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제품으로 차례상을 차리는게 비용은 조금 더 들어도 힘들지 않고 스트레스도 없어 정말 좋아요.”

설 연휴를 이틀 앞둔 7일 오전 광주시 서구 양동시장의 한 제수음식 전문점은 명절을 준비하려는 손님들의 발길이 잇따랐다.

이날 이곳은 업주 이 모씨(60) 외에도 가족 세명이 일손을 보탤 만큼 성황을 이뤘다.

이들은 전·생선찜·잡채·나물 등 조리와 재료 준비, 설거지, 포장 등에 쉴 새 없이 분주했고 제사에 필요한 27개 물품을 마련해주는 ‘제수음식 세트’ 예약은 이미 마감됐음에도 문의가 끊이지 않았다. 조리된 음식들은 한 팩에 1만원 가격을 나타냈다. 종류별로 약간의 차이는 있었지만 매대에 진열된 모든 상품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속속 팔려나갔다.

중학생 딸과 함께 온 주부 강 모씨(49)는 “코로나19 이전까지는 직접 음식을 만들었지만 너무 힘들어 지난해 추석부터는 조리된 음식을 구매하고 있다”며 “일가친척들 모두가 먹을 양을 구매하면 비용은 더 들겠지만 ‘명절 스트레스’는 확 줄어 너무 만족한다”고 말했다.

업주 이모씨는 “제수음식은 명절 뿐만 아니라 시제철 등 일년 내내 수요가 있다. 15년 영업했는데 불경기에도 매년 매출은 어떻게든 나오고 있다”면서 “특히 젊은이들이 주를 이뤘는데 최근에는 노년층 손님들도 많이 보이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인근의 다른 제수음식점들도 북새통을 이루긴 마찬가지. 한 상인은 과일, 떡, 탕, 전 등이 적힌 주문서를 펴고 음식을 만들면서 문의 고객까지 상대하느라 추운 날씨에도 흐르는 땀을 연신 닦았다. 최근 돼지부속 전문점에서 취급 상품을 확대해 제수음식점으로 탈바꿈한 B업체도 몰려드는 주문에 일은 고되도 얼굴에는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대형마트 완제품도 최근 명절음식 대체재로 떠올랐다.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 2022년 설날 기준 전·송편·잡채·갈비 등 피코크 간편 제수용품은 2021년 대비 8% 신장했다. 코로나19 엔데믹이 선언된 2023년에는 14.5% 신장하는 등 1인 가구 증가와 차례상 간소화 추세에 힘입어 올해는 더 큰 폭으로 증가가 예상된다.

이에 이마트는 명절 행사 대상 상품을 7% 늘리고 18개 품목 20% 할인, 일정 금액 구매시 상품권 증정 등 명절 손님을 끌어오려는 전략을 매년 확대하고 있다.

피코크 상품을 고르던 신혼부부 장 모씨(34)는 “즐거워야 할 민족 최대 명절까지 주방일을 하기엔 너무 가혹하다”며 “차례상은 최대한 간단하고 번거롭지 않게 차리고 남은 비용으로 양가 부모님과 외식이나 여행을 다녀오는게 좋아보인다”고 말했다.

/글·사진=홍승현 기자

한 시민이 이마트 피코크 간편 제수용품을 살펴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