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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세상>광주, 그냥 놓아두면 안 될까
2023년 03월 26일(일) 08:57
<열린세상>광주, 그냥 놓아두면 안 될까
정진탄 뉴미디어본부장 겸 논설위원


눈부신 봄날 광주 신도심 상무지구의 혼잡한 도로, 유동인구가 많은 커브길에 플래카드가 여럿 걸렸다. 모두 국내외 정치·외교 등에 대한 선동성 구호가 담긴 것으로 비난의 강도가 매우 셌다. 여야 대결국면이 극에 달하니 이해하지 못할 바는 아니지만, 봄을 맞은 광주가 다시 따뜻하고 풍요로움을 꿈꾼다는 ‘착한’ 플래카드가 그 자리를 대체했더라면 어땠을까 생각했다.

총선이 1년 앞으로 다가오며 도심 곳곳엔 이런 플래카드가 지속적으로 휘날리리라. 입지자와 정당 측에선 대세를 잡기 위해 벌써 캠프를 차린 듯한 표정이지만 일상을 영위하는 보통 시민은 계절적인 변화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며 행복 충전을 고대하고 있다. 정치가 바로서야 개인의 삶이 온전해진다는 씨알도 안 먹히는 말일랑 하지 말아주길 바란다. 물론 말이야 바른 말이긴 하지만, 그 말을 누가 하느냐에 따라 전달받는 자에겐 천양지차의 뜻으로 들린다. 최소한 정치인들이 할 말은 아닌 듯하고, 어느 세월에 정치가 바로설지 모르는 판에 거기에 매달릴 여유가 없다고 보는 게 옳다.

‘중앙정치’ 끌어들이기 자제

광주의 장삼이사는 ‘정당한 스트레스’를 받고자 한다. 직장으로부터의 스트레스, 소시민적인 삶을 살아가다 생기는 스트레스를 받길 원하니 정치권의 싸움을 위한 싸움엔 끌어들이지 않았으면 한다. 보통시민은 광주가 무럭무럭 커서 광역시다운 풍모를 드러내기를 바랄 뿐이다.

때문에 정치의 계절이 오면 기분이 별로인 분이 많다. 정치꾼들이 표를 얻고 나면 지역현안 해결을 하는 둥 마는 둥, 존재감 없이 지역발전에 소극적인 행태를 보이는 것에 지쳐있다. 진정 지역발전을 꾀하는 자라면, ‘광주는 이대로 그냥 가난하게 살자’란 것이 아니라면, 타성에 젖거나 패배의식에 사로잡힌 시민을 한명이라도 줄이고 싶다면, 지역발전 청사진을 어서 갖고 오길 바란다. 제발 중앙 정치권의 이슈를 던지는 것을 삼가길 바란다. 시민들도 지역 행복과 성공을 위한 설계도를 잘 짜서 갖고 오는 이들에게 표를 밀어줄 것을 당부한다.

정말로 중앙 정치권의 시급함이 있어 지역민의 지지를 바라고, 뭔가 들고 일어서주길 바랄지라도, 그래도 한번 더 참아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광주의 앞날을 위해 여의도 정치의 대결장으로 끌고 가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다. 과거 군부 독재시절에는 대의명분으로 뭉쳐 안 움직이면 안 되었지만 지금은 다양한 가치관을 갖고 사는 시대다. 정치인들의 극단적인 단순 논리로 평온하게 소시민적인 삶을 살아가는 이들을 온당치 않게 붙잡지 않았으면 한다. 이런 자제와 인내심이 광주지역과 시민을 위하는 것이라고 믿는다.

정치를 하려면, 정치인이 되려면 속이 시커멓게 변해야 하고 너 죽고 나 살기 식으로 밀어붙이는 방식에 물들어야 하는가. 오래 전 눈여겨보는 인물들이 정치권에 발을 들여놓으며 차츰 다가가기 어려운 모습으로 변하는 것을 보고 매우 안타깝다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여기서 이름들을 거명하는 것은 적절치 않아 삼간다.)

왜 그래야만 하는가. 그렇게 해서라도 정치인이 되겠다면 말릴 일은 아니나 조용히 살고픈 시민들은 그들 나름의 삶이 있으니 ‘중앙 예속’을 부추기는 바람몰이 같은 것은 중단해주길 바란다. 이제는 시민들도 의식이 선진화하고 성숙해졌기 때문에 곧바로 현혹되는 일은 많지 않으리라 보지만 말이다. 한마디로 광주를 좀 조용히 놓아두었으면 한다.

광주는 여야 어느 당이 집권하든 쉼 없이 발전해 가야 하는 곳이다. 특별히 광주와 가까운 당이 집권하면 전체적으로 이득이 있을지 잘 모르겠지만 그 반대라고 해도 광주는 '기울어진 한반도’에서 균형발전을 지속적으로 해가야 하는 곳이다. ‘광주의 발전이 바로 민주주의이고 올바른 정치’라고 말하고 싶다. 부연하면 이 지역 청년 일자리를 더 많이 만들어주고, 이들이 즐길 수 있는 문화·쇼핑 공간을 더 확대해주고, 소시민이 일상의 소중함을 애틋하게 느끼게 편익시설을 더 확충해 주고, 교통을 크게 개선하는데 더 신경을 써줬으면 하는 것이다.

지역발전 청사진 제시해야

거듭 말한다. 으레 해왔듯이 중앙정치의 이슈를 광주의 광장에 휙 던져 확산하길 바라지 말라. 정치를 외면하자는 얘기가 아니다. 미디어의 발달로 스마트폰 하나면 한국 정치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훤히 다 들여다보고 있다는 것이며, 과거 대자보와 확성기 등이 등장할 때와 같은 분위기로 몰아가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다. 이런저런 소식을 시시각각 접하고 있는 바, 뭔가 들고 일어날 때가 되면 스스로 알아서 일어서게 될 테니 믿고 자제해 달라는 것이다. 여의도 이슈로 지역사회의 현안을 무책임하게 뒤덮지 말라는 것이다.

요는 시민 대표성을 갖고 있거나 그럴 의향이 있는 분이라면 먼저 미래 지역발전을 어떻게 한번 펼쳐볼지 명확히 밝혀주면 좋겠다. 뭔가 정국이 크게 잘못됐다며 애드벌룬을 띄우고선 ‘구국’의 대의명분 속에서 개인 정치적 득실과 표 계산에 급급해하는 표리부동일랑 집어치우고 광주를 크게 도약시킬 방안을 제시하라는 것이다. 광주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분이라면 광주를 광주라고 쓰지만 “발전”이라고 읽는 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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