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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환 여행가의 세계여행] 낯선 이방인의 나라 아스타나(Astana)
2023년 03월 07일(화) 14:25
독립광장
[김진환 여행가의 세계여행] 낯선 이방인의 나라 아스타나(Astana)





글·사진 김진환 여행가



중앙아시아의 황금독수리 카자흐스탄! ‘자유’, ‘독립인’이라는 뜻의 카자흐스탄은 세계에서 아홉 번째로 큰 면적과 엄청난 지하자원을 가진 중앙아시아 최대의 경제대국이다. 수도는 아스타나, 지난 1997년 알마티에서 옮겨왔다. 기후는 한랭하며 1월 평균 기온이 영하 16°C다. 7월 평균 기온도 20°C 남짓이다. 전 세계 독립국 수도 중 몽골의 울란바토르 다음으로 춥다. 2017년 아스타나 세계박람회가 개최되었다. 그때를 맞춰 알마티에서 열차를 타고 15시간을 이동했다. 대부분 오후 3시, 5시경에 출발해 밤새 달려 아스타나에 새벽이나 아침에 도착하게 돼 있었다.

4인 일등실은 당시 우리 돈으로 약 6만 원 정도이며 레스토랑 칸이 별도로 있어 저녁 식사 겸 술을 마실 수 있었다. 가끔 정차한 역에는 각종 간식거리와 과일을 가지고 나온 할머니들이 있어 쉽게 구할 수 있었다. 같은 칸 카자흐스탄인은 이 열차를 스페인에서 만들었다고 내게 자랑했다. 언어가 전혀 통하지 않는 이방인과 손짓 몸짓을 통해 이야기하는 경험도 기차여행의 진미였다. 준비해간 3색 볼펜의 스마트폰 터치 기능을 설명하며 선물로 주었더니 너무 감사해한 것이 기억에 남는다. 아침에 지도를 보며 머물 호스텔을 설명하자 자기 집 근처라며 함께 가자고 했다. 낯선 나라, 새로운 도시에서 골머리를 썩을 예정이었는데, 잠깐 함께한 낯선 이방인이 해결해주다니! 여행을 다니다보면 예기치 못한 호의에 깜짝 놀라게 될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그는 짐까지 운반해주며 나를 호스텔 근처에 내려 주었다. 친절한 천사를 만난 아스타나의 첫날은 희망과 기쁨으로 채워졌다.

덕분에 여유롭게 둘러볼 수 있었던 도시는 푸른 초원 위에 새로 건설한 건축물 박물관 같았다. 도심 중앙에 동서를 가로질러 큰 직사각형 광장을 따라 각종 기념비적인 건축물이 세워져 있다. 이심강은 도시를 남과 북으로 가로질러 흐른다. 하즈렛 술탄 모스크(Hazrat Sultan Mosque)는 일반 사원과 달리 다양한 지역사회 행사를 진행할 수 있는 기능이 있었다. 방문했을 때 결혼식이 끝나고 피로연을 갈무리하는 시간이었고, 사원 내부에 상점이 입점해 각종 기념품을 판매하고 있었다. 치료를 목적으로 클리닉도 있어 주민들과 친숙한 사원이며 여성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었다. 국립오페라극장이 아직 개발 중인 지역에는 그들의 자존심처럼 아테네식 열주가 사면을 돌며 우뚝 서 있다. 정면 벽 양쪽에 두 개의 조각상을 설치해 있었다. 하나는 전통 전사의 모습 다른 하나는 음악 신상인데 이 나라 전통악기 돔브라가 아니라 류트를 들고 있는 모습이 좀 색달라 보였다.

