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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세평>잠 좀 재웁시다! 밥 좀 먹입시다!
2023년 05월 30일(화) 08:32
<화요세평>잠 좀 재웁시다! 밥 좀 먹입시다!
황수주 광주북구청소년상담복지·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장


“아침 등교시간이 8시까지, 1교시 수업시작 시간은 8시 40분입니다. 등교시간이 너무 빨라요. 야간자율학습과 방과후 교육활동은 예체능이 아닌 이상 거의 무조건 의무입니다. 야자와 방과후는 제 진로와는 정말 필요가 없습니다. 학교가 강제적으로 시켜서 제 꿈을 포기할 지경입니다. 너무 힘들고 매일매일이 자퇴하고 싶고 너무 괴롭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이런 학교에 등교해서 10시까지 남아야 하는 게 너무 슬픕니다.”

“방과후, 야자 둘 다 의무에요. 학습공간에 따라서 집중이 잘 되는 사람도 있고 안 되는 사람도 있듯이 다 다른데, 저 같은 경우는 학교에서 도무지 집중이 안 돼서 미쳐버릴 거 같아요. 오히려 스터디카페 이런 데가 더 집중 잘 돼요. 학교에서 저희들을 강제로 묶어두니 감옥이 따로 없어요. 야자 하고 집 오면 11시, 씻고 이제 좀 자려고 누우면 12시 넘어요. 올해부터는 7시 50분까지 등교여서 6시 반 일어난다 해도 너무 피곤해서 죽을 거 같아요. 체력도 많이 달리고 운동할 시간도 없고, 이게 사람 사는 인생이 맞나 싶습니다.”

야자·방과후 활동 힘들어

한 학생은 학교가 멀어서 시내버스를 타고 학교를 가는 데 아침 6시에 일어나 7시에 버스를 탄다고 했다. 야자를 안 하면 생기부에 불이익이 있다거나 야자 안 하는 학생은 질이 나쁘거나 공부를 안 한다고 비난을 하거나 눈치를 주기도 한단다. 8시까지 등교해서 아침자습이나 영어듣기를 하고 밤 10시까지 시키는 강제 야자 때문에 너무 힘들다. 아침 자습시간과 저녁 야자시간에 많은 친구들이 거의 핸드폰을 하거나 못 잔 잠을 자거나 노는 친구들이 많은데 왜 이렇게 강제적으로 해야 하는지 답답하다고 하소연했다. ‘광주학생 삶 지키기 교육연대’에서 고등학생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학교로부터 조기등교와 강제 야자를 강요받고 있다며 15개 고등학교, 300건이 넘게 신고된 내용이다.

‘광주학생 삶 지키기 교육연대’는 광주시교육청이 ‘교육활동 기본계획’을 폐지한 이후 고등학교에서 조기등교와 야자를 강요받는 학생들이 많은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매주 수요일에 ‘광주교육 공동체의 날’을 운영해 학생들이 봉사활동, 진로체험, 동아리활동 등을 하도록 했는데, 이를 운영하지 않은 학교도 많아 자치활동과 다양한 체험활동을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광주광역시 학생인권 조례’에서는 “학생은 인간으로서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학생은 정규적인 교육과정 이외의 자발적이고 명시적인 동의 없이 이루어지는 방과후 프로그램, 자율학습 등 강제적인 교육을 거부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라고 했다. 하지만 학교의 현실은 학생들의 자율과 선택권은 없고, 조기 등교와 야자를 강요하는 강제와 이를 따르지 않은 학생들에 대한 차별이 벌어지고 있다.

여성가족부 ‘2022 청소년 통계’에 따르면 초(4~6), 중·고등학생은 평일에 평균 7.2시간의 잠을 자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등학생은 5.8시간의 잠을 자며 하루 평균 8시간 이상 잠을 자는 경우가 10명 중 1명도 되지 않았다. 또 아동·청소년의 52.4%는 ‘현재 수면시간이 부족하다’고 답했다. 미국 수면재단이 권장하는 적정 수면시간은 6~13세 초등학생 9~11시간, 14~17세 중학생 8~10시간, 18~25세 고등학생·대학생 7~9시간이다. 수면은 정상적인 신체활동을 위하여 신체와 정신의 피로를 회복시키는 과정으로 인간에게 필수적인 활동이다. 수면시간은 정신건강에도 매우 중요한데 수면이 부족하면 우울감과 불안도 증가하고, 정서적으로도 안정적이지 못하다. 청소년들의 정신적, 신체적 건강 유지를 위해서는 충분하고 건강한 수면이 필요하지만 학업스트레스와 이른 등교시간과 인터넷과 스마트폰 과다 사용으로 수면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자기 삶 결정 자율권 필요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의 한 고등학교에서는 코로나19로 청소년의 우울·스트레스가 증가해 정신건강을 위해 ‘등교 시간 늦추기’를 시행하고 있다. 등교시간을 2시간 이상 늦추되 하교시간은 변동이 없다. 이미 미국 내에서는 이른 등교 시간이 청소년의 건강에 좋지 않다는 의견이 많았고, 2014년 미국소아과학회는 청소년의 수면 리듬을 고려할 때 등교시간을 늦추는 것이 좋고, 청소년들의 수면 부족은 우울증, 약물 복용, 학업 실패와 이어져 있다고 했다. 옛말에 ‘잠이 보약’이라 했다. 잘 자야 건강하고 공부도 잘할 수 있다. 우리 청소년들에게 잠을 잘 권리, 수면권을 보장하고, 아침식사로 건강을 챙기고 자기 삶을 결정할 수 있는 자율권을 줘야 한다. 학생이 절규합니다. “강제 조기등교, 강제 방과후활동, 강제 야자. 제발 살려주세요!. 몸이 남아나질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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