출했고, 8,024명이 근무지를 이탈했다. 복지부는 현장점검 중 근무지 이탈이 확인된 전공의 6,038명 중 이미 업무개시명령을 받은 5,230명을 제외한 808명의 전공의에게 업무개시명령을 발령했다.

전공의들이 집단 진료거부 사태가 개시된 이후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던 말기암 환자가 사망하기도 했다.

최근 전공의 사직이후 서울 연세대학교 의료원 세브란스병원 응급실에 실려온 말기암 환자 A씨가 ‘터미널 케어’(말기 환자를 관리하는 임종 케어)를 위한 협진을 요청하던 도중 숨졌다.

당시 응급실에서는 한 진료과에 협진을 요청했으나 전공의 집단 이탈로 ‘협진 과부하’가 걸려 이뤄지지 않았다. 결국 다른 과에 협진을 요청하던 도중 환자가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세브란스병원 관계자는 “환자가 거의 사망한 상태로 들어왔으며, 전공의 부재와 상관없는 정상적인 진료 시스템 하에서 사망했다”며 “전공의가 없어, 교수들이 응급실에서 진료를 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의료 대란이 현실화 되면서 응급실 뺑뺑이 현상도 나타났다.

대전에서 한 환자는 사지마비 상태로 재활병원의 치료를 받던 중 욕창이 심해 대학병원으로 응급 이송됐지만 진료를 거부당했다.

강진에서는 전날 새벽 12시 40분께 간경화 치료를 받던 B씨가 상태가 악화돼 토혈증상을 보였다. 이 환자는 1시간 30분을 이동해 조선대 병원 응급실로 이송됐다.

전날 전남에서는 B씨를 포함해 4명의 중증환자를, 광주에서는 밤 12시부터 오후 4시까지 78명의 환자를 의료기관으로 이송했다.

광주·전남지역에선 응급실 뺑뺑이는 아직 나타나진 않았지만, 대형병원은 응급 환자만 받는 상황인데도 이마저도 대기가 길어지는 등 시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북구 주민 김모씨(59)는 “며칠 전 위 내시경을 받고, 위궤양이 발견돼 조직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데, 문제가 생기면 수술 날짜가 미뤄지지 않을까 걱정이다”며 “전문의·전임의로만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의문이다. 뺑뺑이 현상이 터지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토로했다.

한편, 광주시와 전남도는 지역 의료기관의 진료 현장에 차질이 생길 것을 우려해 비상진료 대응에 나섰다.

시는 상급종합병원이자 3차 의료기관인 전남대·조선대병원 내 전공의 집단 이탈에 따른 의료기관 이용 불편, 진료 공백을 우려해 5개 보건소에 각기 비상진료대책상황실을 두고 24시간 비상연락망을 구축했다. 도는 지역 내 권역응급의료센터 2곳(목포한국·순천성가롤로병원)을 비롯해 각급 응급 의료센터·기관 35곳, 응급실이 있는 종합병원 9곳은 24시간 비상 진료 체계에 돌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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