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매광장>스포츠 정책 제언
김석환 광주스포츠과학연구원장


정책은 시간의 축적과 단단함에서 나온다. 실현됐을 때 역사가 된다. 과거 없는 미래는 존재하지 않는다. 광주는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와 2015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2019년 세계수영선수권대회와 2022년 광주 국제양궁월드컵대회까지 성공적으로 개최한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스포츠 도시다. 메가 스포츠 이벤트는 보이지 않는 유·무형의 가치를 남기지만 보완할 점도 많다. 광주의 스포츠 정책,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전국체전 유치, 선택 아닌 필수

제대로 된 해법 도출을 위해서는 정확한 현실진단이 우선이다. 전국체전은 국내에서 열리는 메가 스포츠 이벤트다. 광주는 2007년 전국체전 개최 이후 유치 신청을 하지 않았다. 올해 신청서를 제출해서 2027년 제108회 전국체전 유치에 성공한다면 무려 20년 만에 개최하게 된다. 통상 17개 시·도에서 순환 개최되는 선례에 비춰봐도 3년이나 늦었다.

연구에 따르면, 광주에서 전국체전 개최시에 5천억원의 지역경제 생산 유발효과와 2천700억원의 부가가치 창출 및 6천여명의 고용 창출 효과가 있다고 한다. 올해 전남에서 개최되는 제104회 전국체전의 경우 약 3천억원의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는 연구도 나왔다. 이외에도 전국체전 유치는 다양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한다.

첫째, 직접효과다. 전국체전을 준비하고 운영하면서 투입되는 재정과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방문한 선수단과 스탭 및 가족 등의 총 지출비용을 말한다. 여기에는 숙박비, 식음료비, 쇼핑비 등의 직접 지출비용에 대한 경제적 효과가 포함된다.

둘째, 파급효과다. 직접 지출비용으로 인해 파생되는 산업 전반의 경제적 효과를 말한다. 직접효과가 대회와 관련된 직접 지출액의 합계라면 파급효과는 이 지출로 인해 발생되는 생산 유발, 고용 유발, 부가가치 유발액이라고 할 수 있다.

셋째, 간접효과다. 대회 이후에 파생되는 경우가 많으며 긴 시간에 걸쳐 나타나는 효과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 지역의 인지도 상승에 따른 관광객 유입 효과 및 시설 인프라를 활용한 지역 맞춤형 스포츠 발굴 및 활성화 등이 포함된다. 다만 간접효과는 대회 이후 그 효과가 나타나는 만큼 모든 시민이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한다.

넷째, 지역 스포츠 문화 확산 효과다. 대회가 개최되면 지역 주민들도 대회에 직·간접으로 참여하거나 관람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스포츠에 대한 관심과 열정을 높일 수 있다. 이러한 활동은 지역 내에서 스포츠 문화를 확산시키고, 지역 스포츠 발전에 이바지 한다.

다섯째, 지역 내 청소년들의 체육에 대한 관심과 참여 확대 효과다. 전국체육대회는 청소년들이 체육에 대한 즐거움과 재미를 느끼게 하며, 체육에 대한 열정과 목표를 가지도록 도와준다. 이를 통해 청소년들의 건강한 체육문화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지역 내 체육시설의 개선과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 대회를 준비하고 진행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체육시설의 개·보수와 함께 새로운 체육시설을 만들어야 해서 지역 내 체육시설 확충에 도움이 된다.

미래 ‘어젠다’설정 중요성

어젠다는 라틴어 동사 아게레(agere)에서 유래한 말로 ‘행하다’라는 뜻이다. 실행하고 실천에 옮긴다는 의미다. 어젠다의 실행을 위해서는 목표에 다가갈 수 있는 구체적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스포츠 도시 광주’가 메가 스포츠 이벤트 개최도시에 머물건지, 미래의 새로운 가치 창출을 위한 정책을 실현시킬 것인지 선택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잃기 쉬운 것은 기회요, 놓치기 쉬운 것은 시간이라고 했다. 안주는 곧 퇴보다.

봄은 깨어남의 달이다. 자연도 정책도 스스로 깨어나지 않고 일어설 수 없다. 스포츠는 단순한 운동기술의 경연장이 아니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사회와의 관계를 형성하고 가치관에 영향을 주며 상대를 배려하는 인성을 배운다. 역사의 갈림길에는 전환시대에 대응할 수 있는 어젠다를 설정하고 실행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2027년 전국체전 유치가 스포츠 도시 광주를 한 단계 성숙시킬 수 있는 마중물이 되길 바란다. 봄날은 저절로 오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