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에서 전국 처음으로 C형간염에 대한 대규모 조사가 이뤄져 관심을 받고 있다. 전남은 과거 횡행했던 불법시술 등 여파로 해안가지역을 중심으로 C형간염이 만연한 것으로 알려진 터라 이번 조사가 더욱 주목받는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의 ‘2021년 만성 C형간염 환자 항바이러스 치료현황’에 따르면 전남의 C형간염 환자비율은 10만명당 36.97명으로 전국(19.55명)에서 2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남은 2017년 31.68명, 2018년 48.05명, 2019년 36.52명, 2020년 47.36명 등 전국 평균을 크게 상회하고 있다. 같은 기간 전국 평균은 12.36명, 20.87명, 18.92명, 22.86명이었다. 그중에서도 진도(179명), 신안(114명), 고흥(107명), 장흥(69명) 등 해안지역의 발병률은 압도적으로 높았다. 이를 바탕으로 현재 도내 C형간염 환자는 1만8,600여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전남도는 이처럼 도내에 C형간염 감염자 또는 보균자가 넓게 퍼진 것으로 나타나자 적기 검사 및 치료를 위해 올해 전국에서 처음으로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시범사업은 이달부터 올해 말까지 장흥·강진·해남·완도·진도·신안 등 해안지역 6개 군에서 이뤄진다. 읍·면당 1,000명에서 3,000명을 선정, 신속진단키트를 통해 항체를 검사하는 방식이다. 이후 양성자에 대해서는 역학조사와 치료 연계 등 후속 관리도 진행된다.

C형간염은 국가검진검진 대상에 포함되지 않고 무증상에 백신도 없어 발견이 어려운 질병이다. 2년전 치료제가 개발되고 건강보험도 적용됐지만 여전히 고가인 치료비 탓에 치료율도 현저히 떨어진다. 전남도는 시범사업 이후 평가를 거쳐 내년 정부에 신규사업으로 건의해 2027년까지 도내 전역에서 검사와 치료를 병행한다는 계획이다. 의료낙후지역과 감염취약지가 산재한 지역민들을 위해 박수받을 일로, 전남이 치켜든 시범사업이 C형간염 퇴치의 디딤돌이 되길 바란다. 도민들의 적극적 참여와 함께 정부 차원의 지원도 반드시 뒤따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