월 오브 피스(Wall of Peace)구조물은 평화를 기리기 위해 세계 여러 나라 언어로 벽을 새겼다. 한글로 ‘평화’란 글씨가 선명하게 새겨져 있어 애국심이 벅차올랐다. 이 벽체는 뫼비우스 띠처럼 휘어져 한쪽 끝은 미래를 향해 항해하는 모습이다. 독립광장에는 우뚝 솟아오른 오벨리스크 같은 기둥을 중심으로 넓게 조성되어 있다. 경계벽은 때로 도로까지 광장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이동 가능한 시설물이고 군의 열병, 독립기념 행사 장소로 사용되었다. 카작엘리 기념비(Monument Kazakh Eli) 광장에 우뚝 솟아 있는 오벨리크가 이 나라 염원이 담긴 것처럼 파란 하늘과 조화를 이루며 뽐내고 있다. 기단 부분에 4개의 부조가 각각의 상징을 담고 있다. 자유, 역사, 미래, 통일을 담은 염원이 높게 솟은 기둥과 조화를 이루며 작은 개선문 너머로 이 나라를 이끈 12명 영웅 조각상이 시선을 끈다. 자존심 같은 건축물이다. 4층 회화관에는 야수파와 같은 원색을 사용한 화려한 캔버스가 관람자를 압도했고 인상주의를 넘어 표현주의 화가들 작품이 눈길을 끌었다. 특히 “여자의 귀걸이”란 제목의 그림이 내 맘에 꼭 들었다. 카자흐스탄 센트럴 콘서트 홀(Kazakhstan Central Concert Hall)은 대통령 궁 옆에 자리하고 있는 거대한 물결 돔 구조물이다. 동대문 플라자 같은 건물이 정면으로 이심강을 바라보며 천혜의 요새에 자리 잡고 있다. 아크 오르다 대통령 궁은 이심강을 바라보며 모스크 같은 푸른색 돔 지붕과 황금색 조각들이 이 건물의 권위를 암시했다. 화려한 외부 치장과 넓은 정원이 이심강을 사이에 두고 곳곳에는 초소가 있어 강변을 걷는 일반인과 관광객이 불편해 보였다. 제티수(Zhetisu)공원에는 한국에서 기증한 우정의 종각이 있다. 누각은 잘 지어졌으나 정원은 실망스러웠다. 바이테렉 타워는 지상에서 97m 높이로 트로피 모양으로 세워진 전망대이며 아스타나 시내를 조망할 수 있다. 특히 전망대에서는 도심을 벗어난 끝 없는 초원의 지평선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칸 샤티르 엔터테인먼트 센터는 카잔인 전통가옥인 유르트를 형상화해 지은 대형쇼핑몰이다. 이 건축물을 끝으로 거대한 직사각형 광장이 끝난다. 내부는 5층으로 각종 매장이 성업 중이다. 쿨란시아트센터(Kulanshi Art Centre)외부 모형이 루브르 유리 피라미드와 비슷하다. 지상에서 보이는 것은 피라미드 삼각형 모습이지만 지하층 같은 1층에 도착하면 내부가 큰 공간이다.
카자흐스탄 친구들과
이 건축물 자체가 박물관 같다. 8층은 삼각뿔 끝으로 실내 조경이 있고 3층은 이 나라 중요한 행사 때마다 사용했던 지붕까지 뚫린 아름다운 공간이며 지하로 내려가면 큰 오페라 공연장이 있다. 영국인이 제작한 스테인드글라스도 일품이었다. 깊이 볼수록 실크로드 길 따라 파미르 고원 아래 문화를 이루고 살아가는 유목민 삶이 궁금해졌다.

현재 130여 개의 다양한 민족이 어우러 살아가는 카자흐스탄은 분쟁과 문화갈등이 없는 나라로 포용과 관용의 태도가 두드러진다. 과거 갈 곳 없는 고려인을 받아준 고마운 카자흐스탄인데다 모든 문화의 조화가 잘 이루어진 나라인 것은 분명하다. 첫날 낯선 이방인이 내게 보여주었던 호의처럼 말이다. 하지만 문화나 건축물은 주체성이 뚜렷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는 다소 아쉬운 부분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낯선 이방인은 잘 지내고 있을까? 칼리엔칼리? 어떻게 지내십니까?





· 조선대학교 건축공학과 졸업 · 조선대학교 산업대학원 졸업 · 전남대학교 최고경영자 과정 수료 · 현 안중근의사기념사업회 광주전남지부장 · (주)꼭살고싶은집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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