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즐겨찾기 추가
닫기
<화요세평>올드머니, 할머니 패션 아니야
2023년 10월 30일(월) 13:47
<화요세평>올드머니, 할머니 패션 아니야
김명화 교육학 박사·작가

가을이다. 찬 바람이 불면서 나뭇잎이 붉게 물든 단풍잎 길이라도 걸을까 하여 낙엽이 날리는 가을날에 동네 마실을 나갔다. 마로니에 나무도 노란 물이 가득 채워져 있다. 나뭇잎이 날리는 바람길을 따라 호수 공원을 걷는다.

이 가을날에 소풍이라도 가려면 옷이 필요해 매장에 들렀다. 매니저는 올드머니가 유행이라고 한다. 같이 갔던 일행이 “뭔 할머니 패션이 유행”, 매니저는 올드머니룩에 대해서 설명을 늘어놓는다. 그렇지 않아도 유튜브를 통해 어떤 옷을 살까 살펴보니 올드머니룩과 함께 외투가 바닥을 끄집을 정도로 긴 코드가 유행이라 해 찾아보았지만 그런 옷은 없다. 힙한 스타일은 MZ세대에게 넘겨주자는 매니저의 의견을 받아들이며 편하게 입을 수 있는 옷을 들고 매장을 나섰다.

소비 주도권 쥔 노년의 삶

올드머니를 정의하면, ‘상속받을 재산이 있는 집안, 대대로 자신이 많은 상류층’ 을 의미하는 것으로 미국의 Z세대 사이에서 시작되어 전 세계에 퍼진 올드머니 트렌드는 사회, 경제, 문화에 전반적인 파급 효과를 주고 있다. 올드머니를 다른 한편에서 보면, 우리 사회에 경제력을 주도하는 실버세대다. 실버세대는 MZ세대에 비해 경제력이 단단한 편이다. 그러다 보니 소비의 주도권을 가지고 있어 좋아하는 가수, 놀이, 골프 문화생활을 위해 풍요로운 소비를 하며 노년의 삶을 즐긴다.

올드머니룩은 색은 단순하면서 품질이 좋은 옷감을 선택한다. 화려함보다는 클래식한 분위기로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는 걸 올드머니룩이라 할 수 있다. 영화 ‘위대한 개츠비’에서 배우가 입던 옷이다. 1974년에 제작된 ‘위대한 개츠비’ 의상은 단순한 색에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보여준다. 주인공인 로버트 레드포드는 옷장에서 수많은 셔츠를 선택하는 장면은 올드머니의 정석을 보여주기도 한다. 요즘에 쓰는 언어로는 찐부자를 의미한다. 올드머니의 원조는 영국이라 할 수 있다. 대대로 가문에서 내려오는 삶을 이어받으면 그들은 남들의 눈이 튀는 것보다는 자신의 라이프 스타일의 삶을 즐긴다.

올드머니에서 중요한 것은 그들은 부를 조심스럽게 소비한다는 것이다. 올드머니를 다른 언어로 ‘당신은 진짜 올드머니가 될 수 없다.’ 문장에서 트렌드의 의미를 읽을 수 있다. 올드머니는 돈은 없지만, 부자처럼 보이고 싶은 심리에서 나타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영국에서 이주한 미국의 Z세대는 전통과 가문보다는 뉴머니 세대가 차지할 것으로 본다. 올드머니룩의 옷을 입지만 전통있는 가문은 아니다. 심리적으로 뉴머니는 올드머니가 될 수 없어 전통과 유산을 강조하는 취향의 삶을 동경하면서 트렌드가 형성되었을 것으로 본다.

방송에서 MC가 연예인에게 앞에 나와서 “힙한 춤 보여주시죠” 라고 했을때 올드머니룩을 입어 힙하지 않다는 표현을 하였다. 올드머니룩 스타일은 단아함이다. 따라서 올드머니룩을 선호하는 사람들의 특징에 대해 ‘알면 쏠쏠한 이야기’ 블로그에 올라온 글에서 공감이 가는 몇가지를 제시해 본다. 첫째, 과시하지 않고 자신감 있는 태도를 보인다. 둘째,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클래식한 디자인과 소재를 선호한다. 셋째, 유행에 따르지 않고 자신만의 스타일을 유지한다. 넷째, 문화와 예술에 관심이 많다. 이는 앞으로 인류가 지향해야 할 삶을 보여주고 있다.

유행 따르지 않는 스타일

올드머니는 삶과 연결된다. 가구, 식기, 주방기구 등의 집 공간을 구성하는데도 많은 영향력이 펼쳐진다. 독일에서 요즘 유행하는 가구는 옛 가구를 다시 리폼해 쓰는 것이다. 특히 동독에서 버려진 옛 가구를 다시 사용하는 문화가 형성되어 가구디자이너의 일이 늘어났다는 뉴스를 본 적이 있다. 이러한 현상은 옛것을 사랑하며 본질을 지켜가는 아름다운 삶이다.

벌써 10월이 지나고 11월에 들어서고 있다. 올드머니라는 언어를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올드머니룩이 덜 소비된 삶을 추구한다면 금상첨화가 아닐 수 없다. 옷장에 대대로 물려받을 수 있는 옷은 없더라도 입던 옷을 꺼내어 올드머니룩을 연출해 보는 것도 좋다. 나뭇잎이 물든 가을날에 자신만의 패션으로 이 계절을 만끽해 보자.

실시간뉴스

많이 본뉴스

자치

전매인터뷰

사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