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만 걸어도 다리가 아프거나 허리를 앞으로 구부릴 때 통증이 줄어들 경우 ‘척추관협착증’을 의심해야 한다.

척추관협착증은 허리디스크와 더불어 노화로 인한 퇴행성 척추질환 중 하나지만, 대부분 허리가 아프거나 다리 등에 통증이 나타날 경우 허리디스크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앉을 때 통증이 심해지는 허리디스크와 달리 척추관협착증은 신경이 지나가는 척추관이 좁아져 허리의 통증을 유발,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대·소변 장애와 하반신 마비로 이어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27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7~2021년) 광주·전남지역에서 척추관협착증으로 진료받은 인원은 79만 7,582명(광주 20만 927명·전남 59만 7,465명)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는 ▲2017년 15만 1,092명 ▲2018년 16만 5명 ▲2019년 16만 3,809명 ▲2020년 15만 7,410명 ▲2021년 16만 5,266명으로 5년 사이 9.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21년의 경우 전체 환자 중 여성이 10만 4,477명으로 63.2%의 비중을 차지했으며, 남성 환자(6만 789명) 보다 약 1.7배 더 많았다.

같은 기간 연령대별(전국 기준)로는 70대가 31.4%, 60대 30.8%, 80대 17.5% 등 50대 이상이 93%를 차지했다.

중장년층에서 흔히 발생하는 척추관협착증은 신경이 지나가는 공간이 좁아져서 신경을 누르는 병이다.

허리 디스크는 젤리와 같은 디스크 물질이 신경을 누르는데, 척추관협착증은 인대, 뼈, 관절 등이 비대해지거나 자라나와 척추관을 좁혀 신경을 누르게 된다.

특히 여성의 경우 폐경 이후 나타나는 급격한 호르몬 변화로 인해 척추관협착증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고위험군에 속한다.

폐경 이후 발생하는 에스트로겐의 감소는 뼈의 소실과 근육량 감소를 초래하고, 척추 관절을 지탱하는 힘이 떨어져 척추관협착증과 같은 척추 질환의 발생을 가속화시키기 때문이다.

척추관협착증은 주로 나이가 들면서 관절과 인대가 비대해지고, 불필요한 뼈가 자라게 되면서 척추관을 누르는 원인으로 발생한다.

또, 추간판(디스크)과 후관절 돌기, 추궁, 황색인대 등 척추관을 구성하는 구조물에서 변성이 오고 두꺼워져 척추관 좁아지면서 척추관협착증이 발생할 수 있다. 여기에 척추가 전방 또는 후방으로 휘어 척수와 신경근을 직접 누르고 혈류장애를 일으켜 증상이 나타난다.

대표적인 3대 증상으로는 ▲조금만 걸어도 다리가 터질 것 같이 아프다 ▲걷다가 다리가 아파서 꼭 쉰다 ▲다리가 아플 때 허리를 앞으로 구부리거나 의자에 앉으면 증상이 좋아진다 등이 있다.

이밖에도 다리와 함께 엉덩이와 허리 통증을 호소하기도 하며, 심할 경우 다리 쪽으로 감각이 떨어지거나 힘이 떨어지기도 한다.

척추관협착증의 진단과 치료가 늦어질 경우 척추 신경에 혈액 공급이 감소하거나 완전히 막혀 나중에 치료를 하더라도 신경 회복이 힘들다.

특히 치료하지 않고 계속해서 방치하게 되면 다리가 마비돼 걷기가 힘들어지거나 대·소변 장애, 성기능 장애를 겪게 될 수 있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정형외과 신재원 교수는 “척추관협착증을 예방하기 위해선 평상시의 생활습관을 올바르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양반다리를 하고 앉거나 쪼그려 일하는 자세는 되도록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교수는 이어 “무거운 물건을 들 때는 몸에 가까이 붙여서 무릎을 구부리고 들어 올려야 한다”며 “규칙적인 운동으로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는 것도 척추의 부담을 줄여주는 방법의 하나이다”고 덧붙였다. /최환